본당 사목 지침
“부르심에 응답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교회”
사랑하는 갈현동 성당 모든 형제자매 여러분!
교구장님께서는 2023년 사목교서 주제로 “선교정신으로 재무장하여, 새롭게 출발하는 교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셨습니다. 이러한 교구장님의 사목지침은 지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어려운 시간들을 살아내며 소극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들을 떨치고 일어나 새롭게 출발해야 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갈현동 성당 공동체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자들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 속에서 ‘신앙의 방황’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끈을 놓지 않고 본당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게 정성을 다해준 신자 분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이로 인하여 지난 2022년에는 주일미사 참여율이 다시 조금씩 증가하였고, 또한 여러 활동들이 재개되었지만 코로나 시기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2013년 반포한 「복음의 기쁨」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가는 교회, 출발하는 교회로서의 본질에 대하여 강조하셨습니다(참조: 「복음의 기쁨」 19-20항). 사실 ‘선교’는 교회의 정체성이자 핵심 사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제자들을 부르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이처럼 우리 교회의 본질은 ‘선교’입니다. 진리를 위임받은 교회는 아직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이들, 그리스도의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진리를 전하기 위하여 세상 속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도록 파견(missio)되신 예수님께서 먼저 걸어가신 길을 우리도 따라 걸어가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는 새로운 계명을 우리 가운데 세워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사명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갈현동 성당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이어집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인간의 자유로운 응답’(가톨릭 교회 교리서 166항)입니다. 우리는 모두 복음 선포와 실천의 부르심을 받았고, 이에 선교정신으로 재무장하여 새롭게 ‘출발’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올해 2023년 갈현동 성당의 본당 사목 목표를 ‘부르심에 응답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교회’로 정하였습니다.
‘선교정신으로 재무장하여, 부르심에 응답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교회’로 살아가는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저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강조하려 합니다.
첫째, 미사성제를 통하여 우리의 신앙을 재무장합시다.
가톨릭 교회의 신자의 가장 기본은 미사입니다. 미사를 통해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 그리고 생명의 양식인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우리 인간은 영혼의 양식인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지 않으면 영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하느님만이 채워 주실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코로나 시기 동안 미사의 은총이 얼마나 놀랍고도 절대적인지 이미 우리는 경험하였습니다. 그 기억을 잊지 말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미사에 충실히 임하도록 합시다.
둘째, 주님의 말씀을 삶으로 증거 하는 신앙인으로 새 출발 합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미사가 끝나면 세상 속으로 파견되어 말씀을 선포하고 증거 하는 선교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이 사명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삶의 자리는 바로 가정입니다. 가정 교회에서 서로 말과 행동부터 예수님의 사랑을 담아 해 나갑시다. 또한 가족이 함께 하는 기도의 자리를 더욱 많이 만들어 나갑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아직 그리스도를 모르거나 냉담하고 있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증거 합시다. 이는 하늘나라에 재물이 되는 값진 공덕입니다.
주변에 영적 · 물적으로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맙시다. 예수님께서는 늘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셨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간추린 사회교리 182항)은 예수님의 정신이자 바로 우리 교회의 정신입니다.
셋째, 다양한 신심활동에 참여하여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합시다.
우리 본당에는 신자들의 영적 진보를 위해 다양한 신심활동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매월 첫 목요일 성시간부터 시작하여, 첫 토요일의 성모신심 미사, 성지순례, 성모성월이나 순교자 성월 등 전례력에 맞춘 다양한 전례 등 가톨릭 교회의 오래된 아름다운 유산인 여러 신심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참여하게 되면 자연스레 우리의 신앙은 깊어지게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레지오 및 성령기도회와 같이 본당에 있는 다양한 단체에 참여하거나, 본당의 신자들과 함께 성경공부 등을 함으로써, 더욱 좋은 자리로 초대해 주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신앙인이 됩시다.
이렇게 미사성제를 통하여 신앙을 재무장하고, 주님의 말씀을 구체적인 삶으로 증거하며, 본당 내의 다양한 신심활동에 참여함으로써 2023년 한 해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새롭게 출발하는 갈현동 성당 공동체로 거듭납시다.
2023년 1월 29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갈현동 성당
주임신부 김승구 마르티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