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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신<김내과의원 원장> |
캠핑이 요란하다.
누구나 다녀올 수 있고 또 간다.
맘만 먹으면 어느 때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펜션도 좋고, 절에 머무는 템플스테이도 좋다. 화려한 텐트 속의 글램핑도 좋다. 누구나 장소를 이동해 며칠 머물다 가는 단순하고 짧은 여행의 대명사가 되었다.
여기엔 대개 가족의 개념이 있다. 가족 구성원이거나 가족처럼 친한 사람들과의 어울림이다.
주 오일제 근무로 더 활성화되었다. 펜션에라도 안가면 유행에 뒤떨어지고 여가를 즐기지 못하는 ‘방콕족’으로 몰고간다. 방에 콕 박혀 근육운동은 멀리하고 눈동자와 양손과 두뇌만 있으면 되는 족속으로 취급당하기 일수다.
왜 이리 집나서기를 좋아하는가?
이것도 여행의 일종이랄까!
일을 떠나서 심신을 감성에 맡기는 쾌감때문일까? 느끼고 감상하고 웃고 춤추는 시간이 필요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가 깜빡 잊어먹고 보상해주려는 마음때문일까?
일에 밀리다 보면 일상적 생활은 참 단순해진다. 밥 먹자! 자자! 이런 생활이 아니란 보장도 없다. 허허 대화를 잃어버린 세대. 아이는 일찍 학교가고 학원까지 돌다가 집에 들어오면 씻기가 바쁘다.
아침이 되면 밥 먹어, 빨리 나와, 차 타라. 뭐 붕어빵 찍어내는 일상이다 보니 대화가 없다.
더욱이 직장이 멀면 원룸을 얻어서 살다 집에 돌아온다. 식당에는 칸막이한 일인용 테이블도 있다. 일인용 냉장고부터 수박은 반의 반쪽도 판다.
대화와 시간을 잃어버린 세대. 문명이 발달할수록 행복지수가 더 높아져야 하는데 혼인연령은 십년이 더 늦어지고 있다. (40세에 결혼하고 이렇게 좋은걸! 십년세월을 놓쳤네 하는 탤런트들을 많이 보지않는가!) 우울증 환자 불면증은 더 늘어나고. 허허
홀로서기는 현대인의 특성이고 생존능력을 의미하는데 홀로살기의 다른 의미가 되 버렸다.
캠핑을 간다. 가족이 맡은 바, 자기 몫을 해대기가 바쁘다. 식탁이 차려진다. 숯을 피우고 삼겹살을 굽는 아빠, 옆에서 아이들이 연기를 피하며 고기를 옮긴다. 엄마는 상추씻기와 된장양념에 손길이 바쁘다. 이러면서 대화는 오가고 웃음꽃을 피운다. 집에서는 못해본 경험이다.
설거지도 해본다. 식탁에 둘러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시처럼 쓰여진 격언을 읊는다.
‘구름은 바람없이 못가고 인생은 사랑없이 못가네’
시가 읊어진다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
그림이 그려지면 가족들의 얼굴이 흐뭇해진다. 하! 인생은 꿈꾸는 것이야
학원 다니랴 , 직장 상사 욕먹으랴 , 왕따 안 당하려 너스레떨랴, 식탁에만 앉으면 잔소리하는 아빠에 후딱 밥먹고 일어나기, 비정규직의 수입이 반토막 어쩌구저쩌구 이런데서 벗어나 온 가족이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수많은 별들의 반짝임을 우러러 보고 시냇물소리를 들으며 손에 손잡고 뽀뽀를 해준다. 집에서는 꿈도 못 꾸던 재미가 솟아 오른다.
이윽고 잠이 든다. 이리저리 뒤치락거리며 꿈을 꾼다. 동생의 다리가 허리를 감는다. 쪼만한게 왜 이리 무겁노! 밀쳐낸다. 아빠의 코고는 소리에 코를 비틀고 싶다. 엄마는 습관이 됐는지 잘만 주무신다. 응 내일은 멋진 메일 보내서 만나야지. 내가 빨아들인 별빛을 너에게 부어줄게, 손에 꽃을 쥐어줘야지! 밤을 설친다. 그러나 숲의 향기는 싱그럽기만하다.
새벽 어둠이 밝아온다. 숲의 요정이 속삭이는 것 같다. 갈증을 느끼며 물을 찾는다. 내 마음도 목마른지 물이 꿀처럼 달다, 하! 인생은 물이야 별거있나! 그래도 이렇게 시원하잖아!
다 내려놓고 빈 마음으로 살아야지.
아침이 밝아온다.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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