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송나라에서 술을 빚어 파는 술장수가 있었다. 그는 특별히 깨끗한 그릇에 술을 담고 술집 앞에 높은 기를 세워 손님들을 끌었다. 그런데 술이 다 쉴 때까지 아무도 술을 사러 오지 않았다. 술장수는 그 까닭이 궁금하여 이웃에게 물었다. 그 이웃은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 집 개가 너무 사나워서 그렇다네, 손님이 가게에 들어가려고만 하면 그놈의 개가 달려들어 물려고 하니 누가 무서워서 술을 사러 오겠나?’그 술집 앞에는 무서운 맹견이 항상 지키고 있었다. 손님들이 술집 앞을 지나가기만 하면 맹견이 큰 소리로 짖어대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서워서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었다. 그로 인해 술을 팔지 못했으니, 이제는 술맛이 변해버린 것이다. 그 개는 자기 주인을 잘 지키는 것이 주인을 사랑하는 줄로 만 알았지, 자기 주인을 살리는 고객에 대해서는 생각할 줄 몰랐다. 따라서 주인의 생활은 더욱 곤궁하게 되어 생계에 위협으로 다가왔다. 이것은 맹견이 지닌 제한된 지력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易地思之(역지사지)가 필요하다. 나라에도 이런 사나운 개가 있을 수 있다. 정권에 아부하여 권력을 잡고 있는 주변의 소인배들이 현명한 자들을 가까이하지 못하도록 막아버리고 짖어댈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리더의 눈과 귀를 멀게한다. 또한 앞뒤를 살피지 못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과 함께하는 것도 이와 유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