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만 살짝 띄워 미끼 함몰 방지하는
연주찌채비
I 김중석 객원기자·천류 필드스탭 I
‘연주(聯珠)찌’란 바다낚시에서 사용하는 구슬 형태의 작은 스티로폼 찌를 말한다.
이 연주찌를 붕어낚시의 목줄에 달면 연주찌가 부력재 역할을 하여 봉돌은 바닥에 닿아도 바늘은 뜨게 된다.
바닥에 말풀이나 퇴적물, 청태가 있어서 미끼가 함몰되기 쉬울 때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미끼 함몰을 막기 위한 채비로는 가지바늘채비가 있긴 하지만 무거운 찌맞춤을 할 경우엔 약한 입질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연주찌 채비는 연주찌의 부력에 의해 바늘이 약간 뜨는 형태가 되면서 붕어가 미끼를 흡입할 때 이물감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나는 지난 4월 13일 전남 고흥 장수지에서 연주찌채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상류 육초대가 큰비에 잠기면서 월척들이 몰려들었는데 문제는 미끼 함몰 우려가 없는 깨끗한 바닥의 수초 구멍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 그때 바늘이 살짝 뜨는 연주찌채비를 사용해 월척을 여러 마리 낚았다. 육초가 얽혀 있는 사이사이를 붕어가 헤집고 다닐 것이라 판단했는데 과연 육초 위에 살짝 떠 있는 연주찌채비의 미끼를 붕어가 물어주었다. 가지바늘채비보다 찌올림이 한결 부드럽고 깨끗하다는 느낌이었다.
지렁이를 꿴 연주찌채비. 봉돌 위 원줄의 여유줄에 좁쌀봉돌을 물렸다.
고흥 장수지와 순천 야홍지에서 위력 확인
연주찌채비는 재작년부터 낚시포탈사이트를 중심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도 일부 낚시인들만 활용하고 있는 정도다. 뜬 바늘에 과연 입질이 들어올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고 지저분한 바닥 외엔 굳이 연주찌채비를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닥이 지저분한 곳에선 확실히 입질 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필자로선, 미끼가 함몰될 우려가 있는 곳에서 덧바늘채비나 가지바늘채비보다 더 효과적인 채비라고 생각한다.
연주찌채비에 사용하는 목줄은 빳빳한 카본사를 사용하는 게 좋다. 합사는 부드러운 특성상 바늘 쪽이 처지는 현상이 있어 효과가 떨어진다. 목줄의 길이는 10~15cm에 3~5호 감성돔 바늘을 묶은 후 연주찌를 세팅한 뒤 8자매듭으로 마무리한다. 채비에 사용하는 연주찌는 찌 내부에 멈춤고무가 내장되어 있는 제품을 써야 찌의 위치 조정이 쉽다. 시중에 판매되는 연주찌의 가격은 2천원 선으로서 어느 낚시점에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포장지에 ‘연주찌’라고 표기되어 있다.
채비를 만들 때 주의할 것은 연주찌의 부력이 전체 부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연주찌와 비슷한 부력의 좁쌀봉돌을 사용해 찌의 부력에 변화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 B~2B 좁쌀봉돌을 사용해서 연주찌의 호수에 맞는 좁쌀봉돌을 봉돌의 도래 부분에 달거나 원줄에 8자매듭을 할 때 1cm 정도의 여유줄을 남겨둔 채 자른 뒤 여유줄에 좁쌀봉돌을 물리는 방법이 있다.
대물낚시는 무거운 찌맞춤이므로 B~2B 봉돌을 물리면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절대로 좁쌀봉돌을 원줄에 직접 물려서는 안 된다. 원줄에 손상이 가기 때문에 고기를 걸거나 수초에 걸렸을 때 원줄이 터질 수 있다. 수조찌맞춤을 할 때엔 연주찌채비를 봉돌에 연결하고 채비가 서서히 가라앉는 정도로 맞추면 된다.
찌가 완전히 솟은 후 여유 있게 챔질해야
미끼의 크기와 무게에 따라 원하는 높이만큼 미끼를 띄우기 위해선 연주찌의 위치를 조절해줘야 한다. 봉돌 가까이 연주찌를 올리면 미끼가 바닥에 닿게 되고 바늘 쪽으로 찌를 내리면 미끼는 바닥에서 뜬 상태가 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순천 야흥지에서의 낚시 경험을 소개한다. 순천 야흥지에선 올해 초봄부터 많은 월척이 낚였다. 배스가 서식하기 때문에 동물성 미끼는 사용하기 어렵고 옥수수만이 유일한 미끼로 통하는 저수지였다. 지난 5월 6일 상류에 대를 폈는데 대부분 말풀 지대였지만 말풀이 자라지 않은 곳에는 청태가 두텁게 깔려 있었다. 연주찌채비가 세팅된 낚싯대 몇 대를 섞어서 대편성을 했다. 감성돔 5호 바늘에 옥수수를 두 알 꿰고 연주찌를 바늘 쪽으로 내렸다. 이렇게 하면 (수조 실험 결과) 약 2cm 바늘이 뜬다. 가장 먼저 입질이 들어온 채비는 연주찌채비였다. 나와 동행한 낚시인은 10대 중 연주찌채비에만 입질을 받았는데 처음엔 헛챔질이 잦아 붕어를 낚지 못했다. 연주찌채비의 주요 테크닉은 바로 챔질 타이밍이라 할 수 있다.
챔질은 절대 서두르지 말고 찌톱이 정점에 올라온 후 ‘하나 둘 셋’을 속으로 센 후 챔질할 정도로 여유 있게 한다. 찌톱이 정점에 오르는 도중 챔질하면 헛챔질이 많다. 일단 걸림이 된 붕어는 바늘이 주둥이 깊숙이 박힌다. 설 걸려서 빠지는 일은 거의 없다.
연주찌채비의 장점
① 덧바늘채비를 쓰지 않아도 뜬 바늘 효과를 낼 수 있다.
② 청태, 깊은 뻘, 낙엽과 삭은 수초가 쌓인 바닥에서 미끼의 함몰을 방지해준다.
③ 미끼가 떠 있기 때문에 붕어 눈에 잘 띈다.
④ 느긋한 찌올림과 여유 있는 챔질 타이밍 덕분에 찌올림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⑤ 입질이 약한 상황에선 둔한 채비보다 입질을 잘 표현해준다.
※단점-목줄을 길게 사용하기 때문에 수초가 밀생한 곳에선 바닥까지 내리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