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으로 가자!
무릉도원이라 했다
무등의 주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
땅에서 솟았던가 하늘에서 내려섰던가
하늘 땅 사람의 삼간을 치솟은 영봉의 산정을 우러러
천왕봉과 지왕봉과 인왕봉이라 했다
구부능선 휘감고 도는 신령한 바람 따라
가을서리 같은 돌무더기 산혈의 곳곳
서슬한 자태로 지켜왔나니 주상절리라
백두 호남의 웅혼한 기상 천지사방을 호위하고
해와 달과 별빛의 광정함 온누리 비추인다
산정과 능선 타고 흐르는 선율
평심한 인생길 노래하는데
서석대와 입석대와 규봉암의 형상
천하의 기이함을 훔쳤다
장불재 타고 돌아 도원 산곡 접어드니
비근한 산 아래 무릉도원 따로 없다
푸른 산 흰 구름 숨바꼭질 놀고
솔개와 다람쥐가 술래를 도는 곳,
우주적 통찰이 삶의 깊이로 밀려들고
없음과 있음이 새끼 꼬기 하는 그곳,
동서와 고금이 지혜를 통섭하고
왼쪽과 오른쪽이 물길을 트는 곳,
가서 너와 나를 바라보자
가서 너와 나를 보듬자
너와 나를 풀어 헤쳐
무릉도원 품에 안기어보자
아
사람들의 표정이 진실하고
나무와 숲의 경이로움에 찬탄을 아끼지 않으며
작은 희망의 단초에도 가슴이 뛰고
눈빛만으로도 믿음이 돈독해지는
그곳으로 가자
나무와 숲과 계곡과 하늘
사람과 역사가 현재와 미래를 춤추게 하는
무릉도원으로,
오랜 꿈 꾸게 하는
그곳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