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너희가 거기에서 번성하고 Date 2019. 3. 3
Text Jrmh 29,4-7
(4)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가게 한 모든 포로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5)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 (6)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를 낳으며 너희 아들이 아내를 맞이하며 너희 딸이 남편을 맞아 그들로 자녀를 낳게 하여 너희가 거기에서 번성하고 줄어들지 아니하게 하라 (7)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
1. 우리는 오늘 3.1운동 100주년 주일예배와 예수변모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3.1운동이 가진 의의는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만 저는 특별히 이 운동이 비폭력운동이었다는 것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일으킨 운동이었다는 것, 그리고 이 운동의 정신이 그냥 단순한 반일저항운동이 아니라, 만인평등, 박애주의, 자주정신 등을 내세웠다는 것 등에 큰 감동을 받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 운동이 일시적 충동이나 선동에 의해 순간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충분한 기도와 엄격한 성찰을 통해 세계의 어떤 사람들에게도 설득력이 있는 철학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이 모든 정신과 사상이 철저히 기독교적이었다는데서 의의를 찾습니다.
예수변모주일은 예수님께서 제자 셋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올라가 기도하셨는데, 기도하던 중 갑자기 예수님의 얼굴이 해 같이 빛나면서 옷도 빛과 같이 희어졌던 일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이 변화 사건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이 변화 사건을 통하여 제자들은 자기들이 따르고 있는 예수님이 그냥 일반적인 스승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변형 사건은 제자들의 생각을 변화시킴으로써 새사람이 되게 하였다는 뜻입니다.
이 뜻깊은 주일에 성전에 올라와 함께 예배하고 있는 여러분, 오늘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말씀 렘29,4-7을 들으시면서, 여기 이 성전이 여러분의 올라올 때와는 달라진 새사람으로 바뀌는 변화산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삼일절 100주년이 된 오늘을 사는 성도들은 어떻게 애국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깨닫는 변화가 있으시기를 축복합니다.
2. 오늘 읽은 4절 말씀을 보면,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가게 한 모든 포로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라고 하였습니다. 바벨론은 예루살렘을 침공하여 왕 여호야긴과 수많은 귀족들을 사로잡아 바벨론으로 강제로 압송하여갑니다. 하지만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왕족 중 하나인 시드기야를 왕으로 세워 관리하게 하였기 때문에 꼭두각시 정권이긴 하지만 아직 나라가 완전히 멸망한 것은 아닌 상태였습니다. 4절 말씀은 바로 그 때 사로잡혀 가게 한 포로들에 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 하시는 말씀이 매우 심오한 뜻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말입니다. 5-7절 말씀입니다. “(5)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 (6)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를 낳으며 너희 아들이 아내를 맞이하며 너희 딸이 남편을 맞아 그들로 자녀를 낳게 하여 너희가 거기에서 번성하고 줄어들지 아니하게 하라 (7)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
그 포로 된 왕과 끌려간 사람들의 마음이 어땠겠습니까? 망신을 당하고 굴욕감을 가지고 절망 상태에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그 포로들에게 말씀하시기를 포로가 됐다고, 나라가 망했다고, 개망신을 당했다고, 절망에 빠져서, 망국의 설움에 잠겨서, 인생과 미래를 포기한 마음자세로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끌려간 거기에서 집을 짓고 텃밭을 만들며, 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도 낳고, 그 자녀를 또 결혼시켜서 며느리도 맞고 사위도 두어 자녀 손들이 번성하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내가 너희로 사로잡혀가게 한 것이니 사로잡혀간 그 땅의 평안을 위해 애쓸 것이며, 그 성읍을 위해 기도하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얼핏 들으면 이건 내 나라를 망하게 한 적국의 평안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이니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적국의 평안을 위해 기도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그 망신을 당하고 굴욕을 당한 곳에서 시집가고 장가가며 살 수 있겠습니까? 나라가 망한 것은 깨끗이 잊고 국권회복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그냥 거기에 적응하면서 잘 먹고 잘 살라는 것이 하나님 뜻이란 말입니까? 당시 백성들도 그렇게 생각을 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하여 일부러 이런 말씀을 주신 것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지요.
이 말씀을 깊이 곱씹어 생각하지 않고 그냥 표면적으로만 읽으면 그렇게 오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역사를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모르거나 믿지 못하는, 세상의 주의 주장으로만 본다면, 당연히 제대로 이해될 수 없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나라를 되찾을 마음을 먹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실제로 주신 말씀 어디에도 그런 말씀이 없습니다. 굴욕감도 잊고 무조건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여 살라는 말씀도 아닙니다. 한 번도 주님은 그런 말씀을 주신 적이 없습니다.
이 말씀은 첫째, 이 역사적 사건 뒤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알고 그 뜻이 무엇인지 철저히 알라는 것입니다. 이 멸망 사건은 하나님의 징계요 이 징계를 통하여 철저하고도 확실하게 깨달아야 하는 것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 순종하며 사는 삶으로 돌아오라는 회개촉구입니다. 둘째, 낙망하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지 말고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셋째, 언제가 힘을 쏟아야 할 때가 되었을 때, 힘을 쓸 수 있도록 힘을 기르라는 것입니다. 부질없이 원망과 한탄만 하며 세월을 보내지 말고, 깨달을 것을 깨닫고 믿음 잃지 말고 인내하며 위대한 하나님의 날을 소망하며 살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7절 이후에 나오는 말씀들이 이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10-14절입니다. “(10)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 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11)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12)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며 내게 와서 기도하면 내가 너희들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 (13)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 (14)이것은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나는 너희들을 만날 것이며 너희를 포로된 중에서 다시 돌아오게 하되 내가 쫓아 보내었던 나라들과 모든 곳에서 모아 사로잡혀 떠났던 그 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이것은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주의사항도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회개할 생각은 뒤로한 채 괜히 민족감정을 가지고 충동질을 하는 거짓 선지자들과 점술가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8-9절이 그 말씀입니다. 욱하는 마음에 성질만 부리고, 인간적인 생각으로 싸우려고만 말고, 하나님 앞에서 철저히 변화되어 믿음의 사람으로 새로워지고 믿음의 싸움을 싸우며 사는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삼일절 100주년이 된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들도 들어야 할 말씀이라고 주십니다. 깨달아지십니까? 믿어지십니까?
3. 수표교교회를 담임하시던 신석구 목사님이 독립선언문 33인의 민족 대표가 되었습니다. 그 일을 함께 하자는 말을 들은 목사님은 자기 자신부터 설득해야 했습니다. 목사님 마음속에 이런 질문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정치운동인데 목사로서 이런 운동에 가담하는 것이 옳은가?" 이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깊이 기도하시던 중 "조상적부터 전하여 내려오던 강토를 잃어버린 것도 죄인데 이번 기회에 찾으려 힘쓰지 아니한다면 더 큰 죄가 될 것이 아니냐?"라는 하나님의 대답을 듣습니다. 누가 물었습니다. "일본이 얼마나 강한 나라인데 만세 좀 부른다고 독립이 되겠습니까?" 기도하여 응답을 받은 목사님은 그 질문에, "성경에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하셨으니 만일 내가 독립을 위하여 죽으면 수천 수백 명의 마음속에 민족정신이 심어질 것이 아니요." 시기상조가 아니냐고 물을 때에 신 목사님은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나도 이른 줄은 안다. 그러기에 나는 독립을 거두러 가는 것이 아니라 독립을 심으러 가노라."
신석구 목사님은 이런 질문도 스스로에게 했습니다. ‘나 한 사람 이런다고 이 나라가 달라지겠는가?’ ‘그렇지 않다. 나 한 사람 믿으면 나 한 사람만큼 이 나라가 달라지는 것이요, 이렇게 믿는 사람이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이 나라는 그만큼 달라질 것이니 이 일을 멈출 수 없다.
여러분, 독립의 씨앗을 심으면 독립이라는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 같은 싸움을 마다하지 않으신 그 마음, 그 정신, 무엇보다 그 투철한 믿음이야말로 삼일절 100주년을 사는 오늘의 우리가 변화되어야 하고 달라져야 할 모습입니다. 한 사람이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달라질 때마다 가정이 달라지고 사회가 달라지며 나라와 세계가 달라지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도 달라져야 하겠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아쉬운 마음이 매우 큽니다.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일, 그것도 무력이 아닌 평화로운 방법으로 이룬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그 꿈을 계속 꾸어야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변모하시는 모습을 보고 달라진 믿음의 사람들이 되었던 제자들처럼 오늘 주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하여 주시는 말씀의 뜻과 의미를 깨달아 생각이 변화되고 사는 자세가 달라지며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이 달라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권면합니다. 불신앙적인 판단이나 근시안적인 안목에서 역사의 주관자이신 주님을 믿는 믿음의 안목으로 시대를 알고 해야 할 바를 아는 이 민족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