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백나무는 레바논에서 주로 자라는 침엽수로써, 목재 색깔이 붉고 쉽게 벌레 먹거나 부패하지 않는다. 이런 재질 때문에 고대 근동 사람들은 향백 나무를 건축 재료로 선호했고, 이집트 인들은 건축뿐 아니라 송진을 사용하여 미라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에서도 사랑 받았던 나무로 성경에 70여 번 나온다. 문둥병을 치유할 때 향백 나무를 사용하라는 율법이 있고(레위 14,4-6; 민수 19,6), 솔로몬은 성전을 짓기 위해 향백 나무를 수입했다(1열왕 5,6; 6,15-16). 그는 특히 향백 나무 숲을 동경하여 ‘레바논 수풀 궁’이 있었고 (2열왕 7,3), 기원전 6세기 말 바빌론 유배가 끝난 후 제룹빠벨도 같은 나무를 사용하여 2차 성전을 봉헌했다(에즈 3,7). 게다가 향백 나무는 힘과 권능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시편에는 의인을 향백 나무로 비유했고(92,12 : “의인은 야자나무처럼 돋아나고 레바논의 향백 나무처럼 자라리라”), 향백 나무가 아름다움과 미의 상징으로 표현될 때는 사랑하는 연인을 빗대어 말하기도 했다(아가 5,15 : “그이의 모습은 레바논 같고 향백 나무처럼 빼어나답니다”).
그러나 향백 나무가 항상 긍정적으로 사용된 것은 아니다. 향백의 큰 키와 웅장함은 세상적 자만심을 비유하기도 했다 : “높고 우뚝 솟은 레바논의 모든 향백 나무들과 바산의 모든 참나무들 위로 …… 인간의 거만은 꺾이고 사람들의 교만은 수그러지리라(이사 2,13).” 이렇게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던 레바논의 향백 나무는 이제 레바논 국기에 장식되어 과거의 기상을 다시 한번 과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