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체 전후의 자세
교회는 교회법에 의하여 신자들에게 주일과 의무 축일에는 미사에 참여하고, 적어도 일 년에 한 번, 원칙적으로 부활 시기에는 고해성사로 준비를 하고 나서 성체를 받아 모시라고 합니다. 만일 합당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면서, 곧 자신이 스스로 큰 죄를 지었음을 의식하면서 영성체를 하면 ‘모령성체’(冒領聖體)라고 하는 대죄를 짓게 된다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입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오시는 그 순간에 그분께 합당한 존경과 정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성체를 받아 모시기 1시간 전부터 물과 약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공복재(空腹齋)를 지켜야 합니다. 물론 환자나 노약자는 예외입니다만...
예를 들어 커피를 마신 경우도 교회법의 가르침에 의하면 커피도 물이 아니므로 죄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점을 우리가 주의하는 것은 교회의 가르침대로 참으로 좋은 일이나, 커피를 마신 사실이 너무 그렇게 죄라는 것을 의식하여 마음에 부담을 가지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 신앙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영성체를 할 때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규정하는 것은 이상하지만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 것이므로 함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교회가 가르치 는 방법대로 따라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본당에서는 가운데 통로가 있거나 또 양쪽 가에 통로가 있어서 줄로 쭉 나와서 영성체를 하는데, 영성체는 예수님 몸을 받아 모시는 것이므로 우리가 어른들 앞에서 뻣뻣하게 서서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가서 인사를 하는 것처럼 예수님께도 절을 하면서 예를 표합니다.
그런데 성체를 들고 있는 신부님이나 분배자가 서 있는 맨 앞에 와서 절을 하고 받는다면 시간적으로 너무 많이 걸리니까 바로 앞사람이 할 때 미리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자기 차례가 되면 성체를 받습니다. 받을 때도 손을 어떻게 하든 성체를 받기만 하면 되겠지만 서로 질서를 지키고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교회가 가르치는 방법은 왼손을 오른손으로 받쳐들고 왼손으로 받습니다.
우리가 어른들한테 물건을 받을 때는 오른손으로 받는 것이 정상이지만 오른손으로 집어서 먹어야 되니까 왼손으로 받습니다. 그래서 왼손을 오른손으로 받쳐들고 받는데, 분배하시는 분이 들고 있는 성합과 적절한 위치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받아 가지고 그냥 바로 옆으로 빠져 주어야 다음 사람이 받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받아 가지고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두 세 발자국 가서 거기서 손에 있는 것을 집어서 영성체하고 그냥 자리에 들어가면 되는데 사람들이 받을 때도 "그리스도의 몸" 하면 "아멘" 하면서 인사하고 또 옆으로 가서 성체를 영하면서 큰 절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예수님이 내 몸에 와 계신데 또 감실을 향해 절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냥 들어가서 다소곳이 앉아서 내 마음속에 오신 예수님께 감사하는 기도를 바치면 되는 것입니다. 성호도 너무 많이 그으면 좀 그렇습니다. 그래서 성체를 모시고 성호를 그을 필요는 없으며, 감사의 기도와 더불어 자신에게 필요한 청원의 기도를 바치면서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