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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행(縛雞行)-두보(杜甫)
닭 잡는 노래-두보(杜甫)
小奴縛雞向市賣(소노박계향시매) : 종 아이 닭을 시장에 팔려 닭을 잡으니
雞被縛急相喧爭(계피박급상훤쟁) : 붙잡힌 닭은 기를 쓰며 소란하네
家中厭雞食蟲蟻(가중염계식충의) : 집안 사람들은 닭이 개미를 잡아 싫다하나
不知雞賣還遭烹(불지계매환조팽) : 닭을 팔면 닭이 삶기는 것 알지 못하네
蟲雞於人何厚薄(충계어인하후박) : 사람에게 벌레와 닭이 어찌 저 좋고 나쁨이 있겠는가
吾叱奴人解其縛(오질노인해기박) : 나는 종을 꾸짖어 묶은 것을 풀어주라 했네
雞蟲得失無了時(계충득실무료시) : 닭과 벌레의 이해득실 알 수 없으니
注目寒江倚山閣(주목한강의산각) : 산 속 누각에 기대며 차가운 강을 응시한다네
무후묘(武侯廟)-두보(杜甫)
무후묘-두보(杜甫)
遺廟丹靑落(유묘단청락) : 남겨진 사당에 단청은 사위고
空山草木長(공산초목장) : 빈 산에 초목만 무성하구나
猶聞辭後主(유문사후주) : 아직도 후주에게 사직사는 말 들리는 듯 한데
不復臥南陽(불부와남양) : 다시는 남양 땅에 돌아와 눕지를 못하였네
백제성최고루(白帝城最高樓)-두보(杜甫)
백제성 최고루-두보(杜甫)
城尖徑昃旌旆愁(성첨경측정패수) : 성루는 뾰족하고, 길은 비탈지고, 깃발은 근심스러워
獨立縹渺之飛樓(독립표묘지비루) : 아슬한 높은 누각에 홀로 섰노라
峽拆雲霾龍虎睡(협탁운매룡호수) : 골짜기는 훤히 갈라져 구름은 용처럼 서려있고
江淸日抱黿鼉遊(강청일포원타유) : 맑은 강에 안긴 해는 악어가 노니는 듯 하여라
扶桑西枝封斷石(부상서지봉단석) : 부상나무 서쪽 가지에 깎아지런 듯한 절벽이 엉키고
弱水東影隨長流(약수동영수장류) : 약수에 비친 내 그림자 긴 강을 따라 동으로 흘러간다
杖藜嘆世者誰子(장려탄세자수자) : 명아주 지팡이 짚고 탄식하는 자 누구인가
泣血迸空回白頭(읍혈병공회백두) : 피눈물 흘리며 하늘을 바라보며 센 머리 돌린다
시요노아가(示獠奴阿叚)-두보(杜甫)
밤 종 아가에게- 두보(杜甫)
山木蒼蒼落日曛(산목창창락일훈) : 산수는 짙푸르고 석양은 지는데
竹竿裊裊細泉分(죽간뇨뇨세천분) : 대나무 통 간들간들 가는 샘물 졸졸
郡人入夜爭餘瀝(군인입야쟁여력) : 고을 사람들 밤들어 물 받기를 다투고
稚子尋源獨不聞(치자심원독불문) : 내 종도 샘을 찾아가 불러도 대답없네
病渴三更回白首(병갈삼경회백수) : 당뇨병이라 한밤에도 물 찾아 머리 돌리는데
傳聲一注濕靑雲(전성일주습청운) : 물 쏟아지 소리 하늘의 구름을 적시네
曾驚陶侃胡奴異(증경도간호노이) : 도간의 종과 다름에 일찍이 놀랐으니
怪爾常穿虎豹群(괴이상천호표군) : 네가 물을 찾아 호랑이들 뚫고 다님이 특별해서야
이거기주곽(移居夔州郭)-두보(杜甫)
기주의 외곽으로 옮겨살다-두보(杜甫)
伏枕雲安縣(복침운안현) : 운안현에 병으로 누워있다가
遷居白帝城(천거백제성) : 백제성으로 옮겨가 산다네
春知催柳別(춘지최류별) : 봄에는 버들이 이별 재촉함 알고
江與放船淸(강여방선청) : 강에는 맑은 물에 배 띄워 놓았네
農事聞人說(농사문인설) : 이웃 사람 말을 듣고 농사도 짓고
山光見鳥情(산광견조정) : 새들의 정다움에 바라보니 산빛도 찬란하네
禹功饒斷石(우공요단석) : 우임금 공덕으로 벼랑도 많은데
且就土微平(차취토미평) : 부드럽고 평평한 땅에 나아가 살려네
자규(子規)-두보(杜甫)
자규-두보(杜甫)
峽裏雲安縣(협리운안현) : 무협 속의 운안현
江樓翼瓦齊(강루익와제) : 강루의 새깃 같은 기와가 가지런하다
兩邊山木合(양변산목합) : 양언덕에 산과 나무가 어울어지고
終日子規啼(종일자규제) : 종일토록 자규가 운다
眇眇春風見(묘묘춘풍견) : 아스라이 봄바람에 나타나
蕭蕭夜色悽(소소야색처) : 쓸쓸하다, 밤빛처럼 처량함이여
客愁那聽此(객수나청차) : 나그네 시름겨워 이 소리를 어찌 듣나
故作傍人低(고작방인저) : 일부러 곁사람 아래 납작히 엎드린다
우묘(禹廟)-두보(杜甫)
우묘-두보(杜甫)
禹廟空山裏(우묘공산리) : 우왕의 사당은 빈 산 속에 있어
秋風落日斜(추풍락일사) : 가을 바람 불어오고 해가 지고 있다
荒庭垂橘柚(황정수귤유) : 황폐한 뜰에는 귤이 매달려 있고
古屋畵龍蛇(고옥화룡사) : 오래된 사당에는 용과 뱀이 그려져 있다
雲氣生虛壁(운기생허벽) : 구름기운 빈 벽에 일어나고
江聲走白沙(강성주백사) : 강물 흐르는 소리 흰 모랫벌로 달려간다
早知承四載(조지승사재) : 일찍이 알았네, 가지 수레를 이어
疏鑿控三巴(소착공삼파) : 소통시키고 꿇어서 삼파지방을 농토로 당겨왔음을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
방대위 묘를 지나며-두보(杜甫)
他鄕復行役(타향부행역) : 다른 고을로 다시 길을 떠나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 : 말을 멈추고 외로운 무덤과 이별하네
近淚無乾土(근루무건토) : 근처에는 눈물에 마른 흙 하나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 : 나직한 하늘 가엔 뜯어진 구름만 떠있네
對碁陪謝傅(대기배사부) : 바둑판을 대해서는 사안을 태부로 모신 듯
把劒覓徐君(파검멱서군) : 칼을 잡으니 임금 찾은 계찰 같았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락) : 보이는 것은 떨어지는 숲속의 꽃이고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 : 앵무새 울음소리 떠나는 나그네에게 들리네
봉대엄대부(奉待嚴大夫)-두보(杜甫)
엄대부를 기다리며-두보(杜甫)
殊方又喜故人來(수방우희고인래) : 다른 고을에서 친구가 옴을 또 기뻐하노니
重鎭還須濟世才(중진환수제세재) : 다시 부임함은 세상을 건질 인재이니라
常怪偏裨終日待(상괴편비종일대) : 아랫사람들이 종일토록 기다림이 항상 이상했는데
不知旌節隔年回(불지정절격년회) : 그대의 깃발이 한 해 걸러 돌아옴을 몰랐다오
欲辭巴徼啼鶯合(욕사파요제앵합) : 파촉 땅에서 떠나 꾀고리 우는 곳에서 맞고자
遠下荊門去鷁催(원하형문거익최) : 멀리 형주의 문까지 내려가 배로 떠나려네
身老時危思會面(신로시위사회면) : 몸은 늙고 시국은 위태해 만날 생각만 하나니
一生襟抱向誰開(일생금포향수개) : 일평생에 가슴 속 이야기 누구에게 열어야 하는가
권야(倦夜)-두보(杜甫)
권태로운 밤-두보(杜甫)
竹凉侵臥內(죽량침와내) : 대숲의 서늘한 기운 누운 자리로 찾아들고
野月滿庭隅(야월만정우) : 들녘의 달빛은 뜰 구석에 가득하다
重露成涓滴(중로성연적) : 이슬은 모여서 물방울 되고
稀星乍有無(희성사유무) : 성긴 별빛은 잠깐씩 깜빡거린다
暗飛螢自照(암비형자조) : 어둠에서 날아온 반딧불빛 빛나고
水宿鳥相呼(수숙조상호) : 강물에서 자는 새 서로 불러댄다
萬事干戈裏(만사간과리) : 전쟁 중의 모든 일들
空悲淸夜徂(공비청야조) : 맑은 이 밤이 지나가니 공연히 서글퍼진다
야인송주앵(野人送朱櫻)-두보(杜甫)
시골 사람이 붉은 앵두를 보내오다-두보(杜甫)
西蜀櫻桃也自紅(서촉앵도야자홍) : 서촉 땅 앵두는 월래 붉은데
野人相贈滿筠籠(야인상증만균롱) : 시골 사람 광주리에 담아서 서로 보내주는구나
數回細寫愁仍破(수회세사수잉파) : 몇 번을 조심스레 쏟으니 으깨지는 것이 근심되나
萬顆勻圓訝許同(만과균원아허동) : 알맹이가 하나같이 둥글어 어찌 이같은가 의심이 드네
憶昨賜霑門下省(억작사점문하성) : 지난 날 생각하니 문하성에서 임금님이 내리신 앵두
退朝擎出大明宮(퇴조경출대명궁) : 조회에서 물러나 대명궁으로 가지고 나왔었다네
金盤玉筯無消息(금반옥저무소식) : 금반과 옥저의 소식은 없고
此日嘗新任轉蓬(차일상신임전봉) : 이날 새 앵두 맛보며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네
희위육절6(戱爲六絶6)-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未及前賢更勿疑(미급전현갱물의) : 앞 현인에게 미치지 못함을 의심하지 말아라
遞相祖述復先誰(체상조술부선수) : 저마다 서로 베끼니 누가 앞설 수 있겠는가
別裁僞體親風雅(별재위체친풍아) : 거짓 문체를 가려내야 풍아와 가까워지나니
轉益多師是汝師(전익다사시여사) : 더욱 보태어 스승이 많아지는 것, 이것이 곧 너희 스승이다
희위육절5(戱爲六絶5)-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不薄今人愛古人(불박금인애고인) : 지금 사람 가벼이 말고 옛 사람 좋아하여
淸詞麗句必爲隣(청사려구필위린) : 맑고 고운 시는 본받아 이웃삼아야 하네
竊攀屈宋宜方駕(절반굴송의방가) : 굴워놔 송옥을 다잡고서 같은 수준이라 여겨
恐與齊梁作後塵(공여제량작후진) : 제나라와 양나라 처럼 뒷 세상 티끌 될까 두렵네
희위육절4(戱爲六絶4)-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才力應難跨數公(재력응난과수공) : 재주와 능력으로는 몇 분의 어른을 넘기 어렵지만
凡今誰是出群雄(범금수시출군웅) : 지금은 누가 무리중의 으뜸일까
或看翡翠蘭苕上(혹간비취란초상) : 난초위에 비취새는 간혹 보이지만
未掣鯨魚碧海中(미체경어벽해중) : 푸른 바다 속 고래는 끌어내지 못하리라
희위육절3(戱爲六絶3)-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縱使盧王操翰墨(종사로왕조한묵) : 노조린과 왕발의 문자을 살펴보면
劣於漢魏近風騷(열어한위근풍소) : 한나라와 위나라 보다는 못하여 풍소에 가깝다
龍文虎脊皆君馭(룡문호척개군어) : 용문과 호척은 모두 임금이 부리는 명마인지라
歷塊過都見爾曹(력괴과도견이조) : 빠르게 흙을 밟으며 도읍을 지나니 너희들을 보랴
희위육절2(戱爲六絶2)-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楊王盧駱當時體(양왕노락당시체) : 양왕과 노락의 당시의 문체를
輕薄爲文哂未休(경박위문신미휴) : 경박하게 글을 지어 아름답지 않다고 비웃네
爾曹身與名俱滅(이조신여명구멸) : 너희들은 몸과 이름 다 없어지나
不廢江河萬古流(불폐강하만고류) : 강물은 만고에 흐름을 그치지 않으리
희위육절1(戱爲六絶1)-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庾信文章老更成(유신문장로갱성) : 유신의 문장은 늙어 더욱 격조가 높아져
凌雲健筆意縱橫(릉운건필의종횡) : 구름을 넘는 듯 굳건하고 의미도 종횡부진하였다
今人嗤點流傳賦(금인치점류전부) : 요즈음 사람들 전하는 부를 꼬집어 비웃지만
不覺前賢畏後生(불각전현외후생) : 먼저 이룬 사람이 후생을 두려워한다는 깨닫지 못하네
강정(江亭)-두보(杜甫)
강가의 정자-두보(杜甫)
坦腹江亭暖(탄복강정난) : 배 풀어 헤치고 앉으니 강가 정자가 따뜻하여
長吟野望時(장음야망시) : 야망시를 길게 읊어본다
水流心不競(수류심불경) : 강물은 흘러가도 내 마음은 잔잔하고
雲在意俱遲(운재의구지) : 구름이 더디니 내 속마음도 느긋하다
寂寂春將晩(적적춘장만) : 고요한 속에 봄날은 장차 저무는데
欣欣物自私(흔흔물자사) : 흔흔히 만물은 스스로 제 세상 만났구나
故林歸未得(고림귀미득) : 고향을 가려해도 가지 못하니
排悶强裁詩(배민강재시) : 고민을 떨치고자 억지로 시를 짓는다
빈지(賓至)-두보(杜甫)
손님이 오다-두보(杜甫)
患氣經時久(환기경시구) : 폐병을 앓아 시기가 지난지 오래되어
臨江卜宅新(림강복택신) : 강가에 새로이 집을 지었다네
喧卑方避俗(훤비방피속) : 시끄럽고 비속한 곳을 피하니
疎快頗宜人(소쾌파의인) : 조용하고 상쾌하여 사람살기 적당하네
有客過茅宇(유객과모우) : 어떤 손님이 나타나 내 초가집을 지나가니
呼兒正葛巾(호아정갈건) : 아이 불러 칡건을 바로잡게 하였네
自鉏稀菜甲(자서희채갑) : 스스로 가꾼 드문드문한 채소를
小摘爲情親(소적위정친) : 조금 뜯어 옴은 정든 사람들 위함이라네
초당즉사(草堂卽事)-두보(杜甫)
초당에서 (杜甫)
荒村建子月(황촌건자월) : 황폐한 마을 새로 지은 집에 달 떠있고
獨樹老夫家(독수로부가) : 나무 한 그루 우뚝한 곳은 나 늙은이의 집이라
雪裏江船渡(설리강선도) : 눈내리는 속을 나룻배 건너가고
風前逕竹斜(풍전경죽사) : 바람 앞 오솔길에 대나무 비껴있다
寒魚依密藻(한어의밀조) : 차가운 물고기는 마름풀에 가까이 숨어있고
宿鷺起圓沙(숙로기원사) : 잠자던 백로는 둥근 모래톱에서 날아오르네
蜀酒禁愁得(촉주금수득) : 촉나라 술이 이 시름을 막을 수 있지만
無錢何處賖(무전하처사) : 돈이 없으니 어디서 외상으로 살 수 있을까
위농(爲農)-두보(杜甫)
농사를 지으며-두보(杜甫)
錦里烟塵外(금리연진외) : 금관성 마을은 안개와 티끌 벗어난 곳
江村八九家(강촌팔구가) : 강 마을엔 여덟 아홉 가구가 산다네
圓荷浮小葉(원하부소엽) : 동그란 연꽃은 작은 잎 물에 떠 있고
細麥落輕花(세맥락경화) : 가느다란 보리는 가벼운 꽃 떨어지네
卜宅從玆老(복댁종자로) : 이곳에 집을 지어 늙도록 살아
爲農去國賖(위농거국사) : 농사를 지으니 서울에서 떨어짐이 멀도다
遠慚勾漏令(원참구루령) : 강홍처럼 구루의 원을 바랄 수도 없고
不得問丹砂(불득문단사) : 오래사는 약인 단사에 대해 물을 수도 없다네
당성(堂成)-두보(杜甫)
집이 다 지어지다-두보(杜甫)
背郭堂成蔭白茅(배곽당성음백모) : 성을 등지고 집을 지어 흰 띠풀 덮으니
緣江路熟俯靑郊(연강로숙부청교) : 푸른 강 길이 눈에 익어 푸른 들판 굽어본다
榿林礙日吟風葉(기림애일음풍엽) : 우거진 나무숲 해 가리고 바람에 나부끼는 잎을 노래하며
籠竹和烟滴露梢(롱죽화연적로초) : 마디 긴 대나무에 물안개, 이슬 젖은 나무 가지
暫止飛烏將數子(잠지비오장수자) : 잠깐 앉았다가 날아가는 까마귀 몇 새끼 거느리고
頻來語燕定新巢(빈래어연정신소) : 자주 날아와 지껄이는 제비는 새 둥지 정하는구나
旁人錯比楊雄宅(방인착비양웅댁) : 옆 사람들 양웅의 집이라 잘못 비기기도 하나
嬾惰無心作解嘲(난타무심작해조) : 천성이 게을러서 조롱함을 해명할 생각 전혀없도다
복거(卜居)-두보(杜甫)
살 곳을 찾아-두보(杜甫)
浣花流水水西頭(완화류수수서두) : 환화계 흐르는 물 서쪽 머리에
主人爲卜林塘幽(주인위복림당유) : 숲속 연못 그윽한 곳에 집터를 잡았네
已知出郭少塵事(이지출곽소진사) : 성을 벗어나면 속된 세상일 적은 줄 알고
更有澄江銷客愁(갱유징강소객수) : 더욱이 맑은 물 있어 나그네 근심 삭여준다네
無數蜻蜓齊上下(무수청정제상하) : 무수한 잠자리들 상하로 날고
一雙鸂鶒對沈浮(일쌍계칙대침부) : 한 쌍의 물닭은 짝을 따라 물에 잠겼다 떳다하네
東行萬里堪乘興(동행만리감승흥) : 동으로 만리교로 가 흥을 돋울만 하니
須向山陰上小舟(수향산음상소주) : 모름지기 신음을 향해 작은 배에 올라 볼만 하다네
수고사군(酬高使君)-두보(杜甫)
고사군에게 화답하여주다-두보(杜甫)
古寺僧牢落(고사승뢰락) : 옛 절이라 스님이 적어 쓸쓸하고
空房客寓居(공방객우거) : 빈 방에 나그네 처지로 산다네
故人供祿米(고인공록미) : 친구들이 녹으로 받은 쌀을 보내오고
隣舍與園蔬(린사여원소) : 이웃집에서는 밭의 채소를 준다네
雙樹容聽法(쌍수용청법) : 법당에서는 부처님 설법을 들을 수 있고
三車肯載書(삼거긍재서) : 세 수레는 불경을 기꺼이 실어오네
草玄吾豈敢(초현오기감) : 양웅처럼 태현경을 어찌 감히 지으리오마는
賦或似相如(부혹사상여) : 글 짓는 일이라면 상여정도는 될 듯 하네
득사제소식(得舍弟消息)-두보(杜甫)
동생 소식을 듣고-두보(杜甫)
風吹紫荊樹(풍취자형수) : 바람은 자색 가시나무로 불어오고
色與春庭暮(색여춘정모) : 햇빛은 봄과 뜰에 저물어간다
花落辭故枝(화락사고지) : 꽃은 떨어져 가지에서 지고
風回反無處(풍회반무처) : 바람이 회오리쳐 아무데도 없구나
骨肉恩書重(골육은서중) : 가족 생각에 편지는 더욱 그립고
漂泊難相遇(표박난상우) : 이리저리 떠도니 만나기 어려워라
猶有淚成河(유유루성하) : 눈물이 나 냇물을 이루니
經天復東注(경천부동주) : 하늘을 지나 다시 동으로 흐러가는구나
의골행(義鶻行)-두보(杜甫)
의로운 매의 노래-두보(杜甫)
陰崖有蒼鷹(음애유창응) : 응달 낭떠러지에 검푸른 보라매
養子黑栢巓(양자흑백전) : 시커먼 잣나무 꼭대기에 새끼를 쳤는데
白蛇登其巢(백사등기소) : 하얀 뱀이 그 둥지에 올라가
呑噬恣朝飡(탄서자조손) : 닥치는 대로 씹어 삼켜 아침밥으로 먹었네
雄飛遠求食(웅비원구식) : 수컷은 날아 멀리 먹이 구하러 나가
雌者鳴辛酸(자자명신산) : 암컷만 쓰라리게 울부짖었네
力强不可制(력강불가제) : 힘이 강해 막아내지 못해
黃口無半存(황구무반존) : 노란 입의 새끼들 절반도 남지 않았네
其父從西歸(기부종서귀) : 그 애비 서쪽에서 돌아왔네
飜身入長烟(번신입장연) : 이내 몸을 돌이켜 먼 안개 속으로 들어가
斯須領健鶻(사수령건골) : 곧바로 사나운 독수리를 거느리고 와서
痛憤寄所宣(통분기소선) : 분통한 아픔을 털어 복수할 바를 보였네
斗上捩弧影(두상렬호영) : 크게 하늘로 솟아 활처럼 몸을 비틀더니
噭哮來九天(교효래구천) : 포효하며 하늘에서 날아 닥치네
脩鱗脫遠枝(수린탈원지) : 비늘 내린 구렁이는 원 꼭대기 가지에서 벗어나
巨顙拆老拳(거상탁로권) : 크다란 이마빼기가 익숙한 발톱에 나가 떨어지네
高空得蹭蹬(고공득층등) : 높은 하늘이라 맥도 못 추고
短草辭蜿蜒(단초사완연) : 짧은 풀에서 처럼 설설 길 수도 없네
拆尾能一掉(탁미능일도) : 동강 난 꽁지 한번도 흔들지 못하고
飽腸已皆穿(포장이개천) : 실컷 먹은 창자에는 어미 구멍이 뚫렸네
生雖滅衆雛(생수멸중추) : 살아서는 여러 새끼를 먹어 치웠지만
死亦垂千年(사역수천년) : 죽어서는 천년동안에 남을 몸을 남겼네
物情有報復(물정유보부) : 물정에는 주고받는 보복이 있는 법
快意貴目前(쾌의귀목전) : 통쾌함이란 눈앞에서 해치움이 통쾌하다네
玆實鷙鳥最(자실지조최) : 보라매는 사삽기가 새 중의 제일
急難心炯然(급난심형연) : 남의 다급함을 구하는 의협심이 이리도 찬란해
功成失所在(공성실소재) : 공을 새우고 미련도 없이 가버리니
用捨何其賢(용사하기현) : 나아가고 물러섬이 어찌 그리 어질단 말인가
近經潏水湄(근경휼수미) : 요즈음에 홀수 가를 지나가다가
此事樵夫傳(차사초부전) : 이 이야기 나무꾼에게서 전해 듣고
飄蕭覺素髮(표소각소발) : 아찔하여 흰 머리카락이 바람에
凜欲衝儒冠(름욕충유관) : 쭈뼛 망건 밖으로 뻗쳐나감을 느꼈네
人生許與分(인생허여분) : 삶에 있어 남에게 마음 쓰는 정분도
亦在顧眄間(역재고면간) : 오직 어려운일에 돌아다보는 순간에 있는 법이네
聊爲義鶻行(료위의골행) : 애오라지 의로운 보라매의 노래를 지어
永激壯士肝(영격장사간) : 영원히 장사의 의협스런 마음을 불러일으키려네
신혼별(新婚別)-두보(杜甫)
신혼의 이별-두보(杜甫)
兎絲附蓬麻(토사부봉마) : 새삼이 쑥대와 삼에 부터
引蔓故不長(인만고불장) : 넝쿨이 당겨서 자라지 못하네
嫁女與征夫(가녀여정부) : 전쟁나가는 사내에게 시집보내는 것은
不如棄路傍(불여기로방) : 길가에 내버림만 못하다네
結髮爲夫妻(결발위부처) : 머리 묶어 사내의 아내가 되었으나
席不暖君床(석불난군상) : 잠자리 그대 침상에서 따뜻하지도 못하고
暮婚晨告別(모혼신고별) : 저물어 결혼하고 아침에 이별하였다네
無乃太悤忙(무내태총망) : 너무나 총망하지 않나요
君行雖不遠(군행수불원) : 당신의 갈길이 비록 멀지 않다고해도
守邊赴河陽(수변부하양) : 변방을 수비하려 하양으로 가지만
接身未分明(접신미분명) : 저의 신분은 아직 분명하지 않으니
何以拜姑嫜(하이배고장) : 어떻게 시부모에게 인사드릴까요
父母養我時(부모양아시) : 우리 부모 나를 기르실 때
日夜令我藏(일야령아장) : 밤낮으로 나를 보호하시고
生女有所歸(생녀유소귀) : 딸 낳아 시집보내셨지요
雞狗亦得將(계구역득장) : 닭과 개도 짝이 있다하시고
君今死生地(군금사생지) : 당신은 이제 생사의 땅에 계시세요
沈痛迫中腸(침통박중장) : 침통함이 오장에 뼏혀올라요
誓欲隨君往(서욕수군왕) : 당신을 따라 가고싶어도
形勢反蒼黃(형세반창황) : 형세는 도리어 창황해지네요
勿爲新婚念(물위신혼념) : 신혼의 생각일랑 하지 마시고
努力事戎行(노력사융행) : 노력하여 군무를 돌보세요
婦人在軍中(부인재군중) : 결혼한 여자가이군중에 있으면
兵氣恐不揚(병기공불양) : 병사들은 사기를 올리지 못하겠지뇨
自嗟貧家女(자차빈가녀) : 가난한 집안의 딸인 것이 스스로 한스러워
久致羅襦裳(구치라유상) : 오래만에 비단 치마저고리 구하였거늘
羅襦不復施(라유불부시) : 비단 저고리는 다시 못 입고
對君洗紅粧(대군세홍장) : 당신을 보고서 붉은 화장지워야 하다니요
仰視百鳥飛(앙시백조비) : 온갖 새들이 나는 것을 쳐다보니
大小必雙翔(대소필쌍상) : 크거나 작거나 모두 쌍쌍이군요
人事多錯迕(인사다착오) : 사람의 일은 어긋남이 많아
與君永相望(여군영상망) : 당신을 영원히 그리워해야만 하다니요
구일람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두보(杜甫)
구일 남전 최씨 장원에서 -두보(杜甫)
老去悲秋强自寬(로거비추강자관) : 늙어가는 처지 서글픈 가을날을 억지로 참아보려니
興來今日盡君歡(흥래금일진군환) : 흥이 나서 오늘은 그대와 즐겨보리라
羞將短髮還吹帽(수장단발환취모) : 짧은 머리에 모자가 바람에 날릴까 부끄러워
笑倩傍人爲正冠(소천방인위정관) : 웃으며 옆 사람에게 관모를 바로 해달라고 부탁한다
藍水遠從千澗落(람수원종천간락) : 남수는 멀리 여러 개울에서 떨어져 내리고
玉山高竝兩峯寒(옥산고병량봉한) : 옥산은 높이 두 봉우리와 나란하여 차갑게도 보인다
明年此會知誰健(명년차회지수건) : 내년에 이 모임에서 누가 건강을 유지할지
醉把茱萸子細看(취파수유자세간) : 취하여 수유를 머리에 꽂으며 자세히 바라본다
증고식안(贈高式顔)-두보(杜甫)
고식안에게 주다-두보(杜甫)
惜別是何處(석별시하처) : 우리가 석별한 곳이 어디었던가
相逢皆老夫(상봉개로부) : 서로 만나니 다 늙은이로세
故人還寂寞(고인환적막) : 친구들은 아직도 적막하고
削迹共艱虞(삭적공간우) : 깍인 자취 모두가 어려운 처지이네
自失論文友(자실론문우) : 문학을 논하던 친구 잃고
空知賣酒壚(공지매주로) : 술 사서 마시던 곳 공연히 생각나네
平生飛動意(평생비동의) : 평생을 비동하는 생각을
見爾不能無(견이불능무) : 그대를 보니 없앨 수가 없네그려
봉증왕중윤유(奉贈王中允維)-두보(杜甫)
중윤 왕유에게 드리다-두보(杜甫)
中允聲名久(중윤성명구) : 중윤 왕유의 명성을 들은 지 오래인데
如今契闊深(여금계활심) : 지금은 멀리 떨어져 만나지 못하네
共傳收庾信(공전수유신) : 유신이 양나라에 등용된 것과 같이 전하지만
不比得陳琳(불비득진림) : 조조가 진림을 얻은 것과는 비교해서는 안되네
一病緣明主(일병연명주) : 한결같이 병을 핑계로 임금을 섬겼고
三年獨此心(삼년독차심) : 삼년 동안을 홀로 이 마음을 가지셨네
窮愁應有作(궁수응유작) : 깊은 시름에 응당 시를 지었으니
試誦白頭吟(시송백두음) : 시험삼아 <백두음>을 외워본다
춘숙좌성(春宿左省)-두보(杜甫)
조성에서 봄에 숙직하다-두보(杜甫)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 대궐 담장 해 저물어 꽃은 숨고
啾啾棲鳥過(추추서조과) : 둥지의 새들은 지저귀며 날아간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 별들은 온 세상에 비춰 움직여가고
月傍九霄多(월방구소다) : 달빛 밤하늘을 곁따라 밝기만하다
不寢聽金鑰(불침청금약) : 자물쇠 소리에 잠은 오지 않아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 바람소리에 옥패소리가 나는듯하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 내일 아침에 봉사올릴 일 있어
數問夜如何(수문야여하) :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자주 묻는다
중과하씨오수1(重過何氏五首1)-두보(杜甫)
하씨네를 거듭 지나다-두보(杜甫)
問訊東橋竹(문신동교죽) : 동교의 대나무에 대해 물었더니
將軍有報書(장군유보서) : 장군의 보고가 있었네
倒衣還命駕(도의환명가) : 급히 수레 타고 돌아와
高枕乃吾廬(고침내오려) : 베개 높이 베고 누우니 바로 내 집이네
花妥鶯捎蝶(화타앵소접) : 앵무새가 나비를 모니 꽃잎이 떨어지고
溪喧獺趂魚(계훤달진어) : 수달피가 고기를 몰아쳐 시내가 시끄럽네
重來休浴地(중래휴욕지) : 목욕하던 곳에 다시 와보니
眞作野人居(진작야인거) : 정말 야인이 살던 곳처럼 되어버렸네
동일유회리백(冬日有懷李白)-두보(杜甫)
겨울 어느날 이백을 생각하다-두보(杜甫)
寂寞書齋裏(적막서재리) : 서재 안은 적막하고
終朝獨爾思(종조독이사) : 아침이 다 가도록 홀로 그대만 생각하네
更尋嘉樹傳(갱심가수전) : 다시 가수의 전기를 찾으며
不忘角弓詩(불망각궁시) : 각궁의 시를 잊지 못한다네
裋褐風霜入(수갈풍상입) : 헤어진 베옷으로 서릿바람 스며들고
還丹日月遲(환단일월지) : 도리어 단사를 달려만들려니 세월 더지가네
未因乘興去(미인승흥거) : 흥거워 떠날 날 아직 없으니
空有鹿門期(공유록문기) : 헛되이 녹문의 약속만 남아있소
증리백(贈李白)-두보(杜甫)
이백에게-두보(杜甫)
秋來相顧尙飄蓬(추래상고상표봉) : 가을이 와 서로 살펴봐도 쑥만이 날리고
未就丹砂愧葛洪(미취단사괴갈홍) : 아직도 단사를 못 얻어 갈홍보기 부끄럽네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통음을 하며 미친 듯 노래 부르며 세월을 보내니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날아올라 발호하니 누구위한 호기인가
희증두보(戲贈杜甫)-이백(李白)
두보에게 농담삼아 주다-이백(李白)
飯顆山頭逢杜甫(반과산두봉두보) : 반과산 머리에서 두보를 만나니
頂戴笠子日卓午(정대립자일탁오) : 눌러쓴 삿갓에 햇볕이 쨍쨍 내리네
借問別來太瘦生(차문별래태수생) : 그 사이 어찌 그리 야위었느냐 묻노리
總為從前作詩苦(총위종전작시고) : 아마도 모두가 시 짓는 고통 때문이겠지
등곤주성루(登袞州城樓)-두보(杜甫)
고주성 누대에 올라-두보(杜甫)
東都趨庭日(동도추정일) : 산동으로 아버지를 뵈러가는 날
南樓縱目初(남루종목초) : 처음으로 남루에 올라 경치를 바라본다
浮雲連海岱(부운련해대) : 뜬 구름은 바다와 태산에 이어지고
平野入靑徐(평야입청서) : 평평한 들판은 청주와 서중에까지 뻗어있구나
孤嶂秦碑在(고장진비재) : 외로운 산마루엔 진시황의 비석이 우뚝고
荒城魯殿餘(황성로전여) : 거친 성에는 노나라 궁궐의 자취 남아있고
從來多古意(종래다고의) : 옛 고적이 많이 남아있어
登眺獨躊躇(등조독주저) : 올라 바라보니 홀로 머뭇거려진다
송공소부사병귀유강동겸정리백(送孔巢父謝病歸遊江東兼呈李白)-두보(杜甫)
공소부가 병으로 강동으로 돌아감을 송별하고 겸하여 이백에게 주다-두보(杜甫)
巢父掉頭不肯住(소부도두불긍주) : 공소부는 머리 저으며 머물려하디 않고
東將入海隨烟霧(동장입해수연무) : 동으로 바다로 들어 구름과 안개를 따른다
詩卷長留天地間(시권장류천지간) : 시권을 천지에 남겨두어
釣竿欲拂珊瑚樹(조간욕불산호수) : 낚싯대로 산호수를 떨치려하는구나
深山大澤龍蛇遠(심산대택룡사원) : 깊은 산 큰 못에 용과 뱀이 멀리 있고
春寒野陰風景暮(춘한야음풍경모) : 봄은 차고 들녘은 음산하고 날은 저문다
蓬萊織女回雲車(봉래직녀회운거) : 봉래산 직녀가 구름수레 몰고 와서
指點虛無引歸路(지점허무인귀로) : 빈 곳을 가리키며 임 돌아가시는 길 인도하리라
自是君身有仙骨(자시군신유선골) : 이로보아 임의 몸은 신선의 기골이 있으니
世人那得知其故(세인나득지기고) : 세상사람들 어찌 그 내력을 알기나 하리오
惜君只欲苦死留(석군지욕고사류) : 임이 안타가워 애써 죽음으로 만류나 해보려네
富貴何如草頭露(부귀하여초두로) : 부귀영화가 어찌 풀잎의 이슬같지 않으리오
蔡侯靜者意有餘(채후정자의유여) : 채후는 정숙한 사람이라 마음에 여유가 있어
淸夜置酒臨前除(청야치주림전제) : 맑은 밤 술 차려 떠나기 전날 밤에 임하는구나
罷琴惆悵月照席(파금추창월조석) : 거문고 마치자 마음은 서글퍼고 달빛마저 비추니
幾歲寄我空中書(기세기아공중서) : 몇해가 지나야 나에서 편지르 보낼건가
南尋禹穴見李白(남심우혈견리백) : 남쪽으로 우임금 무덤을 찾아 이백을 보면
道甫問訊今何如(도보문신금하여) : 두보가 안보를 붇는다고 전하여주게나
秋雨歎(추우탄)-杜甫(두보)
가을비를 탄식하다-杜甫(두보)
雨中百草秋爛死(우중백초추란사) : 비 속에 온갖 풀이 가을에 시들어 죽어
階下決明顔色新(계하결명안색신) : 섬 돌아래 결명초는 빛이 새롭구나
著葉滿枝翠羽蓋(저엽만지취우개) : 붙어 있는 잎 가지에 가득하여 푸른 깃 덮고
開花無數黃金錢(개화무수황김전) : 핀 꽃은 무수히 많아 황금 돈이로구나.
凉風蕭蕭吹汝急(양풍소소취여급) : 서늘한 바람이 쓸쓸하여 너에게 급히 불어오니
恐汝後時難獨立(공여후시난독립) : 두렵구나, 이후에 네가 홀로 서 있기 힘든 것dl
堂上書生空白頭(당상서생공백두) : 고당 위의 서생이 부질없이 머리가 희어졌으니
臨風三嗅馨香泣(임풍삼후형향읍) : 바람을 맞아 세 번 향내 맡으며 눈물을 흘린다네.
高都護馬驄行(고도호마총행)-杜甫(두보)
고도호마총행-杜甫(두보)
安西都護胡靑驄(안서도호호청총) : 안서도호 오랑캐 청총마
聲價欻然來向東(성가훌연래향동) : 높은 명성 그대로 동방을 오가네.
此馬臨陣久無敵(차마림진구무적) : 이 말은 싸움터에 나아가 일찍이 적수가 없었고
與人一心成大功(여인일심성대공) : 사람과 한 마음 큰 공을 이루었다네.
功成惠養隨所致(공성혜양수소치) : 성공한 은혜는 길러준 소치라
飄飄遠自流沙至(표표원자유사지) : 멀리 모래 흘러내리는 벌판에서 빨리도 왔다네.
雄姿未受伏櫪恩(웅자미수복력은) : 웅장한 그 자태 아직 휴식 한 번 못하고
猛氣猶思戰場利(맹기유사전장리) : 맹렬한 기세는 아직도 전장에 승리만을 생각하네.
腕促蹄高如踣鐵(완촉제고여북철) : 허벅다리 짧고 발굽이 높은 것이 명마라
交河幾蹴曾氷裂(교하기축증빙열) : 차가운 교하에서 달려 얼음을 몇 번이나 깨뜨렸던가.
五花散作雲滿身(오화산작운만신) : 다섯 색깔 털빛 흩어져 구름같이 몸에 가득
萬里方看汗流血(만리방간한류혈) : 만 리 먼 길에 흘리는 땀은 피같이 보이네.
長安壯兒不敢騎(장안장아불감기) : 장안의 장사들도 감히 타지 못하노니
走過掣電傾城知(주과체전경성지) : 번개처럼 달림에는 성이 무너지는 듯하다네.
靑絲絡頭爲君老(청사락두위군로) : 푸른 굴레 실을 머리에 메고 그대 위해 늙어가니
何由卻出橫門道(하유각출횡문도) : 무슨 일로 다시 횡문 지나 서역으로 출정할 건가
玉華宮(옥화궁)-杜甫(두보)
옥화궁-杜甫(두보)
溪廻松風長(계회송풍장) : 개울물 굽이쳐 흐르고 솔바람 길게 불어오고
蒼鼠竄古瓦(창서찬고와) : 옛 기와 속으로 파랗게 놀란 쥐가 숨어든다.
不知何王殿(부지하왕전) : 어느 왕의 궁전인지 알 수 없고
遺構絶壁下(유구절벽하) : 절벽 아래에 남아 얽혀있구나.
陰房鬼火靑(음방귀화청) : 어두운 방에는 도깨비불 푸르고
壞道哀湍瀉(괴도애단사) : 무너진 길에는 흘러내는 물소리 애달프구나.
萬籟眞笙竽(만뢰진생우) : 들려오는 소나무 바람소리는 꼭 피리소리 같고
秋色正蕭灑(추색정소쇄) : 가을빛은 쓸쓸하고 물 뿌린 듯 맑도다.
美人爲黃土(미인위황토) : 미인도 죽으면 흙이 되느니
況乃粉黛假(황내분대가) : 하물며 분단장하고 눈썹 그린 거짓 미인이야
當時侍金輿(당시시금여) : 당시에 모시던 임금의 수레
故物獨石馬(고물독석마) : 고물이 되고 돌로 깎은 말만 남아있구나
憂來藉草坐(우래자초좌) : 시름에 겨워 무성한 풀밭에 앉으니
浩歌淚盈把(호가루영파) : 호탕하게 노래 부르니 눈물이 손바닥을 흘러내린다.
冉冉征途間(염염정도간) : 가고 가는 인생길에
誰是長年者(수시장년자) : 영원히 사는 사람 그 누구이든가.
세병마행(洗兵馬行)-두보(杜甫)
병기와 군마를 씻으며-두보(杜甫)
中興諸將收山東(중흥제장수산동) : 중흥의 여러 장수들 산동을 수복하고
捷書夜報淸晝同(첩서야보청주동) : 승전보가 밤에 알려져도 낮처럼 밝다
河廣傳聞一葦過(하광전문일위과) : 황하의 강 넓어도 갈대배처럼 건너가니
胡兒命在破竹中(호아명재파죽중) : 오랑캐의 운명도 파죽의 처지에 있다네.
祗殘鄴城不日得(지잔업성불일득) : 다만 남은 업성도 하루가 안 되어도 되찾을 것이니
獨任朔方無限功(독임삭방무한공) : 오직 삭방 절도사 곽자의 공이라네.
京師皆騎汗血馬(경사개기한혈마) : 서울 병사들 모두 말을 타고 싸우고
回紇餧肉葡萄宮(회흘위육포도궁) : 회흘 병사도 포도궁에서 내린 고기를 먹는다.
已喜皇威淸海岱(이희황위청해대) : 임금의 위력은 동해와 대산 부근을 청소하듯 소탕하니
常思仙仗過崆峒(상사선장과공동) : 임금의 행차가 동공을 지나간 것을 늘 생각하노라.
三年笛裏關山月(삼년적리관산월) : 삼년을 피리소리로 관산월 노래를 듣고
萬國兵典草木風(만국병전초목풍) : 만국의 병력 앞에 초목이 바람에 날린다.
成王功大心轉少(성왕공대심전소) : 성왕은 공은 크나 마음은 겸손하고
郭相謀深古來少(곽상모심고래소) : 곽 제상은 깊은 책략 예부터 드물었다.
司徒淸鑑懸明鏡(사도청감현명경) : 사도의 안목은 거울처럼 분명하다
尙書氣與秋天香(상서기여추천향) : 상서의 기개는 가을 하늘처럼 향기롭고
二三豪俊爲時出(이삼호준위시출) : 두 세 명의 호걸들이 때를 타고 나타나
整頓乾坤濟時了(정돈건곤제시료) : 천지를 정돈하고 시대를 건졌도다.
東走無復憶驢魚(동주무부억려어) : 동으로 달려가 다시 농어를 생각할 필요 없고
南飛各有安巢鳥(남비각유안소조) : 남쪽으로 날아가도 편안한 둥지가 있도다.
靑春復隨冠冕人(청춘부수관면인) : 청춘에 임금을 따라 궁중에 들어가
紫禁正耐煙火繞(자금정내연화요) : 궁중에서 안개에 쌓여 지낼 것이다.
鶴駕通宵鳳輦備(학가통소봉련비) : 태자의 수레는 밤새도록 수레를 준비하고
鷄鳴問寢龍樓曉(계명문침용루효) : 닭이 울면 문안드리려 용루문 밝기를 기다리네.
兵車行(병거행)-杜甫(두보)
병거행-杜甫(두보)
車轔轔(거린린) : 수레는 덜커덩 덜커덩 가고
馬蕭蕭(마소소) : 말은 이히힝 이히힝 운다.
行人弓箭各在腰(행인궁전각재요) : 행역가는 사람들은 허리에 활과 화살 차고
耶孃妻子走相送(야양처자주상송) : 아비와 어미, 아내와 자식들은 달려 전송하니
塵埃不見咸陽橋(진애불견함양교) : 흙먼지로 함양교가 보이지 않는다.
牽衣頓足攔道哭(견의돈족란도곡) : 옷 당기고 발을 밟으며 길 막고 통곡한다.
哭聲直上干雲霄(곡성직상간운소) : 통곡소리 올라 바로 하늘에 닿고
道旁過者問行人(도방과자문행인) : 길가 가는 이가 행인에게 물어 보니
行人但云點行頻(행인단운점행빈) : 행인은 다만 징발이 잦다고 말 할 뿐.
或從十五北防河(혹종십오북방하) : 어떤 이는 열다섯 나이에 북쪽 황하를 지키다가
便至四十西營田(편지사십서영전) : 사십이 다 되어서 서쪽으로 둔전에서 일한다네.
去時里正與裹頭(거시리정여과두) : 떠날 때 마을 이장이 머리를 싸주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귀래두백환수변) : 돌아오니 백발인데도 다시 수자리 산다네.
邊亭流血成海水(변정류혈성해수) : 변방엔 피가 흘러 바다를 이루고
武皇開邊意未已(무황개변의미이) : 무황은 변경 개척의 뜻을 아직도 버리지 않았다네.
君不聞(군불문) : 그대는 듣지 못 했소
漢家山東二百州(한가산동이백주) : 한나라 산동의 이백 고을
千村萬落生荊杞(천촌만락생형기) : 방방곡곡 온 마을에 가시덤불 다 생긴 것을
縱有健婦把鋤犁(종유건부파서리) : 비록 건장한 부녀가 호미와 쟁기 잡고 일을 한다지만
禾生隴畝無東西(화생롱무무동서) : 벼는 이랑에 아무렇게나 자라네.
況復秦兵耐苦戰(황부진병내고전) : 하물며 진 땅의 병사들 힘든 전투 잘 견딘다 하여
被驅不異犬與雞(피구불이견여계) : 몰아댐이 개나 닭과 다르지 않음에야
長者雖有問(장자수유문) : 어르신은 묻습니다마는
役夫敢申恨(역부감신한) : 행역 가는 군사가 감히 마음 속 한을 다 말하리오.
且如今年冬(차여금년동) : 또 올 겨울의 경우
未休關西卒(미휴관서졸) : 관서 사졸의 일이 아직도 그치지 않았는데
縣官急索租(현관급색조) : 현의 관리들은 급하게도 세금을 찾으니
租稅從何出(조세종하출) : 세금 낼 돈이 어디서 생기겠습니까.
信知生男惡(신지생남악) : 진실로 알겠노라, 아들 낳은 일은 나쁘고
反是生女好(반시생녀호) : 도리어 여자 낳는 일이 좋다는 것을
生女猶得嫁比鄰(생녀유득가비린) : 딸을 낳으면 그래도 이웃으로 시집보낼 수 있으나
生男埋沒隨百草(생남매몰수백초) : 아들을 낳으면 잡초 따라 묻힐 뿐입니다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青海頭(청해두) : 청해 언저리에는
古來白骨無人收(고래백골무인수) : 예부터 백골을 거두어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
新鬼煩冤舊鬼哭(신귀번원구귀곡) : 신 귀신은 괴로워하고 구 귀신은 통곡하여
天陰雨濕聲啾啾(천음우습성추추) : 흐려 비 내리고 습하면, 귀신들 통곡소리 들려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