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2-22
2기행紀行 2 로원초색蘆原草色 노원蘆原의 풀빛
장제세초하삼삼長堤細草何毿毿 긴 언덕 가는 풀 어찌 그리 삼삼毿毿한가?
처처풍제향암암萋萋風際香馣馣 수북한 곳 바람 일면 향기도 그윽하여라.
강엄별포색유벽江淹別浦色愈碧 강엄江淹이 이별하던 개포에는 빛도 푸르르고
리백한곡사하감李白漢曲思何堪 이 태백의 한강 구비[漢曲] 생각 어이 견딜 것인가?
몽용롱상몰황독蒙茸壠上沒黃犢 몽실몽실한 언덕 위엔 송아지 누워 있고
총천교변함취람葱蒨橋邊含翠嵐 검푸른 다리 가엔 푸른 아지랭이 끼어 있네.
자득왕손다소한煮得王孫多少恨 왕손王孫의 많은 恨 자아낼거나
담연소우회강남淡煙疎雨懷江南 맑은 연기 섞인 비에 강남이 그리워라.
긴 뚝길 풀빛 어찌 그리도 짙은가
수북한 곳에 바람 이니 향기가 그윽하다
강엄이 이별하던 갯포구 더욱 푸르고
이태백은 한강 구비 생각을 어찌 견딜까
몽실몽실한 언덕 위에 송아지 누워있고
검푸른 다리 가에는 푸른 아지랑이 끼고
왕손의 얼마나 많은 한을 자아냈던가
담담한 연기 섞인 비에 강남 쪽이 생각난다.
►노원초색蘆原草色 갈대 언덕의 풀빛.
로원蘆原 갈대 흐드러진 언덕.
지금의 서울 노원구蘆園區 땅이 옛날엔 갈대벌판으로 잘 알려진 곳임
긴 둑길의 가녀린 줄기 풀이 어찌나 길쭉한지
우거진 풀숲에 바람이 불때마다 풀 향내가 폴폴.
강엄이 이별했던 남포나루는 나날이 푸르러가고
이태백은 한강의 물굽이가 생각나서 어이 견딜까.
풀이 무성한 언덕 위엔 누렁송아지가 엎디어있고
다리 주변은 숲이 무성하여 푸르스름한 기운을 머금었네.
문득 왕손의 크고 작은 원한이 떠오르니
뽀얀 안개 속에 비가 오락가락하니 강남땅이 그립다오.
►삼삼毵毵 털이나 나뭇가지 따위가 가늘고 긴 모양. 털이 수북하고 긴 모양.
‘毿 털 길 산, 털 긴 모양 삼’ 털이 길다. 털이 너털거리다
►처처萋萋 (풀이) 무성함. 우거짐. ‘우거질 처萋’ 우거지다. 아름답다. 공손恭遜하다
►암암馣馣 향기香氣 ‘향기로울 암馣’
►강엄江淹(444-505) 字 문통文通. 河南省 考城 출생.
송宋 ·남제南齊 ·양梁의 3왕조를 섬기는 동안
양梁에서는 금자광록대부金紫光祿大夫가 되어 예릉후醴陵侯에 책봉되었다.
문학을 즐기고 유儒 ·불佛 ·도道에 통달하였으나 문학 활동은 송·제 시대에 주로 하였으며 만년에는 부진하였다.
대표작에는 한漢나라에서 송宋나라에 이르는 시인 30명의 작품을 모방한 잡체시雜體詩 30수가 있다.
부賦에는 한부恨賦·별부別賦 2편이 있는데 문사文辭가 화려하다.
변문騈文에는 <예건평왕상서詣建平王上書>가 유명하다.
►별포別浦 남포의 이별. 강엄江淹의 시 별부別賦의 내용을 인용.
춘초벽색春草碧色 춘수록파春水綠波 봄풀은 푸르고 봄 강물은 초록 물결
송군남포送君南浦 상여지하傷如之何 남포에서 그댈 보내니 이 슬픔 어이하리
►유벽愈碧 날로 푸르러감
►한곡漢曲 한수漢水(漢江) 강물굽이.
李白은 성격이 호탕豪宕하여 四川省 창명현彰明縣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25살에 고향을 떠나 揚子江을 따라 江南·山東·山西 일대를 편력遍歷하며 일생을 보냈다.
그 중에서도 섬서성陝西省 남쪽에서 발원하여 華中지역을 흘러
武漢에서 揚子江에 합류하는 漢水(漢江)일대는 특히 李白의 주된 활동무대였다
►하감何堪 어찌 감당할까
►몽용蒙茸 풀이 어지럽게 난 모양.
►몰沒 들어가다. 숨다
►황독黃犢 누렁송아지
►총천蔥蒨 푸른 숲이 무성함.
►취람翠嵐 이내. 먼 산의 푸르스름하게 흐릿한 기운
►야득惹得 (감정 따위를) 자극함.
►왕손王孫 두보杜甫의 詩 <애왕손哀王孫>인 것으로 추정.
이 詩는 안록산安祿山 반군叛軍이 長安을 함락하자 당唐 현종玄宗은 양귀비楊貴妃를 데리고 도주逃走,
도성에 남은 王孫들의 고통을 적고 있다
►담연淡煙 엷은 연기煙氣. 뽀얀 안개.
►소우疏雨 오락가락하는 비
►강남江南 중국의 양자강 남쪽으로 安祿山에게 함락당한 당唐나라 中原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