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王冠을 밟고 넘은 德周峰 암릉길
<2010. 08. 26 (목) 흐리고 맑다가 비>
◆ 산행개요
♣ 산 행 지 : 德周峰(893m)
♣ 소 재 지 : 충북 제천시 한수면
♣ 산행주관 : 중앙산악회
♣ 참석인원 : 46 명
♣ 산행코스 : 월악산장 → 옛 성터 →전망바위 → 왕관바위→절벽우회로→ 705봉→ 밧줄암벽구간 → 전망바위 → 산죽군락 → 덕주봉삼거리 → 덕주봉 → 덕주골 → 덕주사 → 덕주휴게소
♣ 산행거리 : 10 km
♣ 산행시간 : 4시간 45분 (09 : 45 ~ 14 : 30)
♣ 뒤 풀 이 : 월악휴게소 식당에서 돼지갈비 구이와 오이냉국
◆ 산행후기
▶ 충주호 !!
꼭 이루어지리라는 희망과 설렘으로 파란 케미컬 라이트 발광을 응시하며 밤을 새우던 숱한 날들이 멀지 않은 지난 세월 같지만 그때 그 사람들은 내 곁을 떠나가고 오늘은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져가는 인생길의 한 자락을 여미며 그때 그길 36번 국도를 따라 월악산 송계계곡 덕주봉 산행 길을 찾아든다.
처서도 저만치 가고 모질게 숨통을 죄어 오던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이 마지막 기승을 떨치는 오늘 일기예보의 비소식이 평범한 일상으로 흘려듣는 가운데 또 다시 출입통제 팻말을 넘어 희미한 오르막길 덕주능선을 따라 간다.
나라와 고을을 지키려던 조상들의 피눈물 나는 역사의 현장이 이곳에도 어김없이 흩어진 돌무더기로 남아있다. 이재는 돌격하듯 정신없이 들고 뛰어 선두 대열에 끼어드는 산행 패턴을 지양하고 스스로 후미로 물러나 힘이 부친 산우들의 말벗이 되어가며 서두르지 않고 아름다운 자연의 색다른 조화를 찾아 즐기는 시간을 가지고저 한다. 이것 또한 무한하지 않은 내일의 안식을 위한 보험 처방인지도 모른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고도를 높일수록 만만치 않은 암벽과 시름하며 모진 풍상에 마음대로 뻗지 못하고 웅크려 비틀어진 수족을 거느리고 힘겹게 버티고선 장송의 애환을 음미 하면서 사람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스스로 움직이며 세상을 헤어 나지만 한번 떨어진 자리에서 만난을 부딪치며 살아온 장한 생명력에 경의를 보낸다.
오늘도 후미에는 닉네임이 선두에 설 수없는 후미와 지난밤 과음으로 주독이 덜 풀린 다산, 젊음을 비축하며 여유를 즐기는 로마, 그리고 할 수없이 걸음이 뒤처진 동백과 동행이 된다. 유난히 바위 언덕길에 오금이 얼어붙는 동백에게 용기를 심어주며 왕관바위를 밟고 앉아 가슴을 펴고 맛난 점심을 맞는다.
오늘 같은 시간에 산수정 산우들이 등정하는 만수봉 정상을 손끝으로 짚어 보며 그곳을 돌아오는 것이 맞춤 산행코스 건만 대간산행 길에 지친 산우들의 컨디션을 염려한 이 대장의 배려가 묻어 있어 아득히 뻗어나간 만수봉암릉을 따라 영봉을 올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흔한 표지석하나 없는 덕주봉 정상에 올라 송계계곡 끝자락에 감아든 충주호의 넉넉한 물길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하산 길은 가장자리에 총총히 들어선 잡목을 휘어잡고 순탄한 길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와 신라 경순왕의 맏딸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달래려 불교에 귀의하여 수도한 덕주사를 돌아보는데 이재까지 참았던 소나기가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확인 해 주려는 듯 송계계곡을 가득 채우며 내리 퍼붓는 가운데 주차장을 내려와 땀으로 범벅이 된 몸에 비를 맞아 가련한 몰골로 휴게소 식당 안에 접고 앉아 돼지 갈비에 맥소주를 흥건하게 적시고도 모자라 정자역앞 개성관에서 화선 산우가 흔쾌하게 초대한 자리에 애꿎은 배를 키우며 즐거움을 더한다.
◆ 산행사진
사진 출처 : http://cafe.daum.net/jungang4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