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제출합니다.
첫댓글 어느 가을날거실 창에가을이 걸터앉는다바람이 지나간 길 위로주황 몇 장노랑 몇 장낙엽은 제 몸보다 가볍게 구른다찬장 안 찻잔들입을 다문 꽃들처럼 서 있다흰 바탕에 분홍 꽃이 크게 핀 잔 하나 꺼내햇빛 옆에 놓는다탁자 앞으로 원수산이 달려와 앉는다먼지 없는 하늘 아래둥근 산봉우리들에단풍이 천천히 불을 켠다커피의 미지근한 온기가두 손바닥 안에서 오래된 시간을 데운다알밤 줍던 아이들의 가을과서울 쪽에 두고 온 친구의 얼굴이찻잔 가장자리에서 잠깐 반짝인다누군가는 접시를 모으며 살고누군가는 창 하나, 사진 한 장, 작은 책상 하나를 닦으며 산다나는잘 정돈된 진열장 대신눈 내린 양떼목장 사진 한 장과글을 쓰기 위해 밀어 만든 자리 하나와계절이 제때 찾아오는 창을 가지고 있다하늘이 더 파래지는 쪽으로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나는 커피잔을 내려다보다가아직 오지 않은 만남처럼친구의 이름을 마음속에서 살짝 눌러 본다
우아. 제글을 다시 읽는듯한 시네요.한번.다가오는 원수산의 가을을 기다려봅니다.
첫댓글 어느 가을날
거실 창에
가을이 걸터앉는다
바람이 지나간 길 위로
주황 몇 장
노랑 몇 장
낙엽은 제 몸보다 가볍게 구른다
찬장 안 찻잔들
입을 다문 꽃들처럼 서 있다
흰 바탕에 분홍 꽃이 크게 핀 잔 하나 꺼내
햇빛 옆에 놓는다
탁자 앞으로 원수산이 달려와 앉는다
먼지 없는 하늘 아래
둥근 산봉우리들에
단풍이 천천히 불을 켠다
커피의 미지근한 온기가
두 손바닥 안에서 오래된 시간을 데운다
알밤 줍던 아이들의 가을과
서울 쪽에 두고 온 친구의 얼굴이
찻잔 가장자리에서 잠깐 반짝인다
누군가는 접시를 모으며 살고
누군가는 창 하나, 사진 한 장, 작은 책상 하나를 닦으며 산다
나는
잘 정돈된 진열장 대신
눈 내린 양떼목장 사진 한 장과
글을 쓰기 위해 밀어 만든 자리 하나와
계절이 제때 찾아오는 창을 가지고 있다
하늘이 더 파래지는 쪽으로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나는 커피잔을 내려다보다가
아직 오지 않은 만남처럼
친구의 이름을
마음속에서 살짝 눌러 본다
우아. 제글을 다시 읽는듯한 시네요.
한번.
다가오는 원수산의 가을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