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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미술) 이야기 스크랩 디워 현상:사촌이 논사서 배아프냐? 무섭다 난, 그러는 네가
여여 추천 0 조회 5 10.03.19 18:3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디 워'가 개봉 5일 만에 전국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역대 영화 개봉주 최다 관객 동원 수치를 기록했으며, 한국 SF영화의 한 '전범'으로 불릴 만한 영화의 감독으로서 심형래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기게 됐다. ‘영구와 땡칠이’도 있었고, 일련의 '우뢰매' 시리즈와 ‘아기공룡 쭈쭈’, ‘티라노의 발톱’, '용가리'로 이어지는 공용 시리즈도 있었지만, ‘디 워’의 전작인 용가리가 하나의 전기가 된다.

 

 

그저 '어린이영화'에 머물러야 했던, 혹은 머물렀던 그의 도전은 '용가리'에 이르러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기 시작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처참한 패배를 맛봐야 했던 것이 ‘용가리’의 결과였다. 한국 최초의 신지식인이 사기꾼으로 전락한 것은 어쩜 황우석 사건보다 더 큰 사건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황우석과 달리 자신을 속인 것 말고는 남을 속이지는 않고, 절치부심한 끝에 그 누구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테크놀로지의 영역에 도전했다.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은 곧 [개그맨의 전쟁]이자 [심의 전쟁]이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그에게는 남다른 성공 요인 역시 많았다. 첫번째는 심형래의 '파란만장한 인간극장'과 그 뒤에 숨은 '애국주의' 마케팅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언론과 평단에서는 "영화를 사유화한다"고 지적했던 심형래 감독의 에필로그가 되레 관객들에게는 영화가 끝난 뒤 박수갈채를 쏟게 만들고 있다.


두 번째 성공요인은 아주 아이러니하게도 아류 영화인에 대한 본류(사실은 자신들도 일종의 변방이지만 코메디언 출신에 비하면 본류) 영화계의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시기와 질투였다. 이송희일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한 영화감독의 저열한 비난이 특별히 가혹했다. 영화 '나랑 자고 싶다고 말해봐', '후회하지 않아' 등으로 유명한 독립영화계 이송희일 감독이 영화 '디워' 관련, 영화와 심형래 감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저 단순히 비판이 아니라 영화 '디 워', 심형래 감독의 열정, 특히 '디 워'를 응원하는 네티즌들에게 대해 '애국애족 벌거숭이 꼬마들'이라는 저열한 수준의 사감을 담아 퍼부음으로써 네티즌들의 공분마저 사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막 개봉한 ‘디워’를 둘러싼 요란한 논쟁을 지켜보면서 최종적으로 느낀 것은 막가파식으로 심형래를 옹호하는 분들에게 ‘디 워’는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는 점이다”라고 비판하면서 “‘헐리우드적 CG의 발전’, ‘미국 대규모 개봉’등 영화 개봉 전부터 ‘디 워’를 옹호하는 근거의 핵심 축으로 등장한 이런 담론들과 박정희 시대에 수출 역군에 관한 자화자찬식 뉴스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비판했다. 영화 비판이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의도를 가진 비판이라는 데서 문제를 처음부터 스스로 잉태하고 있었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그 놈의 열정 좀 그만 이야기해라. '디 워'의 제작비 700억 원이면 맘만 먹으면, 난 적어도 350개, 혹은 컬러티 높여 100개의 영화로 매번 그 열정을 말할 수 있겠다. 제발, 셧 업 플리스. 밥도 못 먹으면서 열정 하나만으로 영화 찍는 사람들 수두룩하다. 신용불량자로 추적 명단에 오르면서 카드빚내고 집 팔아서 영화 찍는, 아주 미친 열정의 본보기에 관한 예를 늘어놓을 것 같으면 천일야화를 만들겠다. 언제부터 당신들이 그런 열정들을 챙겼다고 참나.." 이같은 얘기는 영화계의 참담한 현실과 관련해 일침을 가했다고는 하지만 가난뱅이가 세상의 후덕하지 못함을 짜증내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나도 영화보지만 그렇게 조악하게 만든 영화는 안볼 것이니 걱정하지 마라.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좀 적당히들 했으면 좋겠다. 영화는 영화이지 애국의 프로파겐다가 아니다. 하긴 도처에 난립하고 있는 온갖 징후들로 추측해보면, 이 하수상한 민족주의 프로파겐다의 계절은 꽤나 유의미한 악몽의 한 철로 역사의 페이지에 기록될게 분명하다. 아, 덥다 더워."라는 글로 마무리 했다.


그래 맞는 말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괴물도 그랬고 디 워도 그랬듯이 재밌어서 보는 것뿐이다. 그 괴물을 1,300만명이 보고, 디 워를 천만명 이상(앞으로 1천만명은 되겠지)이 보는 것을 그저 민족주의 프로파겐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신병일 것 같다.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면 왜 그런 프로파겐다에 자신은 기대볼 생각을 못하는가 묻고 싶었다. “맘만 먹으면, 난 적어도 350개, 혹은 컬러티 높여 100개의 영화로 매번 그 열정을 말할 수 있겠다”는 그 열정을 왜 이상한 데 쏟느냐 이 말이다. 


김기덕이 한 것과 똑같은 그 엉뚱한 짓거리를 한 이송희일 역시 네티즌의 맹폭을 받고 블로그가 접속자 폭주로 다운된 상태지만 그것은 사이버 테러가 아니라 스스로 자초한 업보인 것이다. 지금도 각종 포털과 게시판에 이글과 관련, 열띤 공방전을 펼치고 있으며, 비난도 더욱 거세지고 있는데,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사건이 또 다른 또라이급 감독에 의해 연출되기도 했다.


4일 오후, 역시 이름부터 만만찮은 영화사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송희일 감독의 글에 대해 동감을 표시하면서 한 마리 불나비가 되기를 자처했다. 김조광수 대표는 이송희일 감독의 글에 대해 좀 감정적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밝혔다. “나 또한 ‘디 워’의 애국심 호소 마케팅이나 심형래 감독의 ‘충무로에서 자신을 배척했다’ 내지는 ‘개그맨 출신이라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다’는 식의 발언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이송희일의 글이 조금 감정적이긴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닌데 왜들 그리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며, “자기들이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인신공격을 해댄다면 어디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래서 ‘디 워’를 더 보기가 싫어졌다며 “심형래 감독과 ‘디 워’를 옹호하는, 아니 너무 전폭적으로 지지 찬양하는 이들은 제발 이성을 찾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참 이름처럼 세상을 모난 돌처럼 사는 게 취미인 이상한 인간들 같다. 자신들의 영화평이 그저 평이 아니라 인신공격이었는데, 그러고도 자신들을 비판하는 게 인신공격이라는 적반하장을 누가 말리겠는가?


그런 식의 비판은 영화평도 아니고 그저 악담일 뿐이니 적어도 일가를 이룬다는 1급 영화감독이나 영화사 대표의 몫은 아니었다. 예술가가 배고프다는 것을 무슨 자랑으로 아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모를 일이다. 그런 인격 수양 상태를 가지고 무슨 예술을 한다는 것인지, 옛날 괴물이 한참 뜰 때 배 아파 하다가 혼자 바보 된 김기덕 감독이 생각난다. 왜 영화계는 역사를 배우려 하지 않는가, 똑같은 일을 붕어족처럼 반복하는가?

 

 

 

아무튼 그런 두 사람, 영화감독과 영화사 대표의 저주에 가까운 쌍고동 악평은 오히려 '디 워'에 대한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미련스런 공룡시리즈라는 외길을 걸어 마침내 할리우드에 입성한 심형래 감독의 개인사에 선구자적인 이미지까지 덧칠함으로써 '디 워'를 넘어서 심형래 개인에 대한 신드롬으로 진화했다. '왕의 남자'가 이준기 신드롬과 영화의 힘으로 열혈팬을 거느렸지만, 이번에는 ‘디 워’라는 특정 영화로 인해 감독이 신드롬을 얻게 된 것이며, 이러한 신드롬은 한국영화계에 유례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디 워'를 비판한 이송희일 감독과 김조광수라는 기인의 기행도 이런 신드롬 창출에 한 몫 했으니 혹시 짜고 치는 고스톱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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