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통계 속 숨겨진 고통,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숫자들
2024년 한 해 동안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수는 총 14,439명(잠정 추계)에 달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4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숫자가 끝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자살 시도가 자살 사망자 수의 최소 40배, 많게는 100배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다. 즉,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인원은 최소 57만 명에서 14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한 적 있는 국민은 약 250만 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5%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청소년과 20~30대 청년층, 고령층에서 자살 관련 지표가 심각한 수준을 보이며 우리 사회의 취약한 정신건강 인프라를 드러내고 있다.
자살은 개인의 선택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자살 뒤에는 평균 최소 6명 이상의 가까운 가족, 친구, 동료가 ‘자살유족’이라는 깊은 고통을 겪는다. 이들은 심리적 충격, 죄책감, 우울증, 불안장애 등 복합적인 정신적 외상을 안고 살아간다. 자살유족이 겪는 고통은 종종 또 다른 자살로 이어지는 연쇄고리를 낳는다.
이러한 절박한 현실 앞에서 생명존중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필자는 기독교자살예방센터에서 생명보듬이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생명보듬이 전문교육 1급강사증’을 취득한 자살예방교육 강사로서, 치유농업 프로그램 기획과 교육 과정에 이 생명존중의 철학을 반영해왔다. 특히 치유농업 강의와 현장 교육에서 자살예방과 생명회복의 요소를 결합한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치유농업은 농업활동을 통해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유도하고, 생명 존중의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통합적 치유 방식이다. 국내에서도 농촌진흥청이 치유농업사 국가자격을 도입하며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으며, 필자는 지난 10년간 사회적 치유농장인 '풀꽃농원'을 운영하며 자살위험군, 발달장애 청소년, 우울증을 겪는 노인들과 함께 치유농업 활동을 진행해왔다.
특히 필자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감정텃밭 프로그램'은 자살 유가족의 심리회복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은 계절의 흐름 속에서 씨앗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며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회복하고 상실의 아픔을 자연 속에서 어루만질 수 있었다. “식물이 자라는 걸 보며 나도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는 어느 참가자의 말은 치유농업의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치유농업은 단지 정원 가꾸기가 아니다. 농업이라는 생명산업을 통해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필자는 치유농업사, 도시농업관리사, 스마트폰활용지도사, 시니어디지털금융교육 주강사로서 치유농업과 디지털 교육을 접목한 다양한 사회적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으며, 신한은행 38년 근무 경력과 기독교 신학교와 신학대학원 졸업자의 생명관을 기반으로, 보다 넓은 시각에서 생명살림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단순한 통계 너머에 있는 고통을 들여다보고, 따뜻한 손을 내밀어야 할 시점이다. 치유농업은 그 손을 건넬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살 예방 정책 속에 치유농업을 적극 포함시켜야 하며, 자살 유가족 지원에 있어 자연 기반 치유 프로그램 도입이 절실하다.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 생명을 다시 일으키는 일에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치유농업이 동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김동영 / 치유농업사, 생명보듬이 1급 강사, 풀꽃치유산업연구소 대표, 도시농업관리사, 시니어디지털금융교육 주강사, 스마트폰활용지도사, 원예닷컴 기자
※이 글은 인터넷 신문 '원예닷컴'에도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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