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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일어난 기습에 반가웠던건 나 뿐이였을까? 마침 심심하던 찰나에 일어난 역습이라니 참. 하긴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리는데 뭐 그들이라고 밟혀서 찌그러질 상대들은 아니니. 기지개를 펴며 하나도 빠짐없이 챙겼다. 가면, 망토 그리고 날 지켜 줄 지팡이까지. 준비가 됬다. 이젠 그때의 그 멍청한 짓은 할 생각은 없다. 거리를 나가보니 내가 생각했던 상황은 아니였다. 분명 이기고 있어야 하는 선배들 그리고 에렌선배 조차도 쓰러져 갔다. 어찌된 일인지는 몰라도 일단은 싸워야했다. 또 다시 나약한 모습으로 선배를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았기에 주구장창 지팡이를 휘두르며 그들을 제압했다. 날 멍하니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빠 뒤를 돌아봤고, 무슨 속셈인지 뒤에는 나에게 지팡이를 겨누고 있는 그를 볼 수 있었다. 미쳤다 정말. 어찌 이곳에 그가, 왜 나에게, 어떤 심정으로, 이런 짓을 펼치고 있는지. 방심한 사이 아니 방심이 아닌 안심한 사이 그는 나에게 주문을 외쳤고 나의 지팡이는 날아갔다. 날 지켜주던 그가 없는 5년간 대신 날 지켜주던 지팡이가 주문을 외치는 순간 그와 함께 날아간 것 같아 허탈한 마음 뿐 이였고, 나의 표정을 봐서인지 그는 생뚱맞게 안부는 커녕 나에게 키를 물었다. 분명 그도 이럴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슬퍼하며 아파하고있다. 매번 그는 나보다 강했기에 내색을 하지 않지만 난 이미 그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이미 우린 서로를 바라보며 반갑다며 기쁘게 웃을 수도, 보고싶었다며 슬피 울 수도 없는 상황이 왔다. 이번엔 좀 많이 나쁜 쪽으로. 그가 웃는다. 그렇지만 평소와는 다른 쓴 웃음이다. 그러다 또 다시 지팡이를 휘두른다. 봄바르다 내가 외친 주문이 아닌 그가 외친 주문. 왜 이리 굳세진 건지 어찌 이리도 달라진 건지. 그냥 체념한 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날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그도 지팡이도. 파편들이 튀어오르고 나에게 상처들을 내며 떨어졌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그저 드는 배신감에 사로 잡혀 낭비한 5년에 대한 생각을 되새김질 하였다. 뭐 이젠 그의 감정따위 신경 써 줄 여력도 그가 날 대하는 태도를 보니 그를 안타까워 할 마음도 사라졌다. 상처를 치료해 주고 싶지만 상황이 그럴 수 없다? 그는 그의 머릿속을 잠재우려 나와 그의 마음에 변명스레 말을 던져나갔다. 자신의 머릿속을 위해 그리고 그의 편안한 마음을 위해. 그리고 동정심을 유발할 생각도 없었다. 다들 흔히들 말하는 복수심? 그건 아마 곧 생겨날 예정일 것 같다. 입술을 꾹 물은 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분명 이 싸움은 불공평했다. 내가 어떻게 나올 지 몰라 지팡이를 날린 건지. 나의 나약함을 일깨워주려 이리 행동하는 건지. 뭐 어찌 됬건 그냥 그는 비겁한 싸움을 하고있고 고작 그딴 실력에 죽어 줄 생각은 없다. 스투페파이 그가 쏘아낸 주문에 붉은 빛이 보였고, 그가 흐릿해지며 난 눈을 감았다. 일어나자마자 보인건 그가 아닌 내 지팡이. 역시나 5년은 갔고, 결국 또 나에게 남은 것은 지팡이와 생각들. 그리고 숙제 늘어나듯 생긴 나의 복수심은 주체 할 수 없었고 애꿏은 벽에 주문을 쏘며 소리치며 말했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나에게는 네가 최고로 보였다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 하지않나? 나와 한 약조는 생각지도 못한체 어찌 그리 경솔하게도 지팡이를 겨눈건지. 결국 잡종 그리고 멍청한 머글들과 다를 것이 없구나. 너는. 말도 안되는 동정심에 사로 잡혀 이제 적일 뿐 아무런 연관이 없는 나 하나 죽이지 못하고 고작 한다는 짓이 이렇게 사람을 비참하게 남겨놓고 간다면 그에 따른 복수? 아니지 살려준 보상을 똑똑히 보여줄테니 뭐 기대하라고. 그래도 감사해 쓸데없이 날 동정했더라면 뭐 목숨? 그딴건 이미 여기 없었을테니. 역시 멍청해. 멍청해. 멍................청.............해. 아니 똑똑한건가? 끝까지 그를 원망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이젠 지쳐버렸는지 일렁이는 바람에 쓰러지듯 내 애착은 사라지고 거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을 복수심 그리고 원망에 사로잡혀 좋았던 기억마저도 허무해진다. 뭐 이건 좋은 쪽으로. 여전히 말은 독하게 눈은 슬프게 그리고 심장은 그를 찾으며 머리는 그를 멀리. 이번에는 좋은쪽으로? 아님 나쁜쪽으로? bye의 사전적 의미. 1. 안녕 2. 부전승 부전승. 부전승. 부전승. 부전승. 부전승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