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동정 KBS 보도와 문창극의 낙마, 조전혁의 투쟁 외 * 신문을 읽고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아 가고 싶은 마음에서 정리해 봅니다.
5. ▣ KBS 보도와 문창극의 낙마 4. ▣ 조전혁 전의원, 홀로 전교조 조직에 맞서 싸우다 3. ▣ 권은희 여론 2. ▣ 안하무인(安下無人) 1. ▣ 세월호 참사를 낳은 메커니즘 세 가지
---------------------------------------------------------------------------------
5. ▣ KBS 보도와 문창극의 낙마
*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은 2014년 6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받았다. 이튿날 11일에 KBS저녁 9시 뉴스는 문창극 후보자를 비판하는 보도를 했다. 문후보자가 2011년 온누리 교회에서 장로자격으로 신도들을 상대로 한 교회 안에서의 강연 내용중에서 극히 일부를 편집 보도한 것이다.
* 이 강연 동영상은 케이블 CGN TV 홈페이지에 자작권법에 의한 저작물로 등록돼 있었다. KBS는 허가도 받지 않고 불법으로 가져다가 사용하면서 임의적으로 <화면제공 CGN TV>라는 자막까지 내보냈다. 마치 CGN TV가 KBS의 폭로성 보도에 협조라도 한 것처럼 끌어 들인 것이다.
* 그런데 문제는 강연의 내용 70분 중에 거두절미(去頭截尾) 앞뒤 다 자르고 단 몇 분으로 줄이면서 내용의 맥락을 변질 시킨 것이다. "일제 식민지배와 이어진 남북 북단은 하느님의 뜻이었다"고 말했다 거나, 또 다른 강연에서는 "친일파 윤치호를 높이 평가한다" 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 KBS의 이 보도 이후 여론이 들끊었다. SNS글들이나 여론은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역사관 민족관을 가진 친일 반민족자로 몰아갔다. 야당은 펄펄 뛰며 반대하였고, 여당 일각에서 조차 부적합하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 20일 MBC가 문후보자 관련 긴급 대담을 편성하면서 교회강연중 43분가량을 공개했다. 문제의 부분이 과연 문제가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도록 한 것이다. 토론 중에 손석춘 교수(건국대)는 공영방송이 저렇게 오래 틀어도 돼나? 홍성걸 교수(국민대)는 KBS가 앞뒤 다 자른 것은 괜찮고, MBC가 전체 다 트는 것은 안 되나? 하고 논란을 벌렸다. 이후에 국민들은 KBS가 심각하게 사실을 왜곡 조장했다는 인식을 하게 되고, KBS의 거두절미 짜깁기 왜곡 보도는 절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들끊기 시작했다. 각계인사 483명이 문후보에게 진실을 밝힐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우여곡절 끝에 문후보는 청문회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임명자인 박대통령이 여론이 안 좋은 것을 보고 청문회로 과감히 밀어 붙이지 못하고 미적거렸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관한한 박대통령은 소심했다고 볼 수밖에 없고 안대희에 이어 문창극까지 연이어 총리후보가 낙마하면서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결국 정홍원 국무총리를 재신임하여 유임시켰다.
* 그렇다면 KBS가 폭로한 "일제 식민지배와 이어진 남북 북단은 하느님의 뜻이었다"고 한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 식민지배도 분단도 정당화 한 친일 반민족주의자라서 그런 말을 한 것인가? 나는 교회에 다니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모세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민족을 구출하여 홍해바다를 건너왔지만, 곧바로 안정된 낙토로 가지 못하고, 오랫동안 황량한 광야를 헤매었는데, 이런 시련은 다 하늘의 뜻이었다고 교회는 설교한다. 영광도 시련도 다 하늘의 뜻이다. 문창극은 우리 민족에게 시련을 주는 것은 더 고난으로 단련시켜 더 큰 영광을 나중에 주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이러한 위기와 도전을 이겨낸 위대한 민족' 이라는 맥락에서 한 말이었다.
* 더우기 이분의 할아버지는 독립운동가였다. 무엇이 아쉬워 친일하겠는가? 2011년에 4월에 독도를 직접 둘러보고 해양경찰들을 위로하는 세족식에서 대원들의 발을 직접씻어준 경험을 <독도의 밤>이란 컬럼으로 썼고, 안중근 숭배자이다. 이런 감동적인 미담을 소개했더라면 여론이 그토록 악화됐겠는가? 언론도 야당도 '사촌이 논 사면 배아픈' 심정으로 계속 국정의 발목만 잡는다면 우리나라의 발전은 요원하다.
* KBS는 문창극의 말중에 "일제 식민지배와 이어진 남북 북단은 하느님의 뜻이었다" 고만 언급하고 그 뒤에 '왜냐하면~ ' 하고 그 이유를 든 부분을 고의적으로 생략해 버림으로써 '일제의 강점기는 참 잘된 일이었다.' 고 말한 것처럼 왜곡한 것이다.
* 문창극의 경우처럼 편집하면,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사>>도 친일반민족의 형편없는 책이 되고, 함석헌은 형편없는 인물이 돼 버린다. 함석헌의 책에서 '일제시대도 38선도 하나님이 그은 금' 이라고 한 부분까지만 읽는 다면 그렇다. 문창극은 아마도 이 함석헌 선생 책을 공부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KBS식으로 편집하면 사회의 학자 정치가 유명인 어느 누구도 언행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KBS 보도진이 앞 뒤 문장 맥락으로 내용의 진의를 파악도 못하고, 말귀를 못 알아듣는 수준이하의 인물들이 앉아서 방송을 운영하였거나, 그게 아니라면,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이 분명하다.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건과 관련하여 발언을 잘 못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물귀신처럼 길환영 사장을 물고 늘어졌고, 그 와중에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 이란 자들이 파업을 해서 한동안 방송이 파행을 거듭하더니 졸렬한 수습책으로 사장을 해고했으며, 사장이 없는 틈에 크게 한 건 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 이념 갈등, 정쟁에 존재하지만 공영 방송 너 마저도 거기에 춤을 춰서 되겠는가? 공영방송은 공정하고 진실된 것만을 방송하여, 사회의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고 사회통합에 힘써야 하는 것이 책무이거늘 방송을 팽개치고 파업을 하고, 거두절미 왜곡 보도를 하여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는데 앞장선다면 왜 존재해야 하나? 왜 전국민이 시청료를 내야 하는가?
* 인사청문회는 이 사람이 국정을 추진 할 자질이 되는 지를 파악하는데 주력해야 하는데, 엉터리 마녀사냥식으로 언론과 여론에서 사상 검증에 발목 잡아 청문회도 개최하지 못하고 낙마시키는 것은 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키는 것이다. 광우병 공포 촛불광란 이후 MBC는 요즘 자숙하는 모습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KBS도 이번을 계기로 크게 반성하고 개혁해야 한다.
* 이명박 정권 초기에 광우병 공포를 유발해 촛불시위 광란을 일으키게 한 저 MBC의 작태와 다를 바가 없다. MBC가 이명박 정부 초기 국정의 발목을 잡더니 이번에는 KBS가 박근혜 정부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 KBS의 이 왜곡보도로 유능한 한 사람 바보 만들었고, 국정에 차질을 가져다주었다. 우리 국민들도 친일파~ 운운하고 선동하면 그만 여론이 나빠지는 이 단순한 의식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반성과 개혁을 하기 전에는 KBS 시청료 올려 줘서는 안 된다. 앞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KBS에 무슨 견책을 내릴 것인지가 궁금하다.
4. ▣ 조전혁 전의원, 홀로 전교조 조직에 맞서 싸우다
*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소속 교사 명단을 그의 홈페이지에 공개하려하자, 법원은 공개하지 말것이며, 만약 공개하면 하루에 3000만원씩 전교조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조전혁은 공개를 강행했으나, 나흘만에 내렸다.
* 조전혁 전 의원, 현 명지대 교수는 2014년 경기도 교육감에 출마하였으나 낙선했다. 선관위로 부터 돌려받을 선거보전 비용중 12억 9천만원(일인당 10만원씩 배상)을 전교조가 압류했다. 2010년 전교조 교사 명단을 인터넷 공개한 손해배상금이다.
1,2차에 걸쳐서 전교조 교사 8400명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2014년 7월 24일 대법원은 확정 판결했다으며, 조전혁은 패소 당했다.
* 전교조는 2014년 6월 19일 서울행정법원 재판에서 법외노조로 판결을 받았다. 내부적으로는 '해직교사도 가입할 수 있다' 는 불법 조항을 숨기고 1999년 합법 노조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 조전혁은 대법원 판결에 앞서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 "전교조에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의 근거 중 하나는 전교조 명단 공개가 노조의 단결권을 침해했다는 것이었으므로 지금은 법외노조인 교조에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없다. 노조가 아니라 교원 상조회 회원 가입 여부를 공개한 것에 불과하다. 선거 보전비용은 출마자가 국가에 당연히 요구하는 채권이 아니라 선거공영제를 위한 지원제도이므로 채권이 아닌데 채권이라고 압류했으니 무효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법해석을 둘러싸고 법원도 당사자도 제각각의 해석이다. 그 귀추가 주목되었으나, 결과적으로 조전혁은 패소했다.
* 아래-동아일보 2014-07-26 횡설수설 <조전혁의 끝나지 않은 전쟁> 에서 ▷그는 재산을 압류당했다. 국회의원 때는 세비를 전액 차압당했고, 명지대 교수 시절에도 월급의 절반을 압류당해 근근이 생활했다. 그는 비록 패소했지만 학부모와 학생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인 만큼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판사님의 자녀를 전교조 교사가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빨치산 추모제에 데려갔다면 판사님은 어떻게 하셨겠습니까”라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대법원 패소 확정에 승복하며 명지대 교수직까지 미련 없이 내던졌다. 사퇴 이유를 묻자 “대한민국의 지식인으로서 확정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법을 이용만 하지 말고 법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며 전교조를 겨냥했다. 전교조가 법원의 법외(法外) 노조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교수도 그만뒀으니 강연과 기고, 방송 출연을 하면서 받는 돈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전교조와의 전투에서 패배한 ‘투사 조전혁’이 한국 교육의 미래를 위한 전쟁에서는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3. ▣ 권은희 여론
* 새정치연합은 권은희 후보를 '이 시대의 양심이고, 용기이고, 정의'라고 치켜세우며, 7.30 광주 광산을구 보궐선거에 새정치연합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 언론에서 떠도는 '남편 재산 축소' 및 '탈세' 의혹들 권 후보에 대한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권 후보는 자신과 배우자의 총재산이 5억8000만원이라고 선관위에 신고했지만, 권 후보의 남편 남모씨가 40억대의 부동산을 개인 및 회사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씨는 “급하게 재산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불찰이다. 현행 선관위 신고 절차와 규정을 따랐을 뿐 재산 축소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 논란의 여지 ; 누락된 재산은 법인(회사소유)의 재산이라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는 선관위 해석이고, 본인도 법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명의가 회사라 하더라도 100%~40% 지분을 소유하면 실제적으로 그 지분만큼은 개인재산이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고 폭로하여 야당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1,2심에서 김용판은 무죄가 되었다. 권후보와 야권은 법의 판결을 부정했다. 문제는 법인재산이라도 실제 주인은 남편 재산인데, 법이 그렇게 돼 있으니 하자가 없다. 법의 맹점을 이용하여 법을 내세운다. 문제는 유리하면 법, 불리하면 법을 부정한다는 점이고, 내부 폭로로 한건하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국회의원 공천 한자리 준다는 나쁜 사례를 남겼다. 권은희를 공천한 안철수는 잘못된 공천에 대하여 말이 없다. 이렇게 당리당략으로 어물쩡 넘어가는 것이 새정치라는 듯이.
* 새누리당 비판 -2009년 부터 3년간 재산 소득세 0원에서 어떻게 3년만에 상가 15채를 소유하나? -변호사 시절 위증 교사, 경찰로서 국정조사 위증, 국회의원 출마 말 바꾸기, 석사 논문 표절, 재산 축소 신고, 의도적 세금 회피 등 <거짓말 6관왕>이다. -재산 축소나 탈세 등의 인사를 야당이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지역에 정략적으로 부적격한 후보를 내세움에 따라 유권자들은 농락당한 기분이 들 것" -야당에서는 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을 집중 제기하여 낙마 시켰다. 이정도 의혹이라면 인사청문회였다면 권 후보는 대상도 되지 못했을 뿐더러 벌써 낙마했을 것.
* 권은희를 두둔하는 소설가 공지영 ; “뉴스타파도 권은희도 지지한다. 언론은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맞고, 권은희는 지금 재보선 (야당) 최고의 희망이다. 국회의원을 뽑는 자리지 聖女를 뽑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정부인사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의 잣대로, 자기편 의혹에서는 관대한 잣대로, 소설가가 이런 요술같은 잣대도 가지고 있군요. 진작에 총리도 장관도 聖人을 뽑는게 아니라,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라고 말했어야 하지 않았나? -----------
7.30 재보선결과 권은희는 광주 광산을구에서 당선 됐으나 전국 최하위 투표율을 기록했고. 당 자체가 엄청난 후폭풍에 휘말렸다.
♣ 김한길 안철수 체제는 그들이 사퇴 함으로써 4개월여 만에는 무너졌다. 야당의 실패에는 원칙과 명분이 없는 공천 파동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새정치’가 실종됨으로써 야당은 존재감에 상처를 입었다. ♣ 박영선 비대위원장 체제로 바뀌었다. "비가 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길을 오른다" 양광모 시인 시구를 트위트에 올리며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 * MBC기자출신, 2004년 열린우리당 대변인 발탁됨. ♣ 새정련의 자기 비판 * 문희상 의원(김대중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노무현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안돼, 나라 망하고 집권하면 뭐하나? 무엇보다 계파 싸움 그만 둬야"
* 우원식 의원 : "공천하면 곤란하다 싶었던 권은희를 공천해 패했다. 권은희 하나 얻고 모두 다 잃었다."
2. ▣ 안하무인(安下無人) ♣ 중앙일보 2014.07.22 / [강민석의 시시각각] <안철수 천막정치 감상법>에서 줄임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가 2014년 7월 21일 수원에 천막을 쳤다. 열흘간 집에 안 가고 천막 등에서 숙식하며 선거를 지원할 거라고 한다. 7.30재보선 수원병(팔달)구에 출마한 손학규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손학규가 죽으면 안철수도 죽고, 손학규가 살면 안철수도 산다.
*요즘 여의도에 ‘안하무인(安下無人)’이란 말이 떠돈다. 뵈는 게 없다(眼下無人)는 뜻이 아니라 ‘안 대표에겐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김종인·윤여준·최장집 같은 멘토그룹이 줄줄이 떠났다 해서 나온 말일 수도 있지만, 야당이라는 메마른 사막을 홀로 걷는 지금의 안 대표 처지를 빗댄 말일 수 있다.
*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풍우동주(風雨同舟)’를 말했다. ‘폭풍우 속에 한 배를 탄 사이’라는 뜻이다. 당장 안철수·손학규 관계가 ‘풍우동주’ 같다. 비바람이 멈추면 다시 각자도생(各自圖生)하겠지만 말이다. ---------------------------------
1. ▣ 세월호 참사를 낳은 메커니즘 세 가지 ♣ 중앙일보 2014.07.22/ [송호근 칼럼] <골든타임은 또 유실되는가?>에서 가림 송호근(서울대 교수·사회학)
* 빨리빨리 하기로 세계적으로 소문난 한국인이 유독 사태 수습에는 암울할 만큼 느림보 걸음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납기일에 맞춰 주문 상품을 제조하거나 대형 아파트 단지를 순식간에 건설하도록 독려하는 이 ‘빨리빨리’ 유전자는 그러나 대형 참사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는 그 유별난 끼를 발휘하지 않는다.
* 세월호가 침몰한 지 98일째, 실종자 10명은 아직 어두운 바닷속에 잠겨 있고 300여 명의 어린 생명이 수장된 원인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언론 방송이 제각각 건져 올린 크고 작은 요인들을 서로 잇대 붙이는 방식으로 궁금증을 풀어 왔을 뿐이다.
최장집 교수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를 낳은 메커니즘을 세 가지로 지적했다(중앙일보 7월 9일자).
첫째는 국가 업무의 외주화와 역으로 확산되는 공적 책임의 희석화다. 예컨대 언딘이나 한국선주협회로 재난구조와 관리 업무가 외주화될수록 이윤 추구의 연쇄 고리가 승해지고 책임 소재는 오히려 약화되는 것.
둘째, 위험사회의 ‘위험’이 불특정다수에 적용되는 선진사회와는 달리 재난 위험이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되는 한국의 현실.
셋째, 도덕적 의무감의 내면화와 실행의지를 소멸시키는 비정규직의 양산. 이 세 가지 바탕 인식으로부터 출발해야 ‘뼈를 깎는 대오각성’ 내지 ‘안전선진국’에 부응하는 국가혁신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은 세계적으로 유별난 효율성, 이윤, 시장경쟁에 매몰된 사회를 형평성, 상호호혜, 공동체정신이 살아나는 공간으로 이전시키는 범국민적 자각이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