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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세세하게, 나름대로 열과 성을 다하여 작성했지만!
어차피 공무원들은 제대로 읽지 않을 게 빤했다. 이 나라 공무원들은 자기 밥그릇에
이상여부에만 관심이 집중된 집단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안다. 타인(국민)들의 삶에는
일체 관심이 없다는 것도 말이다.
그리하여 최대한, 썼던 글을 짧게 편집하다보니, 개~판이 된 것 같다는!
태안군 내 등산로(일부 역사·문화재) 실태 종합보고서
시행기관: 태안군청 환경산림과 산림경영계
조사 보고자: 이순의(일명: 숲길체험지도사/ 기간제 근로)
기간: 2016년 3월 21~5월13일
그동안 담당부서에서 건네준 목록에 등재된 19곳의 등산로와 내 임의로 결정한 3곳의 문화 유적지를 탐방해 보았다.
제1장
*등산로/숲길이 유지되고 있는 곳
태안읍 백화산/ 소원면 만리포 인근 국사봉/ 원북면 이화산(제1봉 한정)
/안면도 방포 등산로/ 안면도 샛별해수욕장 인근 국사봉/근흥면 적막산
위에서 예로 든 등산로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관계로 숲길 명맥은 유지되고 있는 상태. 샛별해수욕장 인근의 국사봉을 제외하면 굳이 정비하거나 관리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쓰레기가 가장 큰 문제다.
백화산은 임지 내 외로 오래된 쓰레기들이 많다
만리포 국사봉 입구 주변에도 작년에 보았던 쓰레기들이 그대로 있었다.
나머지 등산로 주변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태안군 차원에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예산을 투입한다는 백화산. 지금까지처럼 주먹구구식이 아닌, 좀 더 세밀하게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의 설계와 관리가 뒤따라주면 좋겠다는.
*등산로/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으나, 관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곳.
1.근흥면 두야리/구수산
그곳 역시 아직은 훼손되지 않은 산림이지만, 접근성이 그다지 좋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어느 민간인이 A-4용지에 코팅한 구수산의 역사적 가치가 눈에 들어왔다. 백제시대 때 퇴뫼식 산성을 쌓아 구한말까지 국가 방위적 관방시설로 이용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좀 더 자세한 역사기록물들을 발굴해 안내하고, 그에 따라 등산로를 정비한다면 좋겠다.
1.이원면 당산리/가제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만(灣)이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가로림만을 가감 없이 볼 수 있는 곳이다. 가제산 등산로를 따라가면 바로 그 아래, 매순간순간 시시때때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가로림만 정경을 생얼로 볼 수 있다.
1. 원북면 청산리/이화산
이화산은 제6봉까지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 등산로로써 매우 잘 활용되고 있는 곳은 제1봉까지 만이다. 멧돼지가 출몰한다는 나머지 다섯 개의 봉우리는 정비가 되지 않고 있는데, 그곳 역시 가로림 내만(內灣)의 아기자기한 정경이 바로 옆에 펼쳐지는 해안지대이다. 가로림 내만의 그윽한 풍경이 아름답다. 이화산 등산로와 가제산 등산로를 잇는 둘레 길을 만든다면 태안지역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다만 곳곳에 송전철탑이 옥에 티처럼 세워져 있어서 볼썽사납긴 하다.
1소원면 송현리/담배산
우선은 ‘담배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역사성이 존재한다. 일제 강점기의 공출강탈로 마을 사람들이 피울 담배가 없어, 일본제국의 눈을 피해 산속 깊은 곳에 담배를 심었다가 사용했다고 하여 담배산이 되었다는. 또 하나는,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1.근흥면 도황리/채석포 인근
접근성도 좋고 관광지 주변이라서 활용도도 나쁘진 않지만 중간지점에 산불로 인한 임지 손실로 그다지 매력적일 수는 없다. 그나마 면소재지 쪽으로 이어지는 긴 숲길의 산림이 아직은 파괴되지 않아서, 숲길을 정비하여 산책로를 만든다면 좋겠다.
1. 소원면 신덕리/일모산,명월산
등산로 입구에서 첫 번 째 만나는 명월산은 완전 벌거숭이(벌목)다. 등산로로써 가치는 상실되었고, 일모산 역시 한쪽 면은 아주 깔끔하게 이발이 되었다. 면소재지 건너편, 마을을 통해서 올라가는 등산로 일부는 참 아름다웠다. 그리고 만리포 중학교 뒤쪽의 임도를 통해서 올라가는 등산로 또한 그런대로 숲길로써 가치는 있었다. 정상의 휴식 터를 좀 더 잘 가꾼다면 좋겠다.
그 산 아래, 탐방하다 알게 된 ‘숲속의 필란드’ 펜션 주인장께서 무엇보다도 나무를 사랑하는 분이고, 나름 소신도 있어서인지 펜션 주변이 정갈했다. 그 펜션을 찾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일모산 등산로와 등산로 정상의 휴식처, 그리고 마을 쪽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를 잘 보존 유지하면 좋겠다.
*등산로/ 굳이 등산로유지의 명분이 떨어지는 곳
1.안면도 창기리 / 복조산
접근성은 좋으나 주변 산세와 여건을 볼 때, 굳이 등산이 매력적이진 않아 보였다. 산 정상이 주는 전망의 역할도 그다지 신통치 않은데다 숲길의 특색이 돋보이지 않았다.
1. 철마산(소원면)
우선은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그러나 아쉽기는 하다. 아직은 훼손되지 않은 산림과, 방바위, 권총바위, 옻샘, 절샘 등등을 잘 연결시켜 등산로를 만들면 좋겠지만. 더구나 국도변에 철마산 관련 안내 팻말이나 지도 따위도 없는데, 굳이 누가 그곳을 찾아 들어가 보겠는가?
1.매봉산(소원면)
주변 거의가 벌목지이거나 아주 강력한 간벌지인 관계로 등산로로써의 가치는 상실 상태다. 또한 매봉산 정상엔 대형 안테나가 설치되어 접근이 차단된 상태이다. 등산로를 접근하는 입구도 막혀 있었다.
1.안면도 기지포 솔밭(국사봉)
길도 소실되었지만, 중간에 해변국도가 신설됨에 따라 위험하기도 하고, 중간엔 마을들이 끼어있어 기지포 솔밭에서 국사봉까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국사봉이라는 의미도 상실되었고, 그러나 전망지로서는 안성맞춤이다. 전망대 역할로써 그 봉우리를 활용하려 한다면, 77번 국도에서 직접 올라가는 쪽으로 해야 한다. 해당 지역 77번 국도변에 안내판과 안내 팻말을 설치하고 등산로를 정비하면 된다.
1.원북면 성대산(성주산)
태안화력 방향 내리막 도로에 등산로 입구가 있다. 그 도로는 산업용 대형차량이 질주하는 곳이다. 우선은 안전하지 않다. 거리도 가깝지 않다. 산업도로에 가까운 자동차 도로를 건너가야 한다. 면소재지 주민들의 편안한 등산로를 생각한다면 면사무소 뒤편, 접근하는데 안전한 곳에 만들면 좋을 것 같다.
1. 고남면 면소재지 뒤편 등산로
산 전체가 묘지로 조성되고 있어, 등산로로써의 가치는 완전히 상실되었다.
1. 안면읍 정당리/노루샘
그곳에 등산로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등산로 안내 표시가 없었는데, 다만 등산로를 만들었던 시기에 세운 탐방로개설 설명안내가 주변의 선명한 광고게시물에 묻혀 희미하게 존재할 뿐이었다. 77번 국도에서 안면암 쪽으로 진입하는 바로 그 코너에 등산로 입구가 위치한 것이 그다지 현명해 보이진 않았다.
등산로 중간 지점, 울창한 송림이 산림욕장으로써는 제격이겠지만, 산 정상은 전망할 무엇도 그렇다고 편안하게 휴식할 만한 공간도 되지 못했다.
*문화 유적지/ 소근진성
처음에 그곳을 방문하고는 그야말로 분노의 감정이 치밀어 올라왔다. 우리 역사를 돌아볼 때, 그리고 우리 고장에 그런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을 그토록 쓰레기장으로 방치하는 것에 대해서였다. 그리하여 탐방 업무가 끝나면 맨 먼저 그곳을 정비하리라 생각했었다. 산허리를 뚝 잘라 국도를 내서 그런지, 섬처럼 되어버린 그곳에 둘레 길도 내고 온갖 쓰레기들을 정리하면 역사 문화적 가치가 존중되는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만리포와 학암포 중간지대에 위치한데다, 바로 앞에 작은 포구를 끼고 있는 소근진성은 충청남도 문화재로 등재되어 있기도 한 곳이었다. 길도 정비되지 않은 상태일 뿐만 아니라, 성곽 주변 이곳저곳이 밭으로 경작되고 있는데다 농업용 비닐무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었다.
그런데 최근 며칠 전 군청 담당자와 다시 방문해 보았는데, 성곽 위 산 정상이 벌목에 가까운 간벌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걸 묵도했다. 그렇잖아도 성곽 안 밖이 경작지로써 마구 파헤쳐져 엉망이었는데, 성곽 상부에서부터 주변 능선이 벌거숭이로 전락하는 광경을 보고는 아예 포기상태가 되어버렸다. 나의 천진무고(天眞武庫)가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랄까!
*문화 유적지/안흥성
성 전체가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다. 동서남북,4개의 성문도 마찬가지. 북문 쪽은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일반인 출입금지구역이 되었다.
단 한 명의 인력배치가 없는 소근진성과는 달리 안흥성에엔 ‘노인 일자리’ 5인과 문화해설사 1인이 상주하고 있었다. 또한 단 한 개의 의자도 없는 소근진성과는 천지차이로, 성 곳곳에 의자와 휴식시설이 있었다. 그러나, 성 입구만을 제외하고는 거의 관리와 정비가 되지 않고 있었다.
성 안쪽을 비롯하여 성 바깥쪽도 잘 정비하여 오솔길을 만들면, (그 유명한 유행가요 가사가 아니더라도) 상당히 운치 있고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돋보일 명소가 될 터인데 말이다. 안흥성 바로 옆, 길 하나를 사이에 둔 골프장은 그야말로 비까번쩍하게 갈고 닦아 안흥성과는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그토록 괄시와 홀대를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아주 자그마한 발자취라도, 조상들의 역사문화의 가치를 존중하여 이야기를 엮어 문화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이른바 선진국 유럽인들의 자부심을 부러울 뿐이다.
*문화 유적지/ 가영현 고택
백화산 인근의, 충남도청에서 지정한 문화재였다. 초가지붕도 잘 올렸고, 고택의 구조가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다. 고택 내부 일부는 현대식으로 개조해 살림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하필 내가 방문했던 날은 유난히 고택의 내외가 산만하고 지저분했다. 문화재로 지정했으면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관리가 제대로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제2장
*총론
이원면 가제산 등산로를 제외하고는 거의, 등산로 거리가 부풀려져 안내되고 있었다. 굳이 영문으로 표기한 안내 팻말의 내용이 어설펐다. 또한 대부분의 등산로와 문화재가 제대로 관리되기는커녕, 엉망이었다.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는 등산로의 경우는, 사람들의 잦은 왕래로 인한 유지였다.
정비 인력이나 예산(세금)이 좀 더 가치 있게 투입되고 활용되면 좋겠다. 예를 들어, 지리 지형 상으로 굳이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오히려 토양과 수질환경과 더 나아가 대기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방공사와 관개수로와 조경사업 등등이 그렇다. 난데없이 산야 곳곳에 시멘트를 도배하는 일은 누구에게 득이 되는 걸까?
특히 등산로 정상은 왜 꼭, 민둥산으로 만들어 놓는지 이해할 수 없다. 휴식을 취하라고 의자를 설치해 놓고는, 허허벌판이다.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후에만 산을 오르라고 강요하는 건가? 아니면 멀쩡한 대낮에 땡볕에 앉아 일광욕이라도 하라고 ‘배려’하는 건가?
예산(세금)이라는 게 결국은 모든 국민들 각각의 호주머니에서 털어내는 건데,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은 ‘국민’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예산이 배정되면 그 항목에 따라 좀 더 세심하게, 관찰과 성찰로 거시적 안목을 키우면서 집행해 준다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시로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야 할 것이다. 그에 따른 전문영역에 접근하여 공부도 해야 할 것이다. ‘환경산림과’라는 명칭에 어울리게, 환경과 산림과 사람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인력이 부족하다면 소신을 갖고 충원요청을 해보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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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수산 아랫동네 두야리에는 조선시대 근서면 면소재지가 있던 곳이며 노서하전형이라는 풍수상 형세를 갖고있습니다. 돌탑길은 금북정맥 능선이 지나가고있고요. 다만 등산로로 대대적으로 홍보되면 훼손될까 두렵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이미 그 지역은 파괴될대로 되었던데요? 글구 박근혜 정부에서 산야를 마음껏 개발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어서요, 요즘 온 천지에 개발열풍이랍니다. 제가 등산로 탐방을 하면서 돌아보니, 그야말로 역사 문화재 산림이 모조리 개발과 쓰레기들로 온통 난리입니다요
오히려 그러한 역사문화재가 존재하고 있다면 잘 다듬고 자료들을 발굴해 고증을 거쳐 교육적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