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1코스(운봉-주천) 답사기 ①
지리산 서북능선을 조망하며 걷는 길
*지리산 둘레길 1코스는 2회에 나누어 소개합니다.
●둘레길 1코스 개요
지리산 둘레길 1코스는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과 남원시 운봉읍 서천리를 잇는 14.3km의 길이다. 이 구간은 옛 운봉현과 남원부를 잇던 옛길이 지금도 잘 남아있는 곳이다. 회덕에서 남원으로 가는 길은 남원장으로, 노치에서 운봉으로 가는 길은 운봉장을 보러 다녔던 길이다.
이 구간은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하면서, 해발 500m의 운봉고원의 너른 들과 6개의 마을을 잇는 옛길(제방길)이 지금도 잘 남아있는 구간이다. 특히 10km의 옛길 중 솔정지와 구룡치를 잇는 내송-회덕까지의 옛길(4.4km)은 길 폭이 넉넉하고 노면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하여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솔숲을 즐기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구간별 주요 지명(순방향) : 주천면 - 내송마을 - 솔정지 - 구룡치 - 회덕마을 - 노치마을 - 덕산저수지 - 질매재 - 가장마을 - 행정마을 - 양묘장 - 운봉읍 (거리 : 14.3km, 난이도 : 중)
*답사일 : 2012년 6월2일(토)
지금부터 1코스 답사기가 시작됩니다.
아침 일찍 남원을 출발하여 인원에 도착, 인월에서 운봉으로 지리산 둘레길 2코스를 걷고 나서 다시 주천방향으로 1코스 답사에 나섰습니다.
1코스는 운봉읍 버스정류장을 지나 산림청 양묘장을 가로 질러 가는 길입니다. 버스 정류장에는 마침 남원에서 출발한 버스가 운봉 정류장에 도착하여 탐방객들이 많이 내리더군요. 이곳에서 2코스로 가는 사람과 1코스로 가는 사람들이 제각각 지도를 보며 길을 나서고 있었습니다.
<운봉읍 버스정류장. 마침 남원에서 온 버스가 둘레길 탐방객들을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운봉이 1코스와 2코스의 분기점으로 둘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1코스로 진입하는 길 안내 지도가 낯선 사람들에게는 좀 생소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도로 옆 밭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할머니에게 “주천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라고 물었더니 친절히 가르쳐 주시면서 하는 말씀이 “조금 있으면 주천 가는 버스가 오는데 그 버스 타고 가면 된다.”면서 “날씨도 더운데 왜 걸어 가냐?”고 하시더군요. 둘레길을 걸으러 일부러 멀리 서 온 사람들에게 버스를 타고 가라는 할머니의 말씀에 미소를 머금으면서 출발했습니다. ㅎ
<버스 정류장에서 양묘장 가는 길은 이런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걷습니다. 저 앞 오른쪽 숲이 양묘장입니다.>
<양묘장 앞 건너편에 있는 둘레길 표시판.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둘레길 1코스는 양묘장 안을 거쳐 지나갑니다.>
<양묘장 내에 둘레길 표시판을 따라 가다 보면 제방길로 안내하는 표시판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가면 됩니다.>
<이런 제방길을 따라 제법 걸어갑니다.>
<제방길을 따라 가면 이런 표시판이 나오고 여기서 주천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갑니다.>
<다리를 건너면 행정마을입니다.>
<행정마을을 지나 다시 이런 벌판으로 진행합니다.>
<벌판을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이런 논 한 가운데 이런 숲이 나옵니다. 여기가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입니다. 이 서어나무 숲은 ‘제1회 아름다운 숲’ 대상을 받은 곳으로, 수백년된 서어나무들이 아름드리 줄지어 서서 마을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행정마을 길을 가다 만난 나무그늘에 이런 예쁜 이동 커피 차량을 만났습니다. 젊은 대학생이 혼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차에는 ‘커피 트럭을 타고 여행중입니다.’라는 글이 있더군요. 문득 젊음이라는 것이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덕산 마을 입구 표시입니다. 이곳에서 길을 건너 가장마을로 접어듭니다.>
<가장마을 쉼터입니다. 이곳은 화장실도 깨끗하게 마련되어 있고, 길을 가면서 잠시 쉬거나 간식 또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나무그늘아래 넓은 편상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쉼터에 설치된 깨끗한 화장실.>
<가장마을 안내 표시입니다.>
가장마을은 풍수지리에 의하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화장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가장리(佳粧里)라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은 들녘에 농사짓는 움막터를 뜻하는 농막 ‘장(庄)’ 자를 써 가장리(佳庄里)로 쓰고 있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옥녀봉 아래에 옥녀가 베를 짜는 옥녀직금의 천하명당이 있다고 믿었답니다. 300여 년 전 이곳에 처음 들어온 사람은 동복 오(吳)씨와 강릉 유(劉)씨라고 하며 그 후 창녕 조씨와 김씨, 박씨 등이 입주하였다고 합니다. 마을이 뱀 형국으로 마을 앞에 입석을 세워 뱀의 기를 눌러 마을의 액 막음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마을 앞 벌판을 지납니다. 벌판의 갈림길에 이렇게 둘레길 안내 표시가 있습니다.>
<벌판을 조금 가다보면 이런 가족묘지 표시가 나옵니다. 둘레길은 이 묘역을 거쳐 갑니다.>
<묘역 언덕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입니다. 멀리 지리산 자락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묘역 언덕에 세워진 ‘심수정’이란 정자와 심수정에 관련된 글을 새겨 놓은 비석입니다.>
<심수정에서 보이는 제법 규모가 큰 덕산저수지입니다. 주천면부터 이곳까지는 20년 전까지 운봉, 산내 사람들이 남원장을 보러 다니던 옛길이라고 합니다. 초여름 지리산 자락 아래 펼쳐진 전형적인 시골 마을과 호수 풍경의 고즈넉함이 무척이나 정겹습니다.>
<‘심수정’부터는 이런 숲길과 논길로 이어집니다.>
<숲길과 논길로 연결되는 고즈넉한 이 길을 사색에 잠기면서 유유자적하게 걸었습니다.>
<노치마을입니다.>
노치마을은 조선초에 경주 정(鄭)씨가 머물러 살고 이어 경주 이(李)씨가 들어와 살게 되어 지금의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노치마을은 해발 500m의 고랭지로서 서쪽에는 구룡폭포와 구룡치가 있으며 뒤에는 덕음산이 있고 지리산의 관문이라고 말하는 고리봉과 만복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구룡치를 끼고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마을 이름을 ‘갈재’라고 부르는데 이는 산줄기의 높은 곳이 갈대로 덮인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노치마을은 고리봉에서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위에 있어, 비가 내려 빗물이 왼쪽으로 흐르면 섬진강이 되고 오른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이 되는 마을입니다.
<노치마을 담벼락에 그려진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이라는 안내 벽화. 이 곳 ‘노치쉼터’에 잠깐 들려 잠시 피로를 풀었습니다.>
<노치마을 쉼터 앞에 있는 5백년이 넘은 느티나무. 그 아래 백두대간 표시 비석이 있습니다.>
<노치마을 쉼터에서 바라본 지리산. 가장 높이 보이는 곳이 지리산 ‘정령치’라고 합니다.>
<잠시 머물렀던 쉼터의 모습입니다. 이런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ㅎ>
이 곳 쉼터에서 30분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길을 나섭니다.
*2편으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