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
매미 소리가 흐트러진 자리에
박영애
대지를 흔들어 대던
매미 소리가 지나간 자리에
공허가 맴돈다
삶의 깊은 의미가 무엇인지 알았느냐는
물음표가 떠돈다
피 토하듯 쏟아내던 자지러짐 뒤에
분단의 비극도 말로만 끝내야 되겠냐는
느낌표가 떠돈다
상반된 이념으로 분단되긴 했지만
과거의 실수나 상실은 잊고
하나로 뭉쳐야 하는 염원이
왜 소중한지를 깨달았느냐고 질문한다
삶의 의미를 찾고
존재가 사라진 후에라도
하나가 된 영토를
후손에게 물려줘 강국을 만들어야 하는
의미와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며
이념보다는 통일을 위해
애국심이 있다면 통일 더이상 미루지 말자며
매미의 숨넘어가는 자지러짐이 허공에 흩어진다.
시 2) 여왕과 아낙
박영애
녹색의 여왕이 되어 나는 살았다
여름 내내
동쪽 창을 열어도 남쪽 창을 열어도
보이는 건 울창한 푸른 신록뿐이라
녹색의 여왕이 된 나는
북쪽을 향해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편다
더위에 지친 여름도 가을에 밀려
녹색 잎들이 낙하해 속살을 드러내니
마트에서 실눈으로 가격표 보곤
집었다 놨다 망설이며 물가가 올랐다며
입에 거픔 문 아낙이 되어
가족의 밥상을 위해 먹거리를 사는데
한민족의 밥상은 누가 준비 할건가
통일 염원하는 문인들의 떨리는 가슴앓이가
북쪽 문인들 가슴 울려 흔들어 놓길 바라며
통일 아낙이 되어 상 차릴 준비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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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애(행정학박사)
- 71년 신아일보 통일에 대한 대학생 시 공모작 차하상입상
- 가곡 작사가협회 부회장. 문인협회 상벌위원장,PEN문학협회회원
- 시인, 시낭송가 .아동문학가. 민주평통자문위원
* 2002년 탈북자들의 수기 <희망,더 나은 한걸음>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