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생애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헝가리계 유대인으로 187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 죽음과 병고가 끊임없이 찾아왔다. 2번에 걸친 대형사고로 죽을 뻔한데다가 폐렴, 구루병 등으로 죽음에 대한 끊임없는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동생 또한 병으로 죽자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빈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한 후 1895년 의사가 되었다.
그는 후에 자서전에서 자신의 작은 키, 불룩 나온 배, 나쁜 시력 등 용모에 대한 열등감에 대해 서술하였다. 그에게는 크게 3 가지의 열등감이 있었는데, 첫 번째가 바로 신체적 열등감과 잦은 병으로 인한 죽음에 대한 공포였다. 아들러는 신체적 열등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열등감 이론 중에서 가장 먼저 강조했다.
두 번째 열등감은 심리적 열등감, 즉 어머니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는 사실과 학업에 대한 열등감이었다. 아들러는 차남으로 자신보다 능력이 있고 어머니의 사랑을 차지한 형이 있었으며 형에 대한 질투심으로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동생이 태어나고 어머니의 사랑이 바로 동생에게 옮겨감으로써 또 다시 동생에 대한 질투를 하게 된다. 그 얼마 후 동생이 죽게 되고 아들러는 이로 인해 어린 시절을 죄책감 속에 보낸다. 아들러의 중요한 이론 중의 하나가 바로 ‘형제간의 경쟁 이론’이다. 이것은 동일한 부모 밑의 형제라고 하더라도 성격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태어난 출생 서열과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형제간 경쟁으로 인해 형제들은 제각기 다른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아들러의 생애를 살펴보면,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형제들에게 보인 아들러의 질투심이 바로 그의 이론의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아들러의 학교 시절의 성적은 매우 낮았다고 한다. 심어지는 중학교 시절 수학 성적이 형편없어 재수를 하고 이로 인해 선생님은 부모님과의 면담을 요청한다. 이때 어머니 대신 아버지가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아들러의 선생은 아버지에게 아들러의 학업을 포기하고 구두제화기술을 배울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아들러의 아버지는 그를 격려하며 학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하여, 그 결과 아들러는 매우 우수한 학생이 되었다고 한다. 이는 아들러의 심리적 열등감을 극복하는 과정이 담겨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아들러가 초기에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이론의 동조자였으나 이후 프로이드 이론과 정반대로 나가게 되는 요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프로이드 이론에 따르면 아들은 아버지에 대해 무의식적 적대감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아들러의 경우는 아버지는 적극적인 인생의 협력자이며 훌륭한 조언가였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로 인해 아들러는 프로이드 이론을 반박하고, 더 나아가 프로이드 이론으로부터 독립하게 된다.
마지막 열등감은 사회적인 열등감으로, 자신이 유태인이라는 사실과 프로이드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프로이드가 빈민가에서 성장하면서도 자신이 유태인임을 늘 마음속에 간직한 것과 달리 아들러는 자신이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았다. 자신이 유태인이라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열등감이었던 것이다.
프로이드와 결별한 배경에는 또 하나의 사건이 있는데, 프로이드가 동생뻘인 융을 국제정신분석학회장의 자리에 앉히고, 자신을 그 지부인 유럽정신분석학회장에 임명되도록 힘을 썼다는 사실이다. 프로이드는 형제간의 경쟁개념을 부추겼고 그 결과 프로이드와 결별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들러는 이 세 가지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그의 이론에서는 열등감을 인정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우월감을 추구하는 인간상을 펼치게 된다. 아들러의 ‘열등감과 열등감의 극복을 통한 우월성의 추구가 인간의 가장 중요한 삶의 동기’라는 그의 주장은 바로 어린 시절의 그의 삶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아들러는 190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프로이드를 중심으로 한 수요모임인 ‘빈 정신분석학회’를 결성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1912년 ‘빈 정신분석학회’에서 8명의 회원들과 탈퇴하여 ‘개인심리학회’를 결성하고 연구 활동의 결과물로 만들어낸 저서 ‘신경증 기질(The Neurotic Constitution)’을 발표했다. 그는 성(性) 본능을 중시하는 프로이드의 설에 반대하여, 인간의 행동과 발달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 존재에 보편적인 열등감·무력감과 이를 보상 또는 극복하려는 권력에의 의지, 즉 열등감에 대한 보상욕구라고 주장하였다.
아들러는 이후 개인의 무의식이 아닌 사회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고, 사회주의 철학 - 프랑크푸르트학파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는 신경증의 생성, 가정에서의 인간관계, 경쟁을 본질로 하는 현대문화 등에 관해서도 고찰하였다. 개인의 성격 형성은 개인적 강화욕구와 사회적 감정과의 일치욕구라는 두 가지 요소의 상호작용의 결과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 개개인은 두 가지 요소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독특한 성격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이는 그의 이론에서, 삶의 동기는 생물학적 본능이 아닌, 바로 ‘사회적 관심(Social Interest)’이라는 주장을 하게 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에는 빈을 중심으로 아동 정신병원 22곳을 열었으나, 1932년 그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강제 폐쇄되었다. 1927년 이후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초빙교수를 역임하고 유럽과 미국에서 여러 차례 대중 강연을 한 경력이 인정되어 미국의 롱아일랜드 의과대학 교수직에 임명되었다. 이후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자신의 이론을 강연하다가 1937년 심장마비로 사망하였다.
아들러의 이론은 자신의 열등감에 대한 인식과 이를 극복하게 위한 투쟁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들러는 우리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많은 동기나 욕구의 밑바닥에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보상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즉 살아가는 내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보충하고 그것을 뛰어 넘어 완벽함을 추구(striving for perfection)해 나간다고 보았다. 우리는 모두 ‘우월 욕구’가 있다. 아들러는 부족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불가피한 결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용기 있게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간 사람은 부족함 때문에 더욱 큰 발전을 이루어 낸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아들러는 어렸을 때부터 허약한 신체로 고생을 많이 했다. 어린 나이에 동생의 죽음을 겪으면서 질병이나 죽음에 대해서 강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죽음과 건강에 대한 두려움을 자신이 의사가 되는 쪽으로 긍정적으로 전환, 두려움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뛰어난 무술 유단자에게 어떻게 무술을 연마하게 되었느냐고 물으면 초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맞고 다니는 것이 싫어서 시작한 운동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중풍으로 쓰러졌다가 회복하기 위해서 시작한 달리기가 나중에는 마라톤 완주로 또 철인 3종 경기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보상되지 못한 결점은 열등 컴플렉스(Inferiority Complex)로 발전한다. 우리가 보통 ‘컴플렉스’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아들러는 우월해지기 위한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택하는 목표가 무엇이냐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달성하려 하느냐가 ‘라이프 스타일(style of life)’의 차이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우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취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은 그 목표를 생각하면 아주 당연하다.
응석받이로 길러진 아이가 학교에서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경우, 아이는 ‘선생님이 나에게만 큰 관심을 갖게 만들겠다’를 우월 목표로 세울 수 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학생에게 금지된 일탈행위를 할 수도 있다. 흡연과 음주를 하고 가출하기도 한다. 아이가 택하는 방법은 그 행동만을 보면 납득하기 힘들지만 우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별로 이상할 것이 없다. 그의 모든 행위는 ‘어떻게든 선생님이 나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겠다’는 목표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과만을 놓고 아이를 꾸짖는 것은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에게 필요한 조언은 목표 자체가 그릇된 것이고 현실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점을 인식시키는 방향으로 맞춰져야 한다. 현실성 없고 잘못된 목표에 맞게 라이프 스타일을 형성해나간 것이므로 바람직한 우월 목표에 초점을 맞춰 이를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아이가 택한 방법을 공격해 봐야 달라질 것은 없다. 그 방법은 아이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예외 없이 열등감을 갖고 있다. 자신에 대해 100% 만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건강한 퍼스낼러티를 가진 사람은 삶의 현실을 직시한다. 인생에는 정말 자신이 어찌해 볼 수 없는 무력감을 안겨주는 일이 많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깊은 열등감을 던져주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수용한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 있게 자신감을 갖고,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인 환상을 갖지 않고,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목표를 잡아 그에 맞춰 삶을 디자인한다.
반면 건강하지 못한 퍼스낼리티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을 포기한다. 용기를 내지 못한다. 현실적 어려움을 마주 하는 것을 회피하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자신만의 환상 세계로 빠져든다. 환상은 알고 보면 매우 방어적인 것이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절대 실패하지 않겠다는 비현실적인 회피 사이를 환상을 통해 메꾸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 바탕을 두고 용기 있게 자신의 열등감에 당당하게 맞설 때, 열등감은 성숙한 인격으로, 또 뛰어난 업적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것이 바로 아들러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인 것이다.
이처럼 프로이드 학파에서 출발했지만 기본적인 삶의 동인(動因)을 성적 욕구에서 찾지 않고 열등감에 대한 보상욕구에서 찾은 아들러는, 여러 가지 면에서 회색빛이 도는 프로이드와 컬러가 다른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제시한 사람이다. 아들러는 엄청난 대기 환자가 줄을 서서 기다리던, 수많은 상처받은 마음을 다독여주고 건강하게 만들어준 명의 중의 명의였다. 그의 주요 저서로는《신경쇠약의 특색에 관하여 Über den nervö sen Charakter》(1912)《개인심리학의 이론과 실제 The Practice and Theory of Individual Psychology》(1924)《삶의 과학 The Science of Living》《의미있는 삶 What Life Could Mean to You》《인간 본성의 이해 Understanding Human Nature》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