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분별경)
이와 같이 나는 간경하였나니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
내가 열반한 뒤에는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아라한을 살상하며, 불상을 훼손하고 승가의 화합을 깨뜨리는, 오역죄가 횡행하는 악한 세상이 있으리니
진단(中國) 지역에는 마군이 일어나 불도를 막을 것이며
수행하거나 배우는 이가 적으리라
비구는 있지만
청안한 수행자는 드물고,
속인과 다름 없이 없으리니
좋은 의복과 거처를 구하고, 세속의 풍속 따르는 것으로 즐거움을 찾으며, 스스로 높다 하리라.
모든 비구들이여,
부지런히 경율논 3장을 배우고 읽힐지라,
한 번 사람 몸을 잃으면 다시 때를 얻기 어렵고,
부처님 세상을 만나기 어려우며,
불법을 듣기는 더욱 어려우나니
(불설분별경)
불설분별경(佛說分別經)
서진(西晉) 월지국(月氏國)삼장 축법호(竺法護) 한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는데, 새벽에 옷을 입으시고 엄숙히 앉으셔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비구들에게 일러서 다들 조용히 잘 듣도록 하여라. 이제 너희들을 위해 사람이 살면서 받는 고통에 대해 설명하리라.”
아난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 입고서 절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즐겨 듣기를 원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는 여섯 가지 악(惡)이 있으며 그것으로써 스스로를 침식하고 속이니,
무엇이 여섯 가지인가?
눈은 형상[色]에 속고, 귀는 소리에 속으며, 코는 냄새에 속고, 입은 맛에 속고,
몸은 섬세하고 매끄러운 감촉에 속고, 마음[意]은 삿된 생각에 떨어져서 삿된 생각에 속는다.
이것을 여섯 가지 속임이라고 하니,
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악도(惡道; 6도 윤회)에 떨어져서 나올 기약이 없게 하나니,
영리한 사람이라야 곧 이것을 깨닫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세 가지 가능성[三可:三業] 때문에 세 가지 괴로움을 얻나니,
세 가지 가능성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몸[身]이니 이는 죽일 수 있고 훔칠 수 있으며 음행할 수 있으며,
둘째는 입[口]이니 이는 이간하는 말[兩舌]과 헐뜯는 말[惡駡]과 거짓말[妄言]과 교묘한 말[綺語]을 할 수 있으며,
셋째는 마음[意]이니 탐낼 수 있고 성낼 수 있고 어리석을 수 있음이다.
이 세 가지가 짓는 것으로 인하여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지나니, 이것이 세 가지 괴로움이며, 영리한 자라야 이를 깨닫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여섯 가지 수용함[六恣]이 있어서 열여덟 가지 고통에 떨어지니,
무엇이 여섯 가지(6근. 6경. 6식) 수용(受容)인가?
눈은 빛을 받아들이고[眼恣入色],
귀는 소리를 받아들이며,
코는 냄새를 받아들이고,
입은 맛을 받아들이며,
몸은 섬세하고 매끄러운 감촉을 받아들이며,
마음은 삿된 생각을 받아들인다.
이것이 여섯 가지 수용인데, 받아들이는 것은 또한 쇠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열여덟 가지 지옥[十八地獄]에 떨어져 고통이 길고 오래며 나올 기약이 없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람이 부처님을 섬기고 계를 받으면 능히 이런 고통을 벗어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부처님을 섬기고 계를 받아서 얻는 복이 한량없어 비유할 수 없이 많으며, 어떤 이는 부처님을 섬기고 극한 죄에 떨어지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을 섬기고 부처님께 계를 받으면 마땅히 복을 얻을 것이거늘 오히려 깊은 죄를 얻음은 무엇 때문입니까? 그 뜻을 듣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섬기고 경율(經律)을 받들어 행하되, 정진하여 범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얻는 복이 한량없어 비유할 데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섬기고 계를 받아 지니지 아니하여 정진함에 선정과 사유(思惟)를 닦지 아니하며, 이름만 빌어 겉으로만 부처님을 섬긴다 하고 오로지 삿된 업을 행하며, 탐내어 구하면서 싫은 줄 모르고 만족하여 그칠 줄 모르며, 색욕에 빠지고 노래와 춤을 좋아하며 술맛을 탐하여 마음대로 하는 이는 아무리 부처님을 섬긴다고 하지마는 그 허물이 한량없다. 이 때문에 영원히 3도(塗; 지옥.아귀.축생)에 떨어져 온갖 고통을 당하니, 이를 면하기 어려우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섬기는 데 세 가지 부류가 있으니,
한 부류는 마군[魔]의 제자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이요,
둘째 부류는 하늘이나 사람으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이요,
셋째 부류는 부처님의 제자로 부처님을 섬기는 이다.
어떤 것이 마군의 제자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것인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계는 받았지만 마음엔 삿된 업을 좋아하여 귀신에게 복을 빌고 점치는 것은 하면서
부처님께 공양올리고 6재일 지키는 것을 폐하며,
집안의 친척과 어른은 믿으면서 바르고 참된 것[正眞]은 믿지 아니하며,
죄악의 대상은 알지 못하고 이름만 빌려 부처님을 섬기고 항상 삿됨과 함께 한다.
그러다가 죽어서는 무택지옥(無擇地獄:無間地獄)에 떨어져서
오랫동안 고통을 받다가 오랜 뒤에야 나와서
마군 나라[魔邦]의 권속이 되어서 아첨하고 요망해지나니,
이는 제도(濟度) 받기 어려운 부류이니라.
이 무리는 전생의 남은 복으로
한때 잠시 바른 도를 보지마는 마음이 침침하고 어두워 이를 깨닫기 어려우며,
곧 다시 삿된 소견에 들어가 다함이 없느니라.
이것이 마군의 제자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부류이니라.
어떤 것이 하늘이나 사람으로 부처님을 섬기는 부류인가?
5계(戒)를 받아 지니고
10선(善)을 행하여 죽어도 이를 범하지 아니하며,
죄와 복이 있어서 옳음을 지으면 옳은 과를 얻음을 믿나니,
목숨이 끝난 뒤에는 곧 천상에 나느니라.
이것이 곧 하늘이나 사람으로 부처님을 섬기는 무리이니라.
어떤 것이 부처님 제자로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냐?
바른 계를 받들어 지니고 경(經)과 계(戒)를 널리 배우며,
높은 지혜[上慧]를 닦아 삼계의 고통을 알며,
마음에 즐겨 집착하지 아니하고 해탈을 얻고자 하며,
네 가지 평등한 마음[四等]과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고
중생을 가엾이 여겨 편안히 구제하려고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며,
죽고 나면 태어남이 있음을 알며,
깊고 넓은 복덕을 구하고 삿된 업을 짓지 않나니,
이것이 불제자로서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뒤 천 년엔 마군의 도가 일어나리니,
그때 세상은 매우 악하여 나라엔 일정한 주인이 없고 백성은 일정한 삶이 없으며,
먼 변방의 사람들이 중앙[中國]으로 들어와 약탈하고 살상하며 법칙이 없으리니,
이 즈음에 상법(像法)이 마땅히 일어나 성하리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상법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에 곧 올 세상에서 비구들은 바른 법은 지니지 아니하고,
아내를 끼고 자식을 기르되 부끄러워하지도 아니하며,
밭 갈고 씨 뿌림으로 일정한 업을 삼고 학문과 좌선은 하지 않으며,
속세의 의복을 입기를 좋아하고 아름답다고 여기며,
양양(佯佯)히 서로 보고 상하가 뇌동(雷同)하며,
세상을 제도하는 기틀인 가르침[相敎]을 털어 없애며,
색욕에 미혹하여도 죄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혹 법을 아는 이가 참다운 말을 설하여 바른 법을 가르쳐 보이면
곧 미워하여 무너뜨리고자 의론을 세워
장단점을 가려내어 비방하고 배척하여 쓸모없게 만든다.
이 때문에 큰 법이 점점 줄어드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할 때에 법을 받드는 이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형식적으로는 부처님을 섬기는 이도 많고 출가한 이도 많으나,
다만 계를 지니지 아니하며 서로 질투하여 뜻을 아는 이는 적고
깨달아 알지 못하는 이는 많으니라.”
아난이 아뢰었다.
“그때에 어떤 나라가 가장 악하여 믿고 행하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진단(眞丹:중국)이란 땅에 1천 비구가 있어서
그 큰 나라에 함께 있지마는 마군의 세계에 떨어지며,
그 가운데 지혜로운 이가 한두 사람이 있어서 부처님 제자가 된다.
그리하여 여섯 천상[六天上]에 나는 이는 아주 적고 마군의 세계에 나는 이는 매우 많으니라.”
이어서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뒤에 많은 외도[外學]들이 와서 나의 도(道)를 구할 것이다.
그들을 제도할 이는 마땅히 그들을 가만히 포섭하여 석 달 동안을 잘 살펴서
그의 뜻이 능히 청정한 행을 익히고 비고 고요하여 욕심이 적으며
더러운 행위를 하지 않거든 곧 받아들여서 먼저 10선계[十善]를 주라.
그리고 3년 동안 도의 뜻을 복습하여 나쁜 일을 범하지 아니하거든
곧 다시 240계를 주어서 위의(威儀)에 맞도록 행동과 일을 부지런히 지켜 행하도록 하되
다 해탈로 향하게 하라.
물론 이것은 미륵불이 세울 바 일이니,
그분을 따라 득도(得度)함을 응도(應道:常道)로 삼아야 하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가 다 받들어 받겠사오며,
뒷사람들에게 선포하여서 부처님의 큰 법이 끊어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전후에서 받은 바를 다 마음에 꿰뚫어라. 나 또한 네가 믿음이 있어서 불법을 수호하는 줄을 아노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는 세상에 비구들은
스스로를 깨끗이 하지도 못하고 아내를 두고 자식을 기르며,
몸으로는 더러움을 행하고 공양을 탐내어 구하며,
죄와 복을 믿지 않으면서도 안락함을 바라므로,
그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남을 얻지 못하리니, 매우 안타깝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후세에 도를 따라 번뇌를 여읜 사람이 있다면
이는 다 부처님의 위신(威神) 때문이며,
그 사람은 바르고 참된 인연에서 상(像)을 얻었기 때문에
마땅히 벗어남을 얻지마는,
만약 어떤 인연으로 다시 부처님의 밝은 가르침을 믿지 아니하고 어긴다면,
다시 얼마나 많은 겁 동안 고통을 받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들은 모두 전생에 한량없는 겁 동안 오랜 고통 속에 떨어지며,
그들은 고통의 처지에서 스스로 뉘우치고 선한 일을 하여 벗어나게 되기를 원하게 되니라.
그 한때의 스스로 뉘우친 복으로 인하여
곧 복을 얻어 다가오는 말세에 태어나
잠시 부처님의 경전을 보고 또한 머리도 깎아 비구가 되기는 하지만,
본래의 알음알이가 아직 사라지지 아니했으므로
마음에 오히려 머뭇거림이 있고 눈도 어두워 밝지 못하니라.
때문에 더러움과 혼탁함이 있어
거의 세속을 떠날 수 없으며
밝은 지혜를 만나지도 못하니라. 그
리하여 나중엔 다시 지극한 괴로움 속에 떨어져 무수한 겁 동안 죄를 받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