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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다문화거리(외국인마을)> 구경하기
1)
국내 거주 외국인은 2018년 기준 236만명으로 4.6%가 외국인이다. 2067년에는 1/4정도가 외국인이 될 거라는 예측도 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은 안산, 그중에서도 외국인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 '안산다문화거리'이다. 안산시 외국인의 40% 정도가 이곳에 산다.
차이나타운처럼 특정 국가 사람들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들어온 수많은 국가 사람들이 다양하게 모여 있다. 이처럼 특수한 외국인거리는 다른 나라에서도 찾기 힘들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마을은 서울 방배동의 프랑스인 마을인 서래마을, 이태원의 이슬람 마을, 이촌동의 일본마을, 광희동의 몽고마을, 가리봉동의 조선족마을과 인천의 차이나타운 및 이곳 안산다문화거리이다.
다른 외국인마을은 모두 특정 국가나 민족 혹은 종교인의 외국인마을임에 비해 이곳은 수많은 나라 외국인과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전국 유일의 다국적 외국인마을이다. 그 규모도 한국에서 제일 크다.
2)
외국에서는 이처럼 외국인들이 모여사는 곳은 대부분 관광명소가 되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 캐나다 밴쿠버의 차이나타운 등이 그렇다. 샌프란은 세계 최대의 차이나타운이다. 샌프란의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차이나타운은 미국의 색깔이 거의 들어 있지 않은 중국의 독특한 색깔이 세월을 거슬러간 옛모습을 그대로 안고 있다.
아마도 중국인들이 화교 연구만이 아닌 이전 중국의 전통문화를 연구하려 할 때도 중요하게 참고해야 할 현재적 자료가 될 것이다. 대만에서도 중국에서도 사라진 문화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최첨단의 마천루 옆 동네에 자리잡은 낮은 건물 위주의 차이나타운에는 종친회와 중의원 간판이 그득하다. 외국에서 살면서 친족 중심으로 서로 의지하고 모여살며, 외국에서의 지난한 환경을 극복해왔기 때문이다. 영어간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문화가 도시 미관을 바꿔놓고 있다.
차이나타운에 가면 본토 중국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상품을 그대로 구매하고 그들의 박물관에 가볼 수 있다. 사람들의 복색도 오히려 현재 중국 사람들보다 더 중국적이다. 공원에 가면 마작을 하는 사람들, 트럼프를 치는 사람들을 쉬 만날 수 있다. 이곳이 북경이나 상해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중국에 가지 않아도 중국에 온 것같은 이런 느낌이 중국을 보고 싶어하는 관광객을 부른다. 자연경관 외에 별 볼거리가 없는 미국에 차이나타운은 중요한 관광상품이다.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한국에서는 제 색깔을 가장 많이 유지하고 있는 곳이지만, 중국 본토의 느낌은 많이 희석되어 있다. 화교들이 이미 많이 한국에 동화되었고, 한국인들도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차이나타운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이자 특성이다
서래마을은 한국 거주 프랑스인의 40% 이상이 거주한다는 곳이다. 하지만 프랑스적인 느낌은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다.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갖는 서구적인 느낌이 프랑스 특유의 느낌을 많이 희석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파리에 가도 구시가지는 낮고 고유한 건축물과 돌로 바닥을 만든 좁은 골목길이 전통도시 파리의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신시가지는 현대적 빌딩 위주로 여느 다른 국가 도시와 별로 다를 게 없다. 서래마을에서 프랑스의 느낌을 기대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안산 외국인마을은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아주 특별한 공간이다. 북경에는 왕징, 우다코 등에 각각 직업인들과 유학생들이 모여사는데 왕징에는 장기적으로 거주하는 생활인이 많아 한인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산리툰은 외국기업체들이 많은 공간이고 생활공간은 아니어서 외국인마을 형성과는 거리가 있다.
안산시 외국인마을은 60여개국 외국인의 생활공간이면서 상업공간이다. 안산공단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물가, 교통 등의 편의를 고려하여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공간이다. 이곳에 가면 90개가 넘는 외국식당에서 많은 나라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아시아 음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맛있는 음식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중국식당이 제일 많고, 베트남, 인도(네팔, 파키스탄 포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구소련계열(우즈베키스탄 등) 등등의 식당이 거의 건물마다 있는 거 같다. 이외 각국 식품점, 수퍼마켓이 곳곳에 있다. 물론 이 식품점들은 대부분 한국상품들도 같이 취급한다. 여기가 관광객의 공간이 아닌 외국인 거주자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외국인거리를 천천히 돌아보자. 한국 내에서 외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외국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 한국 내에서의 그들의 위상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거리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많다. 영어가 중국어가 아닌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많은 언어가 길거리를 메운다.
방문일 : 2020.7.1.
위치 : 안산시 원곡동 일원
3)
안산역을 건너면 바로 다문화거리가 시작된다. 입구에는 가방가게가 많다. 안산역 앞인데다 거리 바로 앞에는 인천공항에 가는 리무진이 서는 곳이다. 고향에 돌아가기 좋은 길목이니 여행 가방을 파는 것이 이해가 된다.
코로나로 이동인구가 현저하게 줄었다. 날씨가 약간 흐린 탓도 있겠지만 몇 년 전에 왔을 때보다 여러가지 위축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파출소가 특이하다. 24개국 국기 간판이 걸려 있다. 이만큼의 서비스도 이루어질까, 우선 걱정이 된다.
입구 식료품상은 우선 오리알부터 시작한다. 야단이라고 부르는 오리알. 2,000원에 3개, 오리알이라고 쓰인 패를 세워놓았다. '야단'이라고 쓰지 않은 걸 보니 조선족식품점이다. 역시 이쪽 라인은 조선족식료품상점들이다.
곰취. 우리 곰취보다 큰 거 같다. 간을 하여 삶은 것이다. 두어번 물로 헹구어 그냥 먹으면 된다. 중국인 식품점에는 이런 거 없다.
이건 뭘까. 장아찌 종류인데, 비트 비슷한 무로 만든 장아찌란다. 역시 조선족만의 음식이다.
가지요리. 가지를 가르고 속을 넣었다. 가지는 우리 거와 같은 거 같은데, 조리법이 특별하다. 중국 요리의 특별한 점은 가지요리에서 많이 드러나는데, 조선족 요리도 그 다양성에 한 몫하고 있다. 한국 요리에는 없는 방식으로 말이다.
콩조림, 청국장, 김치, 그리고 양배추 절임이다. 우리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연길에서 들렀던 시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거 같다. 양배추절임이 특별하다.
중국 빵집. 여기서도 오리알을 판다. 값은 같은데 여기는 중국어로 '야단'이라고 써 놓았다. 상단 왼쪽은 요우티아오, 아침으로 먹는 튀긴 빵이닫. 덮어놓은 빵은 만토우, 우리식으로 읽으면 만두, 속이 들어 있지 않은 빵, 밥 대신 먹는 것이다.
꽈배기. 중국에서는 마화라고 부르는 꽈배기를 직접 현장에서 튀겨서 판다.
*꽈배기 마화와 수빙이라고 부르는 파이다.
*중국식료품점. 도매와 소매를 다 한다고 써있다. '국제전화카'드라고 써 놓은 걸 보니 오래 전에 쓴 것 같다.
제법 알려진 만두집이다. 코로나 전에는 줄을 서서 먹던 집이다. 제법 맛이 괜찮은 집이다.
이 중국식당에서는 만두 외에 마화, 훈둔도 판다. 훈둔은 일종의 만두국인데, 얇은 피 만두가 부드럽게 흐트러져 있어 죽처럼 먹을 수 있는 국으로 아침 한끼로 삼을 수 있다. 북경식과 상해식이 조금 다르다. 이 거리에 가장 많은 것은 중국음식과 중국식당, 중국식료품점이다.
핸드폰가게다. 국적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아마 우즈벡 언어인 거 같은데 유리창에는 중국어다. 다국적 가게인가보다.
몇 년 전에 몇 차례 왔을 때보다 마을이 더 커졌다. 이전의 한국인 거리가 외국인 거리로 바뀌었다. 이제는 주요 노선 옆 골목들도 모두 외국인 거리가 되었다. 환전소, 양고기꼬치구이집, 연길냉면, 장강냉면집 등이 보인다.
한국 간판보다 중국 간판이 더 많다. 그것도 중국식 서체로 된 간판이다.
*아마 인력소개업체인 거 같다.
*인력을 구하는 광고가 붙어 있다. 하루 일당과 업무 내용이다. 한국인과 차별이 없는 거 같다.
* 복다방. 우리 70년대같은 다방도 있다.
*신한은행이다. 외국에서 우리 은행을 만난 거 같다. 외국인전용송금 취급을 크게 광고하고 있다.
미용실도 있다. 중국 미용실이다.
*마을 규모가 커서 거리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계란을 판다. 판매단위가 재미있어 소개한다. 중국어 발음 '판', 우리 발음은 반이다. 우리의 계란 30개 단위 판은 판(板)인데 중국어로 반(盤)이라 적었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에서 계란은 무게 단위로 파는 것이다.
판매 방식은 한국식으로 바뀌었는데 판의 개념은 틀리게 적용하면서 발음만 '판'으로 쓰는 것이다. 한중이 혼융되어 혼란스럽다.
*식료품점. 한국식품과 중국식품 함께 판다. 아래 투병 물병은 고량원액이다.
* 꽈배기에 호떡에 지엔빙, 요우티아오, 밥 대용 음식을 대부분 파는 거 같다. 주인 앞에 있는 넓은 빵이 지엔빙이다. 밀가루를 지진 빵이란 말인데 파나 계란을 넣어 다채롭게 만들기도 한다. 이것만으로 한 끼 식사를 때우기도 한다.
조선족 순대
지엔빙. 계란이 들어 있어 조금 비싸다.
지엔빙에 야채를 넣었다.
샤오롱빠오. 만두
요우티아오. 아침용이다.
돌아나오는 길에 다시 중국음식들을 만난다.
중국오이다. 길지 않고 짧고 굵다. 품종이 다른 오이다.
채소가게. 향채도 팔고 콩깍지도 판다. 납작콩각지를 많이 먹는다. 콩이 아니라 콩각지를 먹기위해 재배하는 것이다. 국가별로 채소 먹는 법도 많이 다르다.
중국에서는 깻잎 찾기가 쉽지 않다. 연변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데, 여타 도시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깻잎중국요리는 만나 본 적이 없다.
리츠, 양귀비가 좋아했다는 달착지근한 리츠, 요즘은 중국 훠꿔집에서 냉동리츠를 흔히 만날 수 있다.
*두리안도 있다. 이쯤되면 과일 전시장이다.
*담배다. 잎담배인가. 담배 종류도 다양하다.
*중국 식품점. 앞에 전시된 것은 태반이 한국 식품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면, 다 파는 것이다. 이 마을은 중요한 기능이 외국인 생활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4) 인도네시아 할랄음식
오늘 점심은 인도네시아 식당이다. 인도네시아는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다문화거리 안에만도 인도네시아 식당이 10개가 넘는단다. 선택한 식당은 세데르하나, 다문화거리 입구 쪽 2층에 있다.
2억7천만이 넘는 인도네시아인은 90% 정도가 이슬람 교도 무슬림이다. 당연히 할랄푸드다. 벽에 장식된 내용 중에는 코란 글귀도 있다. 물론 아랍어로 되어 있다.
인도네시아 정식이다. 아마 정향과 사프란이 향료로 쓰이지 않았나 싶다. 물어봤으나 정향이라는 말을 못알아 들으므로 확인할 수가 없었다.
만두. 튀긴 것이 나올 줄은 몰랐다. 속의 내용물이 다양하다. 튀겨서인지 역시 좀 느끼하다.
수프. 쌀국수가 실처럼 가늘다. 소고기 완자다. 국물맛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아래는 이슬람 사원
외국인마을이 끝나는 지점 쯤에 이슬람 사원이 있다. 총4층 건물이 통째로 사원이다. 2층에 기도 제단과 강댓상이 있고 3,4층은 TV를 통해 예배를 본다. 의자가 없이 앉아서 본다. 사원 앞에 케밥차가 와 있다. 파는 사람은 터키 사람이 아니라 파키스탄 사람이다. 점심 뒤여서 못 먹은 게 아쉽다.
(2020.7.24.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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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코로나로 외국 여행을 못하니, 안산에 가서 해외 풍물 구경을 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사는 인천에서 가까운 동네라, 맘만 먹으면 금방 다녀올 수 있지요.
인천 차이나타운과 함께 이곳은 해외여행 욕구가 반은 풀리는 듯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둘 다 코로나 영향이 커서 상가가 위축되고 한산해져서 평소 기분은 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채 언급하지 못했는데, 그 옆의 원곡초등학교는 다문화학교의 대표적인 곳입니다. 우리 다문화정책의 바로미터가 되는 곳이기도 한 거 같습니다. 일단 외국 식당이 엄청나게 많으니 한번 가서 드셔보세요. 담에 기회가 되면 이곳 좋은 식당도 소개해볼까 합니다. 차를 가지고 가시면 다문화이주민플러스센터, 원곡동행정복지센터 옆 공용주차장에 주차하시면 됩니다. 하루 나들이는 족히 될 겁니다. 그럼 즐겁게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