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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달만에 다시 온 신풍령..
계절의 여왕 5월답게 하늘은 더 없이 푸르고 맑기만 하다..
그새 수령 표지석 주변으로는 제법 꽃들이 만발하고...
서서히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라 상당히 더울 줄만 알았는데
산행 내내 산들산들 불어주는 바람이 흐르는 땀을 식혀주고
장쾌하게 펼쳐지는 덕유능선의 조망이 압권이었다..
다만 가림봉을 지나 산수리로 하산하는 등로는 거의 개척산행 수준이라
제법 힘들게 했었지만 전반적으로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산행이었다.
신풍령...
들머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올라선다.
맑은 날씨만큼이나 등로도 부드럽고 걷기에 좋다..
들머리에서 20여분쯤 후 삼각점이 있는 1039.3봉에 오른다..
누군가 빼봉이라고 하는데 빼재에서 비롯된 이름인 것 같은데 예전엔 없던 이름이다.
빼봉...
빼봉 바위위에 올라서니 건너편으로 투구봉능선이 처음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잠시 후 폐헬기장을 지나고 계속되는 숲속의 오름길..
약간씩 이마에 땀이 맺히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고
등로엔 애기나리, 쥐오줌풀이 꽃을 피우고 있다..
그 와중에 한 송이 오랜만에 보는 감자난초...
처음엔 이름이 잘 생각이 나질 않아 한참을 끙끙거렸다..
애기나리...
쥐오줌풀....
감자난초...
두 어번의 제법 가파른 오름짓 후 도착한 갈미봉...
앞서 간 일행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사방이 막혀 조망은 없다...
숨도 고를 겸 한동안 갈미봉에서 휴식한 후 대봉으로 향하는 길..
지금까지 숲속길이라 별다른 조망이 없었는데
서서히 덕유능선의 라인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갈미봉에서 20여분 후 도착한 대봉..
제법 넓은 공간에 덕유산 방향으로 거칠게 없이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가야할 방향으로 덕유산 설천봉에서부터 이어지는 향적봉, 중봉 라인
아래쪽으론 거창 북상면의 당산마을과 멀리 그 뒤로 금원, 기백, 황석산이 아스라히 잡힌다..
처음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구간이라 한동안 여기저기 돌아보고 월음령으로 내려선다..
거창의 북상면 방향.. 당산마을
못봉과 그 뒤로 덕유능선
좌측에서 부터 중봉, 향적봉, 설천봉...
설천봉과 향적봉을 당겨보고..
대봉에서....
제일 뒤쪽으로 아스라히 지리산의 천왕봉(좌)과 반야봉(우)이 시야에 잡힌다..
덕유산의 철쭉은 그 빛깔이 연한 분홍이다...
그래서 다른 이름으로 연달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월음령...
예전 구천동 사람들이 송계사 방향으로 넘나들었던 길이라지만
지금은 잡목이 우거져 길의 흔적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월음령을 지나면 다시 못봉을 향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등로엔 큰앵초가 무리져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봉..
월음령에서 한차례 오른 지점...
조그마한 봉우리에 삼각점이 있어
지도상으로 보니 지봉으로 표시된 지점이다...
못봉..
다시 10분쯤 후 시야가 트이는 못봉에 도착한다..
지봉과 못봉.. 같은 지명으로 알았는데 지도에 따라 달리 표시된 곳도 있다..
어쨋든 실제 정상석이 있는 못봉이 약간 더 높은데
지도상의 표시가 조금 오차가 있는 것 같다..
못봉에서 본 덕유산...
향적봉 좌측 아래로 대피소도 보인다..
못봉에서 우측으로 약간 꺾어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서면 넓은 헬기장이다...
못봉을 내려서면서...
벌깨덩굴...
횡경재...
헬기장에서 잠시 내려섰다가 완만한 등로를 따라 편안하게 20여분을 가다가
잠시 올라서면 송계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횡경재에 닿고...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할까 하다가 조금 더 올라가기로 한다..
임금님 수랏상에만 올린다는 어수리를 곁들인 식단...
왕버들로 보인다...
왕버들과 관련한 일화 하나..
수양대군은 불과 열네 살의 어린 나이에 벌써 기생집을 출입했는데
어느 날 밤, 수양대군이 기생방에서 곯아떨어져 있을 때
기생의 기둥서방이 예고 없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놀란 그는 뒷벽을 발로 차고 튀어나갔다.
담을 넘고 높은 성벽까지 뛰어넘어 도망치는 데도 기둥서방이 계속해서 뒤쫓아왔다.
숨을 곳을 찾다가 마침 속이 텅 비어 있는 늙은 버드나무 한 그루와 마주쳤다.
수양대군은 체면 불구하고 썩은 구멍 속으로 몸을 피하여 겨우 화를 면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오산설림》이란 책에 실린 내용이다.
물론 이 버드나무는 아름드리로 자라는 왕버들이었을 터이다.
풀솜대....
처녀치마...
귀봉으로 오르는 등로 한켠에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다시 진행을 하는데
문득 처녀치마가 군데군데 눈에 띈다...
지난 주에 이곳을 등반했다는 디엠님의 말씀..
이곳이 처녀치마군락지란다..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 처녀치마가 많이 보이는데
아쉽게도 꽃은 이미 지고있어 한 달전 신풍령으로 내려서면서 보았던
아름다운 보라색의 향기를 내뿜던 꽃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관중...
잠시의 아쉬움을 안고 올라선 귀봉..
봉우리의 느낌도 없고 이정표에 누군가 귀봉이라 써 놓았을 뿐 별다른 특징도 없다...
자칫하면 그냥 모르고 지나치기 쉽겠다....
지나온 귀봉과 못봉...
잠시 후 또 다시 시야가 열리고..
가야할 방향의 능선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마도 이 부근이 상여덤인것 같은 데 정확히는 어딘지도 모르고 지난다..
백암봉...
신풍령에서 5시간쯤 후 도착한 백암봉.. 드디어 덕유주능선에 올라섰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중봉과 그 아래로 내려뻗는 덕유평전의 모습이 들어오고...
시기가 아직 조금 일렀음인가... 드넓은 평전에 철쭉의 모습은 별로 눈에 띄이질 않는다...
그러나 어쨋든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백암봉에서 다시금 한동안 쉬어가고..
백암봉에서 본 중봉과 덕유평전...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맑은 날씨에 시원한 바람.. 막힘없이 트이는 덕유능선의 조망에 취해서인가..
발걸음은 자연히 유유자적... 서두름이 없다..
거기다가 모처럼의 산나물의 유혹...
산행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그 산나물 덕분에 점심이 더욱 풍성해졌기에
평소 산나물채취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오히려 산나물 채취를 은근히 부추긴다...
백암봉에서 가야할 방향의 능선을 바라보니 끝없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기분이 든다...
눈 앞에 거칠게 없으니 그런 기분이 드는가 보다...
저기서는 여학생들이 사진찍으라 부르고...
여기서도 남학생들이 부르고..
그래서 한 군데로 모았다...
백암봉에서 한동안 내려서면 동엽령까지는 완만한 등로가 계속 이어지고
드넓은 평원을 바라보며 이곳저곳을 조망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진행한다..
백암봉에서 용추계곡으로 내려서는 능선...
병곡리 계곡..
백암봉을 내려서면서...
암봉위에 올라서니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그냥 눌러 앉았으면 싶었다...
암봉위에서 지나온 구간을 돌아보고....
우측에서 좌측으로 지나온 능선...
백암봉에서 1시간을 넘겨 도착한 동엽령...
시간이 제법 지체되었기에 잠시 주변만 돌아보고 이내 자리를 뜬다...
잠시 한여름이 아닌 지금쯤 이 구간을 지나게 되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그러고보니 몇 번 덕유산 구간을 산행했지만 겨울산행의 기억밖에 없다...
동엽령에서...
동엽을 지나 가림봉으로 오르는 길..
나무데크계단을 지나고 단계적으로 조금씩 고도를 높여
동엽령에서 50분후 가림봉에 도착한다...
지나온 덕유능선...
가림봉을 향해..
백암봉 안내판엔 칠이남쪽대기봉이라 되어 있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꽃마리....
삿갓나물....
돌아본 덕유능선..
가림봉...
그런데 예전 북진 때 봤던 가림봉의 모습과 뭔가 조금 달라진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바위위에 쌓였던 돌탑이 많이 무너져 있었다..
이 바위를 거북바위라고 하는 모양인데...
이제 조금만 더 가면 하산길이라 마음이 느긋해진 탓인지 다시 한동안 쉬어간다..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출발하면서 일부는 가림봉에서 곧바로 산수마을로 하산하려고 해
의견이 잠시 엇갈리다가 그냥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가림봉에서 본 무룡산과 삿갓봉, 그 뒤로 남덕유와 서봉
우측에 월봉산. 좌측으로 금원산, 기백산, 뒤로 황석산이 조그맣게 보이고...
무룡산이 보이고...
무룡산 우측으로 삿갓봉이 보이고 그 뒤로 남덕유와 서봉이 나란히 섰다...
산수마을 갈림길...
가림봉에서 무룡산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이제나 저제나 산수마을 갈림길이 나올까 살피며 가는데
가림봉에서 20여분 후 조그만 통신탑을 지나니 이내 산수마을 갈림길이다..
일행들이 모두 모이기를 기다려 갈림길로 들어서는데
무성한 철쭉과 산죽이 도무지 등로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든다...
희미한 등로의 흔적을 따라 들어서니 곧바로 곤두박질 치듯 가파르게 떨어지고
가파른 등로를 미끄러지듯 한동안 내려서니 다리가 뻣뻣해질 지경이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50분 가까이 내려서니 드디어 계곡을 만나고
가파르게 떨어지던 등로는 그제서야 완만하게 수그러진다..
여기서 몸을 씻어야 하나 어쩌나 잠시 망설이다가 조금 더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등로는 이내 넓은 임도로 바뀌고 계속 내려서다가
조그만 다리 아래에서 땀에 젖은 몸을 씻고 산수마을로 내려서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마학동 계곡
백두대간의 남,북덕유산 중간에 위치한 무룡산(불영산)이 빚어낸 아름다운 계곡이다.
거창에서 산수가 가장 아름답고 환경이 잘 보존된 계곡이다.
조선조 중종때 진사 석천 임득번이 갈천, 도계, 첨모당 등 아들 삼형제를 가르치고
뒷날 문인들이 찾아와 학문을 배웠던 곳이라 하여 마학동이라고 하였다.
오늘날 이를 줄여 마골이라 부르며 서당이 없어진 후로 마로동이라고도 하였다.
원시 숲을 이룬 계곡 상류에는 불영폭포가 자리하고
명경지수를 이룬 웅덩이소 위 세 갈래 물줄기가 모이는 곳에서는
덕유산 선승들이 살았던 삼수암 절터가 있으며
조선조 끝 무렵까지 절이름을 그대로 빌려쓴 삼수암 마을이 있었다.
덕유산 십승지라 할 수 있는 서당 터에 갈천선생 삼형제를 기려 세운 유허비가 있다.
산수마을...
산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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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산수리 코스가 괜찮으면 여름 산행지로 어떨지요.. ㅎ 다음달 산행지는 정해졌는데 7월 8월 산행지를 미리 생각을 하고 있는데 떠오르는것이 없습니다. 션 한데로 한번 가야 하는데...
산수리코스 아주 비추임다.. 길도 엄꼬.. 뭔 개척산행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