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탄고는 11일 수원 월드컵 보조구장에서 열린 2015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4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 U-18 대건고와의 경기에서 후반에 터진 유주안, 유한솔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로 역전하며 첫 승점 3점을 따냈다.
매탄고는 지난 세 경기에서 1무 2패의 성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심지어 주장 송진규의 징계 결장으로 인해 중원에 큰 공백이 생긴 상황이었다. 따라서 김대의 감독은 송진규의 빈자리에 1학년 김대원을 투입시키고 박상혁을 공격수로 배치하는 등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날 매탄고는 안찬기가 골문을 지켰으며 김민호, 주원혁, 박대원, 김진래가 포백라인을 구축했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김대원과 유한솔이 나섰다. 좌우 윙어로는 이연규와 나준수가 출전했고 유주안과 박상혁이 공격을 책임졌다.
1위와 9위의 대결, A조 최고의 빅매치 지난 라운드 까지 대건고는 3전 전승으로 1위를 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부분 약팀들과의 대결이었던 점이 흠이지만 자연스레 K리그 주니어 A조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 했다. 반면 우승후보로 점쳐지던 매탄고는 예상외의 부진에 시달리며 9위로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단순하게 순위로만 판단하자면 1위와 9위의 예견 가능한 결과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서로에게 가장 위협적인 팀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경기 시작과 함께 팽팽한 긴장감을 감돌게 했다.
강팀간의 대결다웠던 치열함 속의 팽팽함 역시나 강자 간의 대결이었다. 서로의 무기를 감춘 듯 대건고는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바탕으로 안정되게 경기를 풀어나갔고 매탄고 또한 수비에 중심을 두어 역습으로 대건고를 상대했다. 그러나 양팀 모두 기본적으로 강한 압박을 구사했고 원하는 공격 작업을 하기에는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에 매탄고는 비교적 압박이 덜한 대건고의 측면수비를 나준수를 이용해 공략했다. 이날 나준수는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며 높은 돌파 성공률과 좋은 크로스를 선보였다. 나준수는 대건고 수비진에게 가장 큰 위협이었다.
먹히지 말았어야할 실점이 연속되다.
나준수를 이용한 전술이 톡톡히 효과를 보기 시작하며 분위기를 잡아가던 전반 중반이었다. 수비진영에서 볼을 돌리다 중앙수비수 주원혁이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시도했으나 빗맞고 말았고 압박해오던 김진야에게 통한의 선제골을 실점했다. 뼈아픈 실책이었다. 올 시즌 매 경기 지적 되던 어이없는 실점이 계속된 것이다. 실점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대건고에게 넘어갔고 매탄고는 이렇다 할 공격 작업을 시도하지 못했다.
빛을 발했던 김대의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 김대의 감독은 선제골 실점 이후 분위기가 넘어갔다고 판단, 전반 31분 이연규를 빼고 유수빈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대의 감독은 매 경기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던 유수빈에게 큰 기대를 건 것이다. 교체 투입된 유수빈은 김대의 감독의 기대에 곧바로 부응했다. 나준수와 좌우 날개를 도맡아 측면 수비라인을 괴롭혔으며 전반 37분에는 박상혁의 크로스를 잘라 들어가며 위협적인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아쉽게 빗나가고 말았다.
김대의 감독의 과감한 교체투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도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1학년인 전세진, 권민호를 동시에 투입했다. 다소 모험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전세진과 권민호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톡톡히 수행했고 김대의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후반 초반 이후 교체 선수들의 힘을 얻은 매탄고는 본격적으로 대건고의 골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닥공’의 시간이 펼쳐지다. 후반전은 완전히 다른 경기였다. 매탄고는 거침없이 몰아붙이기 시작했고 대건고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매탄고의 ‘닥공’의 시간은 유수빈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7분 대건고의 골키퍼가 유수빈의 슈팅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볼을 전세진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으나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되어 아쉬운 장면이 연출됐다. 뒤이어 후반 13분 유수빈이 30미터 드리블로 3명의 수비수를 따돌리며 슛팅까지 마무리 했으나 골키퍼 정면에 안기고 말았다. 후반 19분에는 유주안이 내준 볼을 유한솔이 강하게 골문 구석을 노렸으나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막혔다.
두드리면 열린다. 유한솔과 유주안의 환상의 콤비 플레이 줄기차게 몰아치던 후반 23분, 드디어 동점골이 터졌다. 김진래의 크로스를 유한솔이 가슴트래핑으로 유주안에게 연결, 유주안이 왼발강슛을 날리며 득점에 성공했다. 유주안의 동점골로 인해 전반전 대건고의 탄탄했던 수비진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수비진영에서의 불안함은 공격진까지 영향을 끼쳤고 대건고는 후반 30분 까지 한 차례의 유효 슛팅도 가져가지 못하고 말았다.
투혼, 그리고 극적인 역전골 후반 27분 종횡무진 측면을 노리던 나준수의 다리에 쥐가 나면서 최정훈이 교체 투입됐다. 나준수 이외에도 박상혁 전세진이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다. 쥐가나서 쓰러지는 상황에도 선수들은 다시 일어나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선수들의 눈빛에는 승리의 간절함이 너무나도 절실해 보였다.
그리고 후반 종료 5분전, 그 절실함이 이루어졌다. 김진래가 대건고의 역습을 태클로 저지했고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으며 유한솔이 정확하게 헤딩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선수들의 지칠줄 모르는 집념과 투혼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선수들은 벤치로 달려가 김대의 감독에게 안기며 역전골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리고 이어진 대건고의 반격을 잘 막아내며 첫 승을 확정지었다.
분위기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다.
매탄고는 3전 전승의 대건고를 물리치고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첫 승과 최고의 경기력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며 최고의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우승후보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둬 순위 반등의 동기부여가 확실히 된 점 또한 고무적이다. 그러나 아직 갈길이 멀다. 현재 매탄고는 A조 중위권에 위치해 있다. 변경된 대회 규정으로 매경기 승점의 중요성이 더 커져 남은 6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능력과 승리에 대한 간절함으로 수원삼성 유스팀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성적을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