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물고기>
생선구이집이다. 주메뉴가 생선구이니 사실상 요리솜씨를 살피기는 어렵다. 하지만 집에서 생선구이를 하기 어려운 시대이고, 생선은 구이가 맛있고 먹기도 용이하고 값도 저렴하므로 자꾸 찾게 된다. 그럴 때 다양한 생선을 슴슴하게 먹을 수 있는 집이라 좋다.
1.식당대강
상호 : 착한물고기
주소 : 경남 김해시 가야로181번길 18
전화 : 055-339-3009
주요음식 : 생선구이
2.먹은날 : 2023.12.24.점심
먹은음식 :모둠생선구이 중 42,000원, 돌숱밥 3,000원
3. 맛보기
생선구이로 밥을 먹어야 하니 밥이 맛있어야 할 듯. 돌솥밥을 주문했다. 예상대로 고슬고슬하고 차진 밥이 생선구이에 제격이다. 생선구이는 다양하게 먹으려고 조금 큰 사이즈 주문하니 열기라고도 하고 빨간고기라고도 하는 볼락이 나왔다.
남해안의 생선의 고장이다. 생선회가 부담스럽거나 식사 위주의 생선을 먹고자 하면 구이가 제일이다. 집에서는 연기가 나고 프라이팬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기름을 두르게 되어 담백한 생선을 먹으려면 이제 이처럼 전문 구이점을 방문해야 하는 시절이 되었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전문점이다.
전문 화덕에 굽는다는 생선이 싱싱하고 담백하고 부드럽다. 맛은 전체적으로 슴슴해서 간장양념을 살짝 곁들여도 좋다. 나머지 곁반찬은 생선 보조로 먹는 데는 어지간하다. 된장찌개가 수준급이고, 고사리들깨무침이 특별히 맛나다.
생선은 삼치, 고등어, 갈치, 가자미, 열기 등이 나왔다.
생선이 싱싱하고 제맛이 난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결이 살아있다. 식감이 탱탱해서 밥과 먹기 그만이다. 게시문에 의하면 갈치가 세네갈 산이고, 고등어는 노르웨이산, 나머지는 모두 국내산이다.
전남 고흥 나로도에 가면 삼치거리가 있고 삼치요리를 전문음식점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먹는 삼치맛에 떨어지지 않는다. 담백하면서도 풍성한 맛에 맛이 실하다.
가장 주목되는 맛은 빨간고기구이다. 볼락이나 열기보다 이름은 빨간고기가 더 친숙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윤기나는,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육질을 가지고 있다. 몸통도 제법 두꺼워 양적으로도 실속있는 찬이 되어준다.
고사리들깨무침. 들깨향도 좋고 고사리 식감도 좋고 간도 맞다. 향토적이고 개운한 찬이다. 질기지 않으면서 맛을 잘 머금고 있는 고사리무침, 이 정도 솜씨면 믿어도 되는 식당같다.
콩나물, 양도 적고 양념도 별다른 게 없어 보이는데 맛은 상당하다. 적당히 삶아 콩나물 대가리 맛이 쌩쌩해서 고소하다. 줄기도 적당하게 통통하며 맛을 잘 머금고 있다. 맛있는 무침이다.
오늘 찬의 압권은 단연 된장찌개.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깊은 맛을 가지고 있다. 두부도 호박도 적절하게 익어 맹맹하지 않다. 국물도 건더기도 다 제각각 맛이 그만이어서 국물만도 건더기만도 황홀한 반찬이 된다.
물미역. 양념장은 짜기만 해서 감칠맛이 약하나 미역의 싱싱함만은 그만이다.
겉절이는 맛이 좀 가벼운 편이다. 배추에 채 스미지 못했고 짠맛이 주로 느껴진다. 양념에서도 매운 느낌이 주로 난다.
어쩌다 돌솥밥 사진은 놓쳤다. 돌솥이 너무 뜨거워 조심하다보니 타이밍을 놓쳤다. 밥은 돌솥에 기대하는 맛을 충분히 낸다. 드문드문 콩도 들어 있어 맛도 색상도 단조롭지 않다. 성의가 고맙다.
요즘은 돌솥밥 기계가 있어 이처럼 사치스럽게 개인마다 솥밥을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문명의 이기가 고맙지만 이것도 기본적으로 좋은 재료 준비 등 노동력과 성의를 요한다. 밥을 먹자는 메뉴이니 맛있는 밥을 챙겨먹자는 기대에 부응하는 시스템이 좋다. 솥밥에 생선구이라니 부러울 게 없는 식단이다.
4. 먹은 후
1) 식재료가 훌륭한 경남, 그리고 김해
몇 차례 방문해 김해에서 식사를 했지만 먹을 만한 집을 발견하지 못했다. 유명하다는 집도 음식이 너무 허전했다. 오늘 상에서 그 이유를 일부 본다. 담백한 것을 원하고,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식재료가 너무 훌륭한 탓이 아닌지. 해물이 풍부한 경남에서는 일반적으로 식재료 위주의 식사가 가능하다. 굳이 애써 힘들게 요리하지 않아도 훌륭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오늘 구이상에서도 그것을 본다. 오늘날은 아파트라 구이가 힘들어져서 훌륭한 식당 메뉴가 되었지만, 이전 연탄 시절만 해도 구이는 집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메뉴였다. 이제는 연기 때문에 특별한 곳에서라야 제맛을 즐길 수 있다.
구이가 훌륭한 식당 메뉴가 되는 시절이 되니 해물 식재료의 고장에서도 좋은 식당이 생겨난다. 좋은 메뉴에 좋은 조리음식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인가. 어쨌든 식당으로 나온 음식들에 좋은 조리 음식도 함께 하면 좋겠다.
2) 식당 명칭
'착한물고기', 재미있는 상호이다. 생선을 먹으면서 착하다고 한다. 먹이사슬의 우위에 있는 최상위 포식자라 생선도 이렇게 맘놓고 다양하게 먹지만 하위 사슬의 입장에 있는 먹잇감에서의 입장은 어떨까. 착하다는 표현은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 같다.
3) 가야국 유물의 도시
김해는 가락국, 가야의 도시이다. 관련 여러 유적이 있다. 그중 압권은 수로왕릉이다. 식후 들러볼 수 있다면 김해 방문의 의의를 최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유적이 있는 도시에서 훌륭한 요리도 만들어내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면 지방화 시대의 훌륭한 모범이 될 것이다.
*수로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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