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페에서 들리는 소음이 오히려 집중력을 높인다, 혹시 이해가 가시는지요. 실제로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요즘 화제입니다. 이 내용 놓고서는 이 방송 보고 계신 학생들과 부모님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오늘(16일) 팩트체크에서 이 문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오늘 팩트체크는 상당히 관심이 많이 갑니다. 그리고 머리가 좀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계속 무거운 소식을 전해드리다 이 소식을 전하게 되니까. 카페 소음이 지금 들리는 이 정도 소음을 얘기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커피잔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손님들이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합쳐진 소리를 카페 소음이라고 하는데요.
시카고 대학의 소비자연구저널에 따르면 카페 소음같이 들을 수 있는 같은 양의 음성 주파수들을 합친 것을 백색소음이라고 하는데, 중간 정도의 백색소음은 창의성을 향상시킨다고 돼 있습니다.
한국산업심리학회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왔는데요, 이런 백색소음이 집중력과 기억력은 높여주고, 스트레스는 낮춰준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중간 정도의 소음이라는 게 어느 정도를 이야기하는 겁니까?
[기자]
저희가 연구자료에 나온 기준에 맞춰 직접 카페에 가서 소음을 측정해 봤는데요, 화면으로 한번 보실 텐데요.
먼저 서울 부암동의 상당히 조용한 카페를 가서 재 본 결과 4~50dB 정도가 나왔습니다.
그다음 서소문 쪽의 한 카페가 6~70dB 정도 나왔고요,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종로의 좀 시끄러운 카페가 80dB 이상이 나왔습니다.
시카고대 논문에서는 중간 정도, 50~70dB 정도가 창의성을 높이는 소음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 저 화면에 나온 사람, 저 인턴기자는 어디서 제일 집중이 잘 됐다고 합니까?
[기자]
이미 연구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너무 조용한 것보다는 약간 소음이 있었던 두 번째 장소가 집중이 더 잘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가장 시끄러웠던 종로 카페는 아무래도 제일 산만한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실제 시카고대의 연구 논문 결과를 봐도 아무리 백색 소음이라 하더라도 80dB을 넘는 곳이라고 하면 오히려 집중력에 방해가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것을 백색소음이라고 했는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오히려 거슬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왜 도움이 되는가를 파고들어야 할 것 같네요?
[기자]
일단 왜 백색소음이라고 부르는지, 소리 전문가인 숭실대 배명진 소리공학연구소장에게 물었는데요.
빛도 여러 색의 광선이 모이면 백색 광선이 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소리도 모든 음역을 모아 놓으면 지금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음역이 합쳐져 백색소음이 된다는 겁니다.
[앵커]
몇 가지 색깔을 다 합치면 흰색으로 나중에 귀결되는 것처럼 그 뜻으로 백색소음이라고 한 것이군요?
[기자]
예, 빛일 경우에 그런 것처럼 마찬가지로 음역대에서도 그런 겁니다.
그렇게 되면 소음 자체가 무의미한 소리가 돼서 집중력을 빼앗기지 않고 오히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요즘 그래서 이런 소리만 일부러 들려주는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도 있다면서요?
[기자]
예, 지금 보시는 것처럼 홍대의 모 카페, 강남 교보타워의 모 카페, 가로수길의 모 카페 해서 그곳의 소음을 들려준다는 서비스인데요.
요즘 도서관 가면 실제 이어폰 꽂고 이 소리 들으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 정도인가요? 근데 기껏 조용한 도서관 가서 왜 그런 것을 꽂고 하느냐… 어른들은 그런 얘기도 합니다. 괜히 겉멋 들어서 카페에 탁 앉아 노트북 치고 있다… 그게 공부가 사실 안 되는 거 아니냐는 의심들도 많이 한단 말이죠. 솔직히 말하면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기도 하고. 그런데 저 카페 소리가 실제로 그렇게 다 다릅니까?
[기자]
저렇게 서비스를 다르게 하고 있어서 과연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 궁금해서 이 부분도 배명진 소장에게 물어봤는데요, 대답 직접 들어보시죠.
[배명진 교수/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 : 차이는 없죠. 예를 들어 그게 무슨 홍대 앞의 카페하고, 무슨 남영동의 카페하고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거죠. 그 사람에게 미리 숙지를 시키고 들려줬을 때는 차이가 있더라는 거죠. 이 소리는 서울대 열람실에서 녹음한 겁니다, 하면서 들려줬더니 사람의 플라시보 효과 때문인지, 학습효과를 더 내는 거 있죠?]
그러니까 소리 자체에는 차이가 없는데요, 플라시보 효과, 그러니까 이게 어디서 나는 소리다 라는 것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심리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 거죠.
[앵커]
또 하나, 옛날부터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면 더 잘된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음악 소리하고 이런 달그락거리는 다른 잡음하고는 다른데 그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실제로 취재를 하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취재를 해보라는 주문도 많이 받았는데요.
배 소장의 이야기는 음악은 이 부분과 완전히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음악의 경우에는 리듬감 때문에 음색의 차이가 발생해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음파가 뭉치지 않고 따로따로 인식됩니다.
그러니 음악을 들으면 적막감은 해소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집중력은 떨어지게 되는 거죠.
특히 가사가 들리는 음악은 집중력에 더 방해가 된다고 합니다.
[앵커]
물론 사람마다 다른 부분은 있겠죠. 그런데 백색소음이 꼭 카페 소음만 있습니까? 다른 백색소음들도 있는 거 아닙니까?
[기자]
예,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폭포나 냇물 소리도 비슷한 음파의 백색소음이라고 하고요, 재미있는 것은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나는 소리도 백색소음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수준만 유지되면 쉬는 시간에 오히려 공부 더 잘 된다고 하는 친구들 이야기도 영 틀린 말은 아닌 거죠.
[앵커]
아무튼 오늘은 적당한 카페 소음이 집중력에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니까 흔히들 그렇게 표현하잖아요. 카페 가서 계속 컴퓨터 하고 있는 친구들을 죽돌이, 죽순이 그렇게 얘기하잖아요. 그게 다 이유가 있다, 이렇게 해석하면 될 것 같군요.
[기자]
일단 과학적으로 보면 단지 겉멋만은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앞서도 봤듯이 여러 심리적 요인이 결부돼 있고, 또 카페에서 누구와 공부를 하느냐 뭐 이런 환경적인 변수도 있다는 점, 오늘 결론을 내리기 전에 강조하고 싶습니다.
[앵커]
심리적인 측면은 제가 한 가지 증명해드릴 수 있는데, 제가 잘 아는 분이 옛날에 사법고시를 준비할 때 공부를 하고 나중에 총정리할 때는 버스를 타고 맨 뒷자리에 앉아서 정리를 했다고 하더군요. 종일 타고 다니면서. 그것도 아마 비슷한 경우는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김필규 기자의 팩트체크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