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생각 안 하고 쓰는 슈가의 ‘해금’ 이야기
방탄소년단의 슈가가 솔로 앨범 ‘D-Day’를 발매하였다. 방금 타이틀곡 ‘해금’의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보자마자 드는 따끈따끈한 생각을 써보려고 한다. 요즘은 늙어서 그런지 말이다, 차가운 머리로 쓰겠다고 첫 느낌과 생각을 가둬 놓으면 말이다, 나중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말이다. 내가 주인인데 내 말을 듣지 않는 내 머리다.
일단 ‘해금’이 내가 상상했던 그 ‘해금’이 아니었다. 해금이라는 단어를 보면서 악기 해금(奚琴)을 떠올렸는데 아니었다. 해금(解禁)이었다. 첫 느낌은 뮤직비디오나 음률이 2020년에 발표한 ‘대취타(大吹打)’와 비슷하다는 거였다.
음악에 관해서는 잘 모르니, 뮤직비디오에서 슈가가 1인 2역을 하는 것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취타(大吹打)’에서 슈가는 왕과 그 왕을 살해하는 사람 두 역을 맡았다. ‘해금(解禁)’에서도 슈가는 자본가 혹은 보스역과 그 보스를 죽이려는 사람을 동시에 연기했다. 다른 점이라면 ‘대취타(大吹打)’에서는 두 역 모두 얼굴에 흉터가 있었는데, 이번 ‘해금(解禁)’에서는 보스역에만 흉터가 있었고, 살해자역의 얼굴은 깨끗했다는 것이다. 물론 보스는 살해된다.
초반부 슈가는 중국 식당에서 젓가락을 흉기로 쓴다. 나중에는 그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는다. 젓가락은 슈가가 세상을 살아나가고 견뎌 나가는 방법을 은유한 것이었을까? 젓가락(음악)이 사람을 찌르는 무기도 되지만, 원래 젓가락은 음식을 먹는 도구다. 음식을 섭취해야 사람은 에너지를 얻고 활동할 수 있다. 슈가는 음악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관해서 말하고 싶었을까?
두 비디오의 배경과 진행되는 상황도 비교 분석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안 하고 싶다. 시간도 부족하고 내 머리도 거부한다. 생각하지 않고 날것의 느낌만 정리하려니 힘들다. 단어와 문장이 제 맘대로 춤을 춘다. 그래도 한번 해보았다. 심한 저항을 견디고, 나 역시 저항하면서 말이다. 한 가지만 더 얘기하자면, 총이다. 두 비디오에서 슈가는 총을 사용한다. 그리고 자동차 씬이 나온다.
정리하면, 슈가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 염증을 느끼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특히 돈더미에 불을 붙이는 장면에서 그렇게 느꼈다. 고문 장면이나 폭력적인 장면에서는 왜 이런 장면을 보여주는지 의문이 든다기보다는 고문이나 폭력에 슈가가 저항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말이다. 무엇에? 이 세상이겠지. 슈가가 정의한 어떤 세상. 저항해야 마땅하다고 결론 내린 세상.
첫댓글 저도 그 해금인 줄 알았습니다만..ㅎㅎ
그 해금이었으면 뮤즈님에게나 저에게나 나았으련만…
덕분에 찾아봤어요. 뮤즈님이 BTS 음악에 대해 지속적으로 글을 쓰심 일타쌍피 하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