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수행이 해결한 먹고사는 문제 - 빈궁함 부처님께 바치니 만사형통
대학을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후 바로 출가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수도장에서 오래 머물며 사회 진출이 늦어지게 되자 ‘먹고사는 문제가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 취직할 적기를 놓치면 애써 얻은 명문대학 출신의 이점이 사라지지 않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선지식께서는 이런 내 마음을 아시고 “〈금강경〉 공부는 세상에 뒤떨어지는 공부가 아니다. 오히려 세상을 더욱 더 잘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적극적인 공부다. 자신이 빈곤하다는 생각, 장래 어떻게 사나 하는 생각을 부처님께 바쳐라. 그러하면 든든한 부처님 광명이 임할 것이다. 이 부처님 광명은 그대들에게 먹을 것, 입을 것을 다 제공할 것이니 아무 염려말고 〈금강경〉 공부에 전념하라.”
모든 문제를 부처님께 바치면 다 해결될 것 같았던 어느 날, 바쳐도 해결되지 않는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도량에 쥐가 모여들어 소 사료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쥐약이라도 놓아 퇴치하고 싶으나 불살생의 계를 지켜야 하니 그 자체가 화두였습니다. 고민 끝에 선지식께 쥐 퇴치 방법을 여쭈었습니다.
“쥐약을 놓지 않는 방법으로 어떻게 하면 저 많은 쥐를 목장에서 몰아낼 수 있겠습니까?” “쥐가 싫다, 쥐가 많다는 생각을 부처님께 바쳐라.” “그렇게 바치면 쥐가 사라집니까?” “어째서 쥐가 그렇게 들끓는지 아느냐? 그것은 너희들 마음속에 쥐의 마음 즉 빈궁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니라. 쥐가 싫다는 마음을 자꾸 부처님께 바치면, 마음속에 쥐의 마음인 거지 마음, 거저먹으려는 마음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마침 어떤 도반이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를 법당에 선물하였습니다. 고양이를 보는 순간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고양이는 수많은 쥐에 겁을 먹고 산속으로 도망을 가 야생 고양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수도장에는 또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젖소의 우유 생산량이 두당 평균 10kg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이 정도 생산량으로 우리 도반들이 도량에서 자급자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에 거지 마음이 있기에 쥐들이 들끓는다는 말씀을 들은 후, 빈궁한 마음이 적은 생산량과도 관련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속의 거지 마음이, 생산량이 적어도 이에 만족하며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는 것임을 알아차린 것입니다.
선지식께서는 불립문자란 글을 대할 때 궁리(알음알이)하지 말라는 뜻이지, 글의 참 뜻을 알려는 노력 즉 연구까지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음 밖에서는 자료를 찾으며 연구도 병행하는 과정에서 느닷없이 산유량 증산에 대한 해결 방법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하나하나 실천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실천하는 과정에서 마음속 빈궁함이 사라지게 되자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야생으로 달아난 고양이가 다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이미 야생화된 고양이는 과거 쥐를 보면 달아나던 때와는 달리 슬슬 쥐를 잡기 시작하였습니다. 수십 마리의 쥐들도 야생 고양이 한 마리의 기운에 점차 압도당하면서 하나 둘 사라지고, 결국에는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마음에 쥐의 궁한 마음, 갉아먹는 마음이 사라지니까 쥐가 없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선지식의 해석인 것입니다. 이렇게 쥐가 사라짐과 동시에 목장에서의 우유 생산량 증가도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김원수/바른법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