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파트너 고민을 상담
(2007. 3. 21. 수)
내가 연습하는 곳에서 저녁 시간에 매니아 몇 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이 커플로 연습하는 분들이었다.
나이가 지긋한 커플은 요즘 왈츠가 발전해가는 게 눈에 보였다.
그 분들은 그곳에서 연습하는 고수분들이 한 수씩 가르쳐 주면 그걸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적극적인 노력을 하시는 게 특징이었다.
아마 오랜 세월 동안 함께 댄스를 해오면서 인생을 공유하면서 즐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은 무엇이 두 분이 잘 안 맞는지 계속 티격태격이시더니 나중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남자분은 과묵하고 점잖고 젠틀한 스타일이신데 오늘은 흥분해 있었다.
평소에도 여자분이 항상 목소리를 높이고 인상까지 쓰며 불평불만을 털어놓는 편이었다.
이번에는 더 심했다. 거의 시장판에서 싸움을 방불케 하더니만 결국에는 숙녀분이 옷을 집어 들고 그곳에서 뛰쳐 나가버렸다.
남자분은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평소에 얼굴이 익은 숙녀분들에게 부탁해서 왈츠를 몇 번 음악에 맞추어 보았다.
그 남자분을 잡아준 여성 한 분이 평소에는 파트너와 함께 연습하는데 오늘은 혼자 와서 연습했다.
나하고는 얼굴이 익어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사이였다.
그 숙녀분이 연습 마치고 나가서 나한테 부탁 좀 들어달라고 했다.
연습을 끝내고 그 숙녀님과 바깥으로 나왔다.
지난번에도 이미 그분은 자기 파트너와의 고민을 나한테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답답한 마음이 풀려서 고맙다고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자기 파트너와의 문제 때문이었다.
파트너인 남자분의 직장으로 나더러 전화 좀 넣어 달라고 했다.
정말 야근하는지 아닌지 확인만 하려는 속셈이었다.
오늘 함께 연습하기로 약속했는데 약속 시간이 임박해서 야근이 있다면서 전화가 왔다는 것이었다.
숙녀분은 중요한 약속도 취소하고 파트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왔단다.
남자분이 갑자기 약속을 못 지킨다고 하니까 짜증도 나고 의심스럽다는 것이었다.
이미 지난번에 나한테 그 의심스런 점을 털어 놓았었다.
남자분이 다른 여성과 다른 곳에서 몰래 강습 받으며 연습하다가 들켰는데 그때 헤어지려고 했단다.
그런데 남자분이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어서 결국 다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일이 두 번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계속 의심스럽다고 했다.
얘기를 들어보면 헤어지려고 해도 서로 춤이 맞는 사람이 없어서 못 헤어진다고 했다.
그러면 헤어지지 말고 서로 참고 포용하면서 가라고 했다.
그러려니 이런 고통을 겪는 게 힘든다고 했다.
어차피 파트너와는 갈등의 연속일 텐데...
있어도 고민...
없어도 고민...
영원한 숙제...
남여의 문제...
아니, 커플댄스의 딜레마인 것을 ....
그냥 참고 포용하면서 헤어지지 말고 잘 하시라고 말해주었다.
어차피 헤어져도 고통이 따르고 상처가 오래갈 테니까.
댓글
나그네3 07.03.23 06:21 첫댓글
저도 파트너랑 티격티격 싸우는 거 몇 번 봐는디... 글쎄 말이요 있어도 고민, 없어도 고민. 있으면 관리 해조야 하기 땜세 비용이 솔찬히 들어가고 없으면 홀에서 남에게 구걸 (손 내밀기) 해야하기땜세 불쌍하게 보이고 거참 ㅎㅎㅎ
눈동자2 07.03.23 07:18
대회 출전이 아니라면 꼭 파트너와만 연습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서로의 신뢰가 돈독 하다면 각자 다른 장소에서 익혀 둘이 다른 사람의 표현력을 의논하고 바램을 논하고 하면 더 좋은 춤추기가 될 것 같네요. 춤만의 파트너이든 사랑이든 지나친 집착은 모든 걸 잃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가 이쁜 거짓말을 하든 사실이든 포용 해주고 배려해 주고 감싸준다면 다른 사람과의 외도(?)가 있었다 해도 돌아오기가 쉽지만 확인하고 집착하면 돌아올 길목을 막아버리는 결과만 남을 겁니다. 파트너쉽은 서로가 확인이 아니고 확신이 있을 때 오래도록 유지하리라 봅니다. 청노루님 건강 하시고 즐댄 하세여...*^&^*
조아 07.03.23 12:00
누님, 카운셀러 하셔도 되겠어요.
바람돌 07.03.23 13:30
그러시네에~...ㅎ
무브 07.03.23 14:56
대단한 경륜 입니다... 진짜 고수가 따로 있었군요
황금보자기 07.03.23 17:05
어~메 또 한변 멋진 웅변에 손이 근질거리내용. ㅎㅎㅎ
개털도사1 07.03.23 19:08
눈동자2님 어카 그리 맞는 말씀만 하세요. 서로가 확인하구 확신만 잇다면 존 말씀입니다.
즐콩이 07.03.23 07:31
즐거운 비명이시네요...... 그래도 건강하게 즐댄 할 수있다는 것을 행복으로 여겨야 할 텐데..... 사람은 욕심이 끝이 없나봅니다....... 서로 신뢰가 바탕이 되야겠죠...... 청노루님 열공하시는 모습..... 부러울 따름인데.... 즐댄 하세요....^^
노란 수선화 07.03.23 09:22
알면서도 숙지하고 만나야하는 고통은 여자로써 무지 아픔이요, 상처입니다~~ 그러나 잃고 나서 후회하는 일 없도록 깊이 생각하시고..... 춤과 인격은??? ....... 한번 신뢰가 무너지면 계속 의심이 생기지요..... 지혜로운 생각으로 대처 하세요....
지향 07.03.23 10:02
제가 보기엔 지헤롭고 말고 할 것도 없네요. 그냥 헤여지세요. 미련 둬봤자 상처만 더 커질 뿐입니다. 지금은 아프겠지만 세월이 약이고 또 세월이 지나다보면 그때 헤여 지길 잘했다 싶을 껍니다. 그리고 거짓말이 또 거짓으로 이여지기 마련이니... 한번 신뢰가 무너지만 자꾸 의심만 생겨나니 .. 더 이상 아파하지 말고 그냥 헤여지는 게 최상 같으네요.... 세월 지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개털도사1 07.03.23 19:10
맞고요 ... 신뢰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힘들죠.........
다랑쉬. 07.03.23 12:41
"커플댄스" 그것은 가장 부끄러워야 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폭포수처럼 07.03.23 13:05
엥~~얼마 전에 파트너 찾으신다고~~???^^ 아닌가~~??ㅋㅋㅋ~~죄송
다랑쉬. 07.03.23 13:15
맞습니다. 장난으로 했습니다. 전 원천적으로 왜 파트너 찾기란이 필요한 지 의심스럽습니다. 즉 사즐모의 기본 원칙의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틀릴 수도 있습니다)
폭포수처럼 07.03.24 13:05
춤을 깊이 있게 공부하다보면 파트너가 필요하긴 하죠. 근데 그게 너무 어려우니까~ 서로 연애결혼을 하는 게 원칙이지만 그게 안 되니까 중매가 필요할 때도. (틀릴 수도 있는 얘기지만 )~^^ 아구 암튼 매우 어려운 과제임엔 틀림 음는~!!!
개털도사1 07.03.23 19:12
맞조 폭포수처럼님 깊이 있게 공부 열공 할려면 필요하죠........
폭포수처럼 07.03.23 12:13
아~~부럽다 부러워 ~~!!!! 말다툼이던 육탄전이던 낸도 고런 파트너 있어서 쌈이라도 한번 해봤슴 원이 없겠당~~ 만날 천날 학원가서 만인의 연인인 샘티 뒤지게 혼만나구~~!!!!!! 이젠 나두 나만의 내 연인을 맹글어서 사랑쌈점 한번 떠들썩하게 해보는 걸 올 최대의 목표로 세워 봐야징~~~거기 누구 안 계셔유~~지랑 멀끄댕이 한번 잡어보실 분~~!!ㅋㅋㅋ (부럽기도 하구 배두 아푸구~~!!!!!)
폭포수처럼 07.03.23 13:04
기량 높은 쌈~~??? 지는 머리숱이 많은 관계루다 질 낮은 쌈? 에 자신이 더 있슴~~ㅋㅋㅋ ( 청량리님 ??혹 청량리 사시는지~~ㅎㅎ 저는 왕십리 사는데 ~~~ )
슬픈날의왈츠 07.03.23 14:31
킥킥^^~ 미치게따!.....구람 일단 두 분이서 파트너 되기 전에 얼매나 기량 높은 쌈이 될 것인지..... 한번 싸워봐!........피터지게 싸우다 보면 정들고 정들면...걍 하슈~ 푸히^^...쌈은 부티고....흥정은 말리랬다.....-- 헤헤^^*
폭포수처럼 07.03.23 14:44
왈츠님 좋은 분으로 알구 있었는디~ 실망~~!!!!!!쪽박 께실 분이시구먼유~~!!!ㅎㅎㅎㅎ
노스탈쟈 07.03.23 12:27
그래도 없는 것 보담 있는 게 났겠지요, 멋진 춤사위를 뽐낼려면, 바레이션도 하고 대회도 뛰고, 싸우고 삐져도 그때가, 행복한 줄 알아야죠,?
아사모 07.03.23 12:29
관리해 나갈 능력만 되면 모 있는 것이 낫겠지요.
슬픈날의왈츠 07.03.23 14:37
무조건 헤어지시길~~..... 그토록 상처 받았다면 지금 추스른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 듯,,,, 이미 신뢰는 물 건너 간 듯,,,,, 그런 바탕 위에 어떻게 황홀한 춤사위가 나오겠으며.... 그에 따른 정신적 휴우증은.... 그러니 만나면 적당히 춤 파트너로만 생각하믄 좋은데 맴까지 다 줬으니......-_- 그냥 헤어지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무조껀 헤어지삼!....
바람돌 07.03.23 14:54
에고~ 무시버라~`정 주고, 마음 주고, 춤 줬는데... 어케 무시 자르듯.. 단 칼에 거시기가 되남유... 아직도 뜨거운 피가 흐르는 청춘의 맘으로 사는데...ㅎ
개털도사1 07.03.23 19:14
ㅎㅎㅎ ..정주고~~마음 주고 ~~~^*^한표
늘문이 07.03.23 14:41
긍게 그거이(파트너)있어야 좋은 건지 없어야 좋은 건지 모르것구먼유~.. 긍게 지르박은 좋아유~.. 프렌드만 있으믄 되니끼~.. 근디 왈츠 같은 거이는 파트너가 있어야 것지만서도~.. 긍게 그거이 있기는 있어야 하는거인디 긍게 속썩일 때는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거고~...남 일인디 지가 골치가 아플려고 허유~..
황금보자기 07.03.24 10:01
저는 5명의 여제자를 두고 싶내요. 선생하고 싶다는 분은 그렇게 되도록 도와주고 싶고요. 해서 내가 나이 들어 뉘가 알아줄까? 내가 나이 들어 누가 잡아줄까? ㅎㅎㅎ
풍류객 07.03.23 19:36
파트너 ??~ 있으면 구찬코 없으면 아쉬운것 ㅋㅋ~
세미 07.03.23 19:59
한번 새는 물바가지 어디 가서 안 새겠어요. 한강물에 버리세요,,,지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