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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 소라색空色 인상기
햇빛이었다뒤란을흐릿하게가득채운햇살그너머아득하게펼쳐진엷은푸른빛 양수같은욕조에몸담그고빼꼼열려있는문틈으로보았네 수십년전유년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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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었다
뒤란을 흐릿하게 가득 채운 햇살
그 너머 아득하게 펼쳐진
엷은 푸른빛
양수 같은 욕조에 몸 담그고
빼꼼 열려 있는 문틈으로 보았네
수십 년 전 유년의 하늘빛
어머니가 소라空(そら)색이라 부르던 그 하늘
오래된 온천장에 와서
계단조심이라는 경고에도
으레 그렇듯 정강이를 찍고
피 배 나오는 얼얼한 다리
쥐고 탕에 쪼그려 앉았는데
과거로 오버랩된 영화 장면처럼
까닭없이 쉬 서럽던 어릴 적
풍경이 펼쳐지는 거라
깨진 정강이만큼
아프게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밀고 올라오는
허기진 생의 본적
그것은 옴나위없는
시련과 근심과 가난의
뒤란에 배경음처럼 깔리는 생의 멜랑콜리
더 이상 아프다 할 수 없는
물속에 담근 정강이의
뭉근한 얼얼함과 같은
대포알 소주병을
매일 자빠뜨리는 독한 오회의
사자 같은 아버지
하루 종일 밭 가운데 묻혀
등 굽은 여일如一의
낙타 같은 어머니
그 사이에서 어린아이일 수 없었던
나는 그들의 한숨과 멀미를
몸에 새겼네
그렇게 완성된 인상파 회화
온천장 문틈으로 보이는,
끊임없이 현재로 회귀하여
나를 가로막고 위로하고 길들이는
저 풍경
소라색
바다로 난 막막한 하늘가
<시작 노트>
아무도 동무하지 않는 마음의 조각들을 썼다. 그것의 됨됨이를 평한다면 어리석은 편에 있겠다. 평범함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 돌올함은 없듯, 나를 통해 그대가 빛난다면 기꺼이 당신의 후경이 되어 주리라. 이 토막 난 구절들을 별 볼 일 없는 자리를 애써 감당한 상흔으로 여겨주면 고맙겠다.
김겸
2002년 『현대문학』 평론 등단.
200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202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장편소설 『여행의 기술―Hommage to route7』.
평론집 『비평의 오쿨루스』.
시집 『하루 종일 슬픔이 차오르길 기다렸다』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