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세기 로마는 한니발 덕분에 세계제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pinetree]

런던, 파리, 로마, 피렌체, 유럽의 도시들을 통해 유럽을 읽는 시간, 로마 VS 명장 한니발, 르네상스의 꽃 메디치 가문, 세기의 스캔들 그리고 대영제국 엘리자베스 1세, 한 세대가 아닌 모든 세대를 위한 셰익스피어, 자유 평등-온 세상에 퍼지다 나폴레옹, 그들이 만든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내가 고민해야 되는 시대가 된 겁니다. 해가 지지않는 나라 영국(England) 세계 최초! 의회 민주주의의 꽃이 피어나는 과정과 망망대해를 제패했던 대영제국의 역사를 따라서!

참, 로마라는 곳이 대단한 도시인 것 같아요. 지금 제 왼쪽으로는 드라야누스 황제의 시장, 오른쪽으로는 로마제국의 중심이었던 포로 로마노, 그리고 앞쪽으로는 콜로세움, 정말 세계적인 유산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이 한 가운데에 동상이 하나 서 있습니다. 아우구스투스라고 하는 이 로마를 제국으로 만든 첫번째 남자죠. (아우구스투스 Augustus(BC63~AD14)-본명 가이우스 옥타비아누스 라고도 하며 고대 로마의 평화시대를 열었던 초대 황제), 카이사르의 양아들이었던 아우구스투스는 공화정 시대를 종식시키고 로마제국시대를 연 첫번째 황제였습니다. 황제로 등극한 그는 수도 로마에 대대적인 건축붐을 일으켰는데 그 중에는 자신과 후손들이 묻힐 대규모 무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마 시민들에게 자신의 업적을 과시함으로써 황제의 권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죠. 그 영묘 옆에는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를 상징하는 제단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이곳이 로마 시내 한 가운데에 자리한 아라 파치스 라는 곳입니다. 아라는 우리말로 제단이란 뜻이고, 파치스는 평화라는 뜻입니다. 합치면 평화의 제단 이란 뜻이죠. (아라 파치스 Ara Pacis-평화의 여신 팍스(Pax)에게 바쳐진 제단,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프랑스, 에스파냐 원정 승리 후 평화를 기리며 만든 제단), 한니발의 공격을 막아낸 로마는 세계 제국으로 성장하지만 곧 내전을 겪게 됩니다. 그 백여년의 내전을 마무리 지은 인물이 바로 아우구스투스 황제죠.

파괴적이었던 내전을 마무리 짓고 로마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기 위해서 이 제단을 만들었습니다. 팍스 로마나, 즉 로마의 평화를 이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평화가 찾아왔다 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라 파치스 이구요. 그리고 로마 제국의 국시가 관용에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 유명한 판테온 이구요. 그리고 왕조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 옆에 폐허처럼 남아 있는 마우솔레오, 왕조의 무덤입니다. 이런 세개의 건물을 비롯해서 많은 건물을 새로 짓고 리모델링을 해서 그(아우구스투스)는 죽을 때 이런 말을 남겼거든요.

나는 진흙과 벽돌로 된 로마를 물려받아서 대리석으로 된 로마를 남겼다. 그가 그토록 자신있게 얘기할 만큼 사실 내전의 폐허 속에서 무너졌던 로마는 아우구스투스 시대에 완전히 국제적인 권력도시로서 재탄생하게 됩니다. (콜로세움 Colosseum-지름 최대 188미터, 최대 수용인원 5만명인 원형 경기장으로 플라비우스 왕조에 의해 AD 80년에 완성), 팍스 로마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번영을 구가한 로마제국, 이 시기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가 바로 콜로세움입니다. 로마 제국의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위대하고 웅장한 유적 중 하나로 손꼽히죠. 우리에게 영화 시내마 천국의 촬영지로 알려진 시칠리아는 이탈리아 반도 아래에 위치한 지중해의 가장 큰 섬입니다. 역사적으로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고자 했던 수많은 세력들의 다양한 문명이 풍요롭게 남아 있는 곳이죠 (로마-메시나 해협-타오르미나-트라파시).

이탈리아 반도와 시칠리아 섬 사이에 있는 이 좁은 바다가 메시나 해협입니다. (메시나 해협 Stretto di Messina-이탈리아 본토와 시칠리아 섬 사이의 해협), 시칠리아 섬은 지중해 중앙에 위치해 있어 예로부터 지중해 해상 교통의 요충지였습니다.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고자 했던 세력들은 끊임없이 시칠리아를 두고 쟁탈전을 벌여왔습니다. (시칠리아 Sicilia-이탈리아의 자치주로 지중해에 자리한 섬), 이러한 시칠리아를 가장 먼저 지배한 세력 중 하나가 기원전 8세기의 그리스인들이었습니다.

시칠리아 섬 동쪽 좌우로 산기슭에 자리한 고대 도시 타오르미나에는 당시 그리스인들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타오르미나 Taormina-시칠리아 동쪽 해발고도 200미터에 자리한 도시, 남서쪽에는 에트나산이 있으며 시칠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겨울 휴양지), 여기가 바로 타오르미나인데요. 지금은 이 시칠리아 최고의 휴양도시인데 보시다시피 오른쪽에는 에트나 화산이 있고 왼쪽으로는 태양에 반짝이는 지중해가 있는 정말로 천혜의 관광지입니다. 마을 뒤로 보이는 저 산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인 에트나입니다. (에트나산 Etna-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동부에 자리한 화산으로 201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됨), 그리스 신화에서 불의 신인 헤파이토스의 대장간이 있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원전 8세기에 이미 이 바다를 건너서 그리스인들이 이곳 곳곳에 타오르미나 같은 식민도시를 건설했고요. 그들은 도시국가(폴리스)를 건설할 때 마다 노천극장을 지었습니다. 그들이 노천극장을 지었던 이유는 이곳에서 비극을 상영함으로써 공동체를 이끌어가는데 가장 핵심적인 시민계급을 기르고 그들에게 책임의식과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학교로서의 기능을 했기 때문이죠.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그의 책 이탈리아 기행에서 천국의 땅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주변 경치가 아름다운 타오르미나입니다.

그리스인들은 타오르미나에서도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극장을 지었습니다. (타오르미나 고대극장 Teatro Antico di Taormina- 최대 지름 120미터, 그리스 극장이 있던 자리에 BC 3세기에 지어진 원형극장, 극장에서 보이는 에트나산의 전망이 유명),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인 에트나와 푸른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극장을 건설했던 그리스인들은 시칠리아에 그들의 문화를 꽃피웠죠. 원래 이곳 시칠리아에서는 카르타고 세력과 그리스 세력이 평화롭게 공존을 유지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기원전 3세기에 로마가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고 지중해 까지 진출하면서 서지중해를 장악하고 있던 카르타고와 격돌을 벌이게 됩니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차례에 걸친 대카르타고 전쟁에서 결국 로마는 승리를 거두고 지중해를 자신의 바다로 만드는데 성공하죠.

굉장히 역사적인 바다입니다. 고대부터 유럽 문명의 중심 무대가 되어 왔던 지중해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유럽 세계 대륙에 둘려 싸여있는 바다입니다. 세계의 대륙을 지배하기 위해선 지중해 패권을 장악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선 지중해 중앙에 위치한 시칠리아 정복이 중요했습니다. (트라파니Trapani-이탈리아 시칠리아주 북서쪽 끝에 자리한 항구도시), 이곳은 트라파니입니다. 제가 지금 찾아가는 곳은 고대 로마 시대부터 소금의 산지로 유명했던 트라파니 라는 곳입니다.

송동훈: 안녕하세요

쥐롤라몽/소금박물관 관계자: 어서 오세요. 잘 오셨습니다~ 저와 함께 방앗간을 보러가시죠.

송동훈: 예전부터 이 풍차를 이용해서 소금을 만들고 있다고 해요. 마치 네델란드에 온 것 같은 풍경입니다.

쥐롤라몽: 지금 이곳은 풍차 아랫부분입니다. 소금을 분쇄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이 풍차의 경우 여기 위의 큰 바퀴가 돌면서 왼쪽 아래에 있는 제분기를 돌리는 역활을 했습니다.

송동훈: 고대부터 소금을 생산해온 이곳에서 풍차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중세시대라고 합니다.

쥐롤라몽: 이것이 풍차의 날개 구조물입니다.

송동훈: 제 뒤에 보이다시피 소금이 싸여 있는데요. 과거엔 소금을 백색황금(白色黃金)이라고 부를 정도로 정말로 중요한 물자였거든요. 이런 백색황금이 지천으로 나는 곳이 시칠리아예요. 고대로부터 소금뿐 아니라 밀을 비롯해서 많이 생산되었죠. 고대에는 로마 제국의 곡창지대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지역이었거든요. 그런 풍요로운 땅이 시칠리아죠. 과거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든 소금, 이야~~ 햋빛을 받으니까 보석처럼 반짝 반짝 빛나는데요. 이 백색황금을 얻기 위해 인류는 수많은 교역로를 만들고 전쟁을 벌여왔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로마 제국 때부터 이곳 트라파니에서는 소금을 채취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거의 옛 방식 그대로 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고대부터 생존을 위해 꼭 필요했던 소금은 전쟁을 위한 필수품이기도 했습니다. 전쟁을 끊임없이 치렀던 로마제국은 병사들의 탈진을 막기 위해 소금 살 돈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월급을 뜻하는 단어 salary가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 (소금)에서 파생된 게 그 때문이죠.

쥐롤라몽: 로마시대부터 소금은 굉장히 귀한 것이었어요. 따라서 로마인들은 비아 살라리아(소금길) 라는 길을 만들었는데 바로 이 길을 통해 소금이 로마까지 당도했던 것입니다. 소금뿐 아니라 밀 곡창지대이기 까지 했던 시칠리아는 한때 로마의 식량창고로 불렸죠. 지중해 패권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자 비옥한 땅이었던 시칠리아, 수많은 이민족의 침략이 있었던 것도 그래서 지중해 문명의 보고가 된 것도 어쩌면 이 땅의 운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크로토네 Crotone-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에 위치, 이오니아해에 면한 작은 항구도시로 과거 전략적 요충지), 이탈리아 남부에 자리한 작은 항구 도시 크로토네, 이곳은 로마 정복의 원대한 꿈을 안고 이 땅에 왔던 한니발의 마지막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입니다.

코끼리 까지 이끌고 알프스를 넘어와서 16년 동안 로마를 위협했던 그는 로마 입성을 눈 앞에 두고 이곳에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한니발이 결국은 로마 공략에 실패하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이탈리아 반도를 떠날 때 바로 이 항구에서 떠났고, 그때 자기의 모든 업적을 기둥 하나만 남겨진 이 신전에 동판을 세우고 떠납니다 (카포 콜로나Capo Colonna-과거 신전이었으나 현재는 기둥만 남아 있음), 한니발은 이탈리아 반도에서 크고 작은 승리를 거뒀지만 로마군이 그의 고향인 카르타고를 침략했다는 소식에 로마 정복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정말로 평생을 로마라고 하는 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살았던 한니발이라는 사나이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이 땅을 떠나갈 때의 심정이 어땠을까. 정말 피눈물을 흘렸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는 피눈물을 흘렸지만 한니발로부터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수십만 로마인들은 피를 흘렸거든요. 어떻게 보면 위대한 한니발의 흔적이기도 하고 그를 이겨낸 더욱 위대한 로마인의 상징이기도 한 것 같아서 굉장히 감동적이네요. 아이러니하게도 한니발 덕에 더욱 강력한 세계 제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로마, 전장에서 지고 온 장수에게 패배의 책임을 묻지 않았던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아피아 가도로 대표되는 문명을 통한 강력한 동맹체제의 구축 등은 천재 한니발의 조국 카르타고에는 없었던 로마만의 것이었습니다. 끝. (EBS 세계테마기행 2646회 제2부에서 정리).

①기원전 3세기 한니발의 공격을 막아낸 로마는 백여년의 내전을 겪었는데 아우구스투스 황제 대 마무리 된다. 파괴적이었던 내전을 끝낸 후 로마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가 왔다. 팍스 로마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 시기에 만들어진 로마제국의 대표적인 건축물에 콜로세움이 있다.

② 지중해 패권을 장악할려면 시칠리아를 지배해야한다. 시칠리아를 가장 먼저 지배한 세력은 기원전 8세기 그리스였다. 그때 그리스인들은 타오르미나 식민도시를 건설했다. 그들은 도시국가(폴리스)마다 노천극장을 지었다. 원래 시칠리아에서 카르타고 세력과 그리스 세력은 평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원전 3세기 로마가 이탈리아를 통일하고 카르타고와 격돌한다. 100년간 세차례 전쟁에서 로마가 승리해 지중해를 지배한다.

③ 시칠리아의 트라파니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소금으로 유명했다. 과거부터 시칠리아는 소금이 지천으로 생산되었고, 소금뿐 아니라 밀도 많이 생산되었다. 소금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했다. 소금은 전쟁을 위한 필수품이었다. 로마제국은 월급을 소금으로 지급했다. 월급을 뜻하는 단어 salary가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 (소금)에서 파생되었다.

④ 평생 로마 제국을 멸망시키기 위해 살았던 한니발, 그는 피눈물을 흘렸지만 반대로 수십만 로마인들도 피를 흘렸다. 전장에서 지고 온 장수에게 패배의 책임을 묻지 않았던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아피아 가도로 대표되는 문명을 통한 강력한 동맹체제의 구축 등은 천재 한니발의 조국 카르타고에는 없었다. 한니발 덕에 로마는 더욱 강력한 세계 제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