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땅밑에 벌써 와 있습니다. 성질 급한 매화는 꽃잎을 이미 터뜨렸습니다.
집 부근 참새들이 곧 자식을 낳을 준비를 하고 까치들도 집을 둘러보는 것 같습니다.
봄은 소리없이 벌써 우리곁을 떠나려하는 것 같습니다. 성질도 급하지요.
지난 1년간 고심했던 60년간 일기를 초록으로 일기초록을 완성했습니다.
세계적인 정리전문가 곤마리는 사람이 제일 정리하기 어려운 것이 사진이라 했습니다.
옷과 책은 그래도 정리하기 좋지만 빛바랜 흑백사진을 정리하기가 쉽지않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써온 일기장을 정리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저렇게 오랜 세월 동안 내곁에 있으며 희로애락을 담은 일기장입니다.
또한 대학노트에 기록된 일들이 때로는 나의 허물이고 때로는 나의 흉이지만
이제는 모든것이 시공을 초월합니다. 좀 창피한 일도 좀 기뻤던일도 별것이 아닙니다.
흑백 사진으로 시작되어 칼라로 이어온 수백장의 사진도 이제는 추억의 한장면입니다.
지난 15일 책을 수령하여 가족들과 주변의 몇몇 친척들에게 먼저 책을 선물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깜작 놀라기도하고 어떤사람은 비밀 일기를 공개하느냐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저에게는 비밀이 거의 없습니다. 나이가 비밀을 전부 삭혀 버렸습니다.
딸아이는 가보로 한다고 엄청 좋아했습니다. 아마 자기의 기록과 사진이 많아서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책을 내고 나면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 책은 보완이 불가능 합니다.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우리상록 수필 문우들에게는 곧 월례회가있으면 선물로 드리겠습니다.따로 출판 기념회를 하면 좀 번거로울 것 같아서
회장님과 상의 해 보겠습니다.
늘 건강하시며 보람된 나날이되기를 늘 기원합니다.
2023.2.28. 푸른숲 김정호 드림
첫댓글 교수님 ~일기초록을 완성했군요.
60년간 일기를 쓰시는 일도 대단하시고
발간은 더더욱 존경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