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오른쪽)이 은퇴기로 벌이고 있는 AI바둑 한돌과의 두점바둑을 92수 만에 단명국으로 불계승했다.
이세돌vs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1국
한돌의 치명적 착각으로 '92수 불계승'
두점을 깔고 둔 이세돌 9단이 AI바둑 한돌에게 92수 만에 불계승했다. 대국을 시작한 지 2시간 25분께 한돌이 기권 의사를 표했다.
지난달 19일 프로기사직을 마감한 이세돌 9단의 은퇴기로 마련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vs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의 제1국이 18일 서울 도곡동 바디프랜드 본사의 특별대국실에서 열려 이세돌 9단이 선승을 거뒀다.
▲ 3년 전 알파고에 이겼을 때와 같은 '78수'로 한돌을 울렸다. 한돌은 계산에 없었던 이 수에 크게 흔들리며 자체 분석한 승률이 14%로 떨어졌다.
치수고치기로 이어지는 대결은 이세돌이 두점을 접히는 바둑으로 시작했다(이세돌이 7집반의 덤을 부담). 승부는 예상 외의 곳에서 일찍 승부가 났다. 공격 성향의 한돌이 맹렬히 공격하면서 이세돌 9단의 대마가 위기에 놓이는가 싶었으나 그 후 한돌에게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신의 한수'로 불리는 '78수'로 인간에게 유일한 승리를 선물했던 이세돌 9단은 1국에서도 '78수 맥점'으로 거대한 기계 한돌을 흔들었다. 그 후의 '82수' 또한 이어진 콤비블로. 이 두 수에 의해 한돌은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한돌의 '버그성 실수'였다.
▲ 각자 2시간의 제한시간에서 한돌은 50분가량을, 이세돌은 1시간 17분가량을 썼다.
국후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때는 상대가 정상적으로 받으면 안 되는 수였고, 오늘은 당연한 한수인데 한돌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조금 의외"라면서 "10일 동안 두점으로 연습을 많이 했는데 조금 영향 주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1국을 승리한 이세돌은 치석이 한점 내려가 2국에서는 호선으로 대국한다. 규정에 따라 돌가리기는 하지 않고 이세돌이 흑을 쥐며 7집반의 덤을 부담한다. 2국은 19일 정오부터 같은 장소에서 속행된다.
▲ 경기 중의 인터뷰.
"보통 백을 쥐면 54~55% 승률로 시작하는데 두점바둑은 8%로부터 시작한다. 이 수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두점바둑은 웬만큼 왔다. 지금 (한돌의 두점바둑) 승률을 말씀드리면 재미없을 것 같다." 이창율 NHN 팀장ㆍ오른쪽)
"한돌의 기술력을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정식적으로 접바둑 실력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NHN 송은영 팀장쪽ㆍ가운데)
만일 2국에서도 이세돌이 이기면 3국(21일 신안군 엘도라도리조트)에서는 한돌이 두점을 깔아야 한다. 2국을 이한돌이 이기면 3국은 다시 이세돌이 두점을 까는 치수가 된다. 세 판 모두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는 1분 3회다.
이번 대결에서 이세돌은 기본 대전료로 1억5000만원을 받고 매판 승리 수당으로 500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한돌이 받는 수당은 없다. 이세돌 9단은 2016년 알파고에 1-4로 패했을 때 대전료와 승리 수당을 합해 2억원가량을 받은 바 있다.
▲ 이세돌 9단이 국후 친형 이세돌 9단과 복기하는 모습.
▲ 다시 한 번 78수로 승리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