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맹 탈출을 위한 안내서내 생애 첫 금융지도
박지수 『경제기사를 읽으면 주식투자가 쉬워집니다』 저자 나라경제 2021년 01월호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휩쓸리다 보면 그런 마음은 그저 한순간의 생각으로만 남는다. 재테크는 자신과 거리가 먼 얘기로 치부해버리게 된다. 그러다가 주변에 누가 주식으로 대박이 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잠시 잊고 있었던 부(富)에 대한 불씨가 다시 솟아오른다. ‘나는 여태 뭐했나’ 이런 탄식과 함께 말이다.
로또 1등 정도의 당첨금을 바라지는 않아도 ‘우리 가족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정도의 돈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험한 데 투자하기는 두렵고, 예적금만 붙잡고 있기에는 금리가 너무 낮다. 이런 고민조차도 사치인 경우도 있다. 월급은 통장을 스쳐가고 매달 카드값과 학원비, 보험비, 대출이자까지 나가고 나면 투자할 돈이 수중에 남아 있지 않는다. 월급으로 아끼고 저축한다 해도 노후 대비는커녕 매월 생활비마저 마이너스 통장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저성장·저금리 지속으로 투자 필요하나 투자 초보에게 쉽지 않은 금융투자 공부
초조한 마음은 드는데 어디서부터 무얼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왜 그럴까? 금융투자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각자 어린 시절로 돌아가보자. 부모님은 성실히 일하셨고, 몸에 밴 절약 정신으로 모은 돈을 은행에 꾸준히 저축하셨다. 그리고 목돈이 만들어지면 아파트를 사셨고 그 아파트값은 2배, 3배씩 뛰었다. tvN 인기 드라마였던 <응답하라 1988>에서 성동일 배우가 이런 대사를 한다. “좌우당간 목돈은 은행에다 딱 박아놓는 것이 안전하당께. 아, 물론 금리가 쪼까 떨어져갖고 15%밖에 안 하지만 따박따박 이자 나오고….”
은행 이자가 15%라면 원금이 2배가 되는 데 5년이 안 걸린다는 뜻이다. ‘72의 법칙’이라고 이자율을 복리로 적용할 때 원래 금액이 두 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어림잡아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 위의 경우는 72를 15로 나눴을 때 값이 4.8이다. 이 정도면 따로 재테크를 할 필요가 없는 시대였다. 이렇듯 우리는 부모님이 금융 관련 지식을 가지고 무언가에 투자하고 자산을 불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저성장, 저금리, 저인구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금융을 배우고 목돈을 모아 빨리 투자에 뛰어들어야 할 때다.
자, 이제 마음먹고 금융공부를 해보려 한다. 검색창에 재테크, 주식, 금리 등의 키워드를 쳐보자. 오히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일단 부딪쳐보자는 생각으로 증권사 앱도 스마트폰에 깔고 하나둘씩 메뉴를 눌러본다. 좀 더 적극적으로 주거래 은행을 방문해 금융상품을 추천해달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어휴, 하나도 모르겠어요. 좀 쉽게 설명 좀 해주세요”라는 말이 나오기 직전이다.
독자들도 다음 금융용어들을 보며 몇 개나 아는지 손가락으로 꼽아보라.
후순위채권, 주식, 펀드, ETF, ETN, 파생상품, 금 투자, 이머징 투자, 경매, 국내 우량주, MMDA, 하이일드 채권, 미국 주식, 미국 ETF, ELS, ELD, 연금형 투자, 청약통장….
생업·금융투자 병행하려면 심플한 투자전략 필요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일반인이 이 모든 금융상품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금융업에 종사하거나 펀드매니저처럼 타인의 돈을 매월 수익이 나오도록 굴려줘야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다만 오늘 조금 내리고, 내일 조금 오르는 한이 있더라도 결국 ‘내 돈이 내가 원하는 시점까지만 불어나주면 그저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금융투자도 심플하게 해야 한다. 심플해야 생업으로 일하면서 투자를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금융상품에 다 투자할 만큼 자금도 충분하지 않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얼마나 깊게 알고 꾸준히 투자하느냐’, 이것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지향해야 하는 금융투자 방식이다.
2021년,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매월 하나씩 새로운 금융지식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 건강, 자기개발, 외국어 배우기도 좋지만 이제는 ‘투자를 위한 금융지식 쌓기’를 새해 계획으로 세워보자. 어쩌면 그것이 진짜 자신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인 계획’이 될 수 있다. 꼭 알아야 하는 것들, 너무 어렵지 않아서 중학생만 돼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알고 바로 내가 실행해볼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시리즈를 준비했다. 핵심은 주식, 펀드, ETF, 금, 리츠, 채권 이렇게 여섯 가지다. 금융지도를 손 위에 펼쳐두고 한 걸음씩 옮겨보면 어떨까?
1. 내 생애 첫 금융지도: 금융문맹을 탈출하기 위한 마음먹기와 개괄적인 목차를 소개한다.
2. 주식투자, 최소 이것만은 꼭: 주식계좌 개설 단계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다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3. 펀드는 투자의 아웃소싱: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어렵고 번거롭다면 펀드다.
4. ETF, 거래는 주식처럼 대상은 펀드처럼: 주식과 펀드의 장점만 모아놓은 ETF로 수수료를 줄여볼까?
5. 주식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당연한 논리지만 쉽게 되지는 않는다. 주식투자를 단계별로 알려준다.
6. 요즘은 해외주식 직구 시대: 낮이나 밤이나 손안에서 모든 주식투자가 가능하다. 미국도 직접투자를 해볼까?
7. 미국 배당주로 제2의 월급통장 만들기: 미국 주식의 또 다른 매력은 배당 캘린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8. 금리를 읽고 채권에 투자하자: 금리의 개념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파악해 채권에 투자해보자.
9. 금융사를 알고 슬기로운 금융생활: 다양한 금융사 종류와 핀테크에 대해 알아본다.
10. 안전자산 프리미엄 넘버원, 금: 유사 이래 최고의 안전자산인 금은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까?
11. 리츠로 나는 이미 건물주: 부동산도 주식처럼 투자할 수 있다.
12.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꾸준히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투자생활을 위한 안내로 마지막 당부를 전하겠다.
잊지 말아야 한다. 금융지식이 부자를 만들고, 투자를 포기한다면 부자는 될 수가 없다는 것을. 2월에 ‘주식투자, 최소 이것만은 꼭’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