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맛, 감기는 멋, 넘치는 흥
장단은 우리음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노래나 악기연주를 제대로 하려면 그 곡의 장단을 알고 체득하여 무릎장단을 치며 구음으로 소리를 낼 정도가 되어야 한다. 장구를 치면서까지는 필요치 않다. 전통적인 국악교수법은 정악이든 민속악이든 선생이 먼저 무릎장단을 치며 구음으로 시범을 보여주고 몇 장단이라도 따라 하게 했다. 장단이 체득됐음이 확인되면 그 다음 단계로 가락, 시김새, 성음을 본격적으로 가리켰다. 정악이든 민속악이든 음정과 박자가 정확하다고 음악이 되는 게 아니니까.
요즘 국악교육계의 안타까운 현실은 전공자 교습이든 동호인 교습이든 가르치는 대부분 선생님이 가락만 열심히 가르치기만 한다는 것이다. 레슨선생님이 두 손으로 무릎장단을 치면서 그 가락을 들려줘 학생이 따라 하게 해야 하는데도 왜 안 하는지 못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음정, 박자를 맞추어 하지만 맛, 멋을 잘 못 내니 흥이 별로다. 흥은 정악의 흥도 중요하다. 그곡의 장단, 리듬을 몸에 싣고 표현을 못 하니까.
더욱 즐기기위해서는 정악장단은 1장단안에 안에있는 20박등을 무릅장단 칠수있을 때 더욱 흥겹게 즐길수 있을 것이다.
장단을 서양 음악용어로 번역할 적당한 말이 없다. 굳이 번역한다면 박자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개념만 비슷하지 실제 기능은 매우 다르다. 그래서 5선보로 표기된 서양식 악보에서는 장단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장단이란 글자 그대로만 번역하면 길고 짧은 것인데 그것은 아마 우리 음악의 리듬이 길고 짧은 것들로 적당히 짜여서 형성되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지어졌는지 모르겠다. 15세기 세종때에 만든 문묘악과 종묘악을 비교해보면, 문묘악과 종묘악을 비교해보면, 문묘악은 중국식으로 만든 아악이어서 각 음의 길이가 꼭 같고, 종묘악은 장단이 있다. 이로 미루어 보면 같은 아악이라도 중국식은 장단이 없는데 한국식은 장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장단이란 말은 이런 두 음악의 비교와 관련짓는 것이 적당할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중국식 아악과 우리식 아악은 그런 식으로 서로 다르다.
서양음악의 박자와 우리의 장단을 비교해 보아도 역시 다른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서양음악의 박자보다 우리네의 장단이 대개는 단위 박의 수가 많다. 박자는 보통 2·3·4·5·6박 정도의 단위가 있는 셈인데 우리 장단은 24박이 한 장단 20박이 한 장단 10박이 한 장단 등으로 하여 단위 박의 수가 많은 셈이다.
또 같은 3박자라고 하더라도 그 세勢의 흐름은 서양음악과 한국음악이 다르다. 서양음악의 3박자는 <강·약·약>으로 반복되고 있지만, 한국의 세마치 장단은<덩~~·덩~따·쿵딱~>할 때에 뒷부분에서 엑센트를 주는 ‘딱’이 들어가게 된다. 이것을 실제 음악과 관련지어 설명하면, 대개 못갖춘마디 식으로 흘러가는 서양음악의 흐름은 못 갖춘마디 부분의 들 박이 예비처럼 되고 그다음 소절의 첫 박이 강박이 되는 데 비해, 갖춘마디 식의 ‘합장단合長短’으로 시작하는 한국음악은 더욱 뒷부분에 가장 강한 강박을 갖게 된다.
이 세마치장단의 <덩~~·덩~따·쿵딱~>을 익히고 무릎장단 치며 아리랑을 배우지 못한 절대다수의 한국인은 아리랑을 음악적 된장,김치맛을 내며 흥겹게 못 부른다. 음악 시간에 피아노 반주에 맞춰 3/4박 월츠리듬으로만 배웠기 때문에 서양음악식으로만 부른다.
세마치장단은 꿈틀거리고, 넘어가는 게 세마치다. 세마치는 일체의 생활속에서 우리 민족의 호흡이고 몸에 배어있는 율동이다. 근대에 들어와 전통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공교육에서는 문화 교육이 흰둥이 서양 것을 주로 가르치니…….
.보리 밝기나 할매 허리 밝기효도는 같은 원리다. 밭에 보리를 밟을 때는 자연스럽게 발바닥 뒤꿈치가 살짝 닿을 듯하다가 잎뿌리 쪽으로 지그시 눌러야 한다. 여름날 머슴들이 거름자리(가리)를 밝을 때 조용하게 오른발을 짓누른 음양의 합合해진 기운이 뒤 세지는 즉 바뀌는(易) 것 때문에 몸을 곧추세워 뒤로 지켜질 듯하다가 그 기운으로 왼발을 내딛던 것이 세마치장단이고 노적가리를 밝으면서 흥얼거리는 가락의 기氣가 그렇고 상여 메고 나가는 상여꾼의 발걸음이 갈 듯 말 듯 지수어 나가는 것은 보리밭 밝기가 그대로 세마치장단이다.
<계속>
첫댓글 오늘도 음악수업 잘 받았습니다ㅎㅎ
좋은날 되세요~~^^
공부 열심히 하세요~ 중간고사 있습니다.
국악의 진수를 느끼게 하려면 장단을 알아야 한다는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