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인생은 걷는 것이다."
매일 한줄의 언어를 써 봐야겠다.
이틀간 걷고 나서 수일째 일기를 쓰지 못했다.
이번주는 농장에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형님 내외분과 이틀간 가을 라운딩을 했다.
그리고 고교동창 모임까지 나름의 한주를 소화하고 늦은 일기를 쓴다.
- 걸었던 날 : 2025년 11월23일(일요일)
- 걸었던 길 : 남해구간 41코스 (천하몽돌해변입구~상주은모래해변~대량~소량~벽련~남해 바래길탐방센터)
- 걸었던 거리 : 17.6km.(27.000보, 7시간)
- 누계거리 : 619km
- 글을 쓴 날 : 2025년 11월 28일.(금요일)
펜션에서 새벽라면을 요리해서 먹고 출발했다.
천하몽돌해변으로 내려가 금포마을 부두에 주차를 하면서 바다의 여명을 본다.
바다의 여명은 세상을 깨우고 있었다.
부지런한 어부는 어구를 챙겨 어두운 새벽에
이미 출항을 했을 것이고
새벽을 사는 사람들은 이미 삶의 전선에서
충실하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아침 햇살이 오르기 시작했다.
오늘은 한 코스만 가볍게 걷고 돌아 갈 생각 이엇고,
이번 코스는 지도상 해안 갓길로만 걷는 길이어서 등산스틱을 두고 출발했는데
해안 숲길이 바윗길이고 오르내림이 많아 스틱이 없어 후회를 하고 스틱을 두고 온 것이 아쉬웠다.
일상에서 하찮은 선택도 중요했다.
한 시간쯤 걸어 상주 은모래해변에 도착한다.
남해 금산(錦山)의 봉우리를 배경으로
해안은 산자락이 우청룡 좌백호로 감싸 안은 조용한 은모래 해변이다.
금산은 기가 쎈 관세음보살 기도처로 알려진 "보리암자"가 있는데
나는 산행으로 서너번 오른 기억이 있기도 하다.
해변길에서 젊은 한 여성이 조깅을 하며 달려오고 있었고
한 남성은 모래해변을 맨발로 산책을 하고 있었다.
해변의 송림 숲 야영장에서는 연인이나 가족 단위 켐퍼들이 아침을 먹거나 차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그 해변의 송림 사잇길을 걸었다.
오늘 아침 서로 다른 군상들의 모습이지만 모두들 소중한 시간일 것이다.
대량 마을 공터에서
멸치 그물을 손질하는 인도네시아 청년들을 만나고
보물초라 불리는 섬초 시금치 밭을 지난다.
남해 해안가는 시금치가 특산품이기도 하다.
오늘 코스는 해안가 코스여서 여유롭게 걷다가
멋진 카페를 만나면 차도 마시고 쉬어 갈 요량으로 커피를 준비하지 않고 출발 했었는데
카페는 만나지 못하고 마냥 걸었고
대량마을과 소량마을을 지나고 벽련마을을 지나며
야영장에서 캠퍼들이 텐트를 정리하는 모습을 본다.
남파랑길 41코스 종점 남파랑길 여행자센터에 도착하고
점심 시간이어서 빈 여행자센터 내부를 살짝 둘러 보고 나온다.
잘 관리 되고 있는 멋진 센터이다.
인증 사진을 찍고 이틀 동안 45km를 걷고 마감했다.
독일 마을로 가서 유럽식 점심을 먹고
이번 트레킹 여정을 마친다.
"걷기와 함께하면 건강합니다"
여행자 숙소에 쓰여진 슬로건 이다.
2025년 11월 23일 걷고
11월 28일 일기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