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신경섬유종증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에 동시에 특징적인 이상을 보이는 신경피부 증후군 중의 하나이다. 신경섬유종증에는 여러 가지 아형이 있는데 제1형 신경섬유종증이 가장 흔하다.
제1형 신경섬유종증은 폰 레클린하우젠 병(von Recklinghausen disease)이라고도 부르며 NF1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발생하고 상염색체 우성 유전한다.
피부에 여러개의 담갈색 피부반점(cafe-au-lait spot)이 특징적이며, 다발성 신경섬유종이 피하나 뇌척수 신경에 발생한다. ▶원인 17번째 염색체에 존재하는 NF1 유전자의 변이에 의하여 발생한다. 상염색체 우성유전하며 대부분의 환자는 하나의 NF1 유전자의 이상을 가지고 있다.
신생아 3-4천명 중 한명 정도 빈도로 환자가 발생한다. 환자의 배우자가 정상이라면 자녀는 50%의 확률로 질병에 이환되게 된다.
NF1 유전자는 neurofibromin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는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므로 NF1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면 세포분열 억제 기능이 저하되면서 종양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증상 제1형 신경섬유종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한데 진단기준에 들어가는 주된 병변은 피부에 나타나는 담갈색의 반점, 겨드랑이와 서혜부의 주근깨, 홍채의 Lisch 소결절, 신경섬유종, 두개 내 접형골의 이상이나 장골의 피질이 얇아지는 특징적인 골 병변, 시신경 교종 등이 있다.
피부의 담갈색 반점은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출생 시부터 나타나며, 성장과 함께 크기와 숫자가 증가하고 색깔이 진해진다.
Lisch 소결절은 2/3 이상의 환자에서 나타나는데, 나이에 따라 증가하게 되어 21세 이상의 성인의 경우 대부분 나타나게 된다. 신경섬유종은 주로 피부에 나타나지만 위장관에도 나타날 수 있다. 사춘기와 임신 중에 신경섬유종이 증가하는 것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신경섬유종은 작고 고무와 같은 느낌이며 종괴 위의 피부는 약간 보랏빛을 띤다. 얼기상 신경섬유종은 출생 시에도 보이며 주로 눈가나 귀 주변의 얼굴에 발생하며 겨드랑이에서 흉부로 이어지는 팔신경 얼기에서도 나타난다.
두개 내 접형골의 형성이상 때문에 눈이 튀어나와 보이기도 하며 장골의 피질이 얇아지면서 흔히 척추 측만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시신경 아교종은 약 15%의 환자에게서 동반되며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약 20%의 환자는 시력의 이상을 보인다. 또한, 신경학적 합병증이 동반되기 쉬운데 약 절반정도의 환자에서 학습 장애나 인지기능 이상을 보인다. 소아기에 뇌 MRI 검사를 하면 특징적인 병변들이 소뇌, 해마, 뇌기저핵에 나타나는데 이 병변들은 연령에 따라 감소하여 30세 경에는 대부분 없어진다.
이 특징적 뇌병변들이 많은 경우 인지기능 장애가 심하다는 보고가 있다. 뇌전증 발작도 많이 나타나며 간혹 수두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약 5%의 환자에서 뇌혈관이 막히면서 모야모야 증후군이 생기거나 동맥류가 형성되기도 한다. 신경섬유종은 2-3%에서 악성 종양으로 진행하여 신경섬유육종이나 악성 신경초종이 발생하기도 한다.
얼기상 신경섬유종에서 악성화가 잘 생기며 종양이 갑자기 커지는 경우 의심하고 수술이 필요하다. 신경섬유종 이외에도 갈색종(pheochromocytoma), 유방암, 대장암의 발병률도 정상인에 비해 높다. 갈색종이나 신장 혈관의 협착에 의해 고혈압이 발생하기도 한다. 제1형 신경섬유종증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증상과 병변의 발현이 환자마다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피부반점과 신경섬유종이 매우 경미한 환자부터 심한 신경섬유종으로 얼굴과 사지의 변형까지 초래되는 경우까지 다양한 환자가 존재하며 심지어 같은 유전자 변이를 공유하는 한 가족 안에서도 증상 발현이 심하게 차이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또한 유전자 변이의 위치를 확인하여도 증상의 발현을 미리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유전질환으로 알려져 있어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지 임상적 관찰이 필요하다.
▶진단 & 검사 제1형 신경섬유종증은 다음 중 두 가지 이상이 있을 때 진단할 수 있다. 1. 사춘기 전에는 5mm 이상, 사춘기 후에는 15mm 이상의 담갈색 피부반점이 6개 이상 2. 직경 2~3mm 정도의 겨드랑이나 서혜부의 주근깨 3. 홍채의 Lisch 소결절 2개 이상 4. 2개 이상의 신경섬유종이나 1개의 얼기상 신경섬유종 5. 특징적인 뼈 병변으로 접형골 이형성이나 장골의 피질이 얇아지는 증상 6. 시신경 교종 대부분의 환자가 어릴때 특징적인 담갈색 피부반점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 담갈색 피부반점은 출생시부터 있으나 어릴때는 작기 때문에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 수와 크기가 증가하여 일반적인 점과의 감별이 가능해지고 사춘기에 가까워지면 피부 밑에 작은 신경섬유종이 나타나면서 진단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마다 병변이 나타나는 양상이 다양하여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가족력이 있으면 진단이 수월하지만 약 절반의 환자는 새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 경우이므로 가족력이 없다.
또한 담갈색 피부반점과 겨드랑이 주근깨가 보이는 다른 드문 질환들이 존재하여 위의 진단기준도 100% 완전하지는 않다. Legius 증후군의 경우 담갈색 피부반점, 겨드랑이 주근깨, 큰 머리둘레와 같은 제1형 신경섬유종증의 특성을 공유하여 흔히 신경섬유종증으로 오진되나 신경섬유종이나 시신경 교종이 나타나지 않는다.
Legius증후군은 SPRED1 유전자의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NF1 유전자 검사는 임상적 진단기준을 보충하고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되므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NF1 유전자가 exon을 59개나 가진 매우 큰 유전자이므로 검사가 쉽지 않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어 현재 NF1 유전자 검사는 선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치료 신경섬유종증 환자의 절반 가량은 새로운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병하지만 신경섬유종증을 갖고 있는 부모의 자녀의 절반 가량에게서 동일한 질병이 나타나므로
신경섬유종이 있는 부모가 자녀를 갖기 전에는 부모가 유전자 소인이 있는지에 대한 검사와 유전 질환에 대한 상담 및 주의깊은 진찰이 필요하다.
해당 유전자의 크기가 너무 크고 매우 많은 유전자 변이가 있기 때문에 산전 유전자 검사를 일상적으로 권하지는 않으나, 부모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 변이가 이미 알려져 있는 경우에는 산전 진단이 가능하다. 환자에게 치료의 기본 원칙은 증상을 일으키는 문제에 대한 대증치료와 예방이다. 신경섬유종이 다발성으로 발생할 때, 지나친 수술적 제거를 지양하고 선별적으로 치료한다.
눈썹과 같은 중요한 부위에 생긴 종양, 심한 외형적 문제나 통증을 일으키는 종양, 신경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종양, 빨리 자라서 악성이 의심되는 종양을 제거한다.
동시에 뇌전증, 고혈압, 시력저하, 측만증과 같이 서서히 악화되는 문제들의 발생을 관찰하면서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가지 암 발생률이 정상인보다 높지만 심각하게 높은 정도는 아니어서 건강검진을 일반인보다 더 강화해야하는지 명확한 지침은 없다. 최근 NF1 유전자가 연관된 RAS-MAPK 신호전달계에 작용하는 표적치료제가 다수 개발되어 있으며 신경섬유종증과 연관된 얼기상 신경섬유종의 치료에 적용하는 임상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널리 사용할 정도의 성적이 보고되지 않고 있으나 신경섬유종증은 원인 유전자와 그 단백질의 기능이 비교적 잘 밝혀진 질환이므로 표적치료제의 적용이 가까운 시일에 기대된다. ▶경과 & 합병증 신경섬유종증 환자는 출생 초기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피부의 담갈색 반점은 나이가 많아지면 점차 크기가 커지고 수가 증가하며 색소 침착도 짙어진다.
신경섬유종이 생긴 위치에 따라 뇌종양 증상을 보일 수 있고 척추에 있는 경우 척추 측만증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 신경섬유육종이나 악성 신경초종 등으로 이행하기도 한다.
간질 발생 및 거대뇌증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수두증의 발생은 드물다.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경한 학습장애와 인지기능 이상을 보이는 경우나 심한 정신발달지체는 10%정도에서 나타난다. ▶예방방법 유전질환이므로 특별한 예방법은 없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상담을 통해 질환이 있는 환자의 출생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