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9ㅡ여포 서주성을 버리고 하비로 퇴각하다
서주로 돌아간 여포는 방탕한 생활로 백성을 못살게 굴기시작합니다.
밤낮으로 여자를 끼고 술을 마셔댔죠.
"여기 고급술을 가져와라.
폭탄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마시는 술이다.
막걸리는 농사꾼이 마시는 술이고....
내겐 바렌타인 30년이 어울린다."
고급 양주를 하루 10병씩 목구멍에 퍼부어댑니다.
술에 취하면 단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만으로 사람죽이기를 밥먹듯 하였죠.
"장군님...정신차리십시오.
조조와 유비의 연합군이 흙먼지 말아 일으키며 서주성으로 대거 밀려오고 있습니다."
"뭐, 뭐라고?"
여포가 술이 번쩍 깨는듯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빨리 군사를 정비해라.
내가 나가서 맞아 싸우겠다."
여포가 방천화극을 들고 나와 군사배치를 하자....
조조 유비 연합군이 물밀듯 돌진해옵니다.
"인간 백정 여포를 죽여라."
조조의 군사가 중앙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죄우에서 협공해들어옵니다.
"이런 쥐새끼 같은 놈들....
얼마던지 덤벼라....내가 모두 상대해 주겠다."
여포가 기세등등하게 나섰지만...
군졸들의 사기는 이미 꺾여있습니다.
관우가 베고...장비가 찌를 때마다 태풍에 볏단이 쓰러지든 군사들이 쓰러져갑니다.
"여포..애비 셋인 이 호로자식아....
오늘 다시한번 끝장내자."
장비가 장팔사모를 휘두르며 여포에게 덤벼들자....
"그래...고리눈....오늘 아예 끝장을 내자."
두 호랑이가 장팔사모와 방천화극을 부딪치며 접전을 벌입니다.
으랏차차.....송
으랏차차.....방
날마다 술에 찌든 여포의 숨이 가빠옵니다.
헉...헉....
여포의 부하 장수들이 장비를 가로막고 싸우자....
진궁이 여포에게 다가옵니다.
"장군...더 싸우면 우리가 불리합니다.
이곳 서주를 버리고 하비로 갑시다."
여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헉헉...
"아무래도 그래야겠소."
그곳으로 식량과 재물을 모두 옮겨두었으니...
하비성으로 도주합시다.
"전군...후퇴...
전군 하비성으로 퇴각한다."
"장요...나는 군사를 몰고 하비로 갈테니 자네가 남아서 추격병을 막아주게."
"예...주공...알겠습니다.
뒤는 저에게 맡기고 어서 퇴각하십시오."
여포가 도주하자 관우가 맨 선두에서 추적합니다.
"인간백정 서라..."
관우의 청룡언월도를 받아라.
이때 장요가 관우의 앞을 가로막고 나서죠.
"관공...나를 베지 않고는 여포를 쫓을 수없다.
나를 죽이고 지나가라."
관우는 장요의 장수다운 태도가 마음에 들었죠.
(장요...저자는 충성스럽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관우는 높이 추켜들었던 청룡언월도를 서서히 내리며 말하죠.
"장요...가시게....여포가 도망친 마당에 자네 목숨을 가져서 무엇하겠는가?"
관우의 아량으로 목숨을 살려 도망치는 장요가 생각하죠.
"나는 관우에게 엄청난 빚을졌다.
내 신세가 이게 무엇인가?
그러기에 무사는 주인을 잘 만나야 하는데..."
하비성은 과연 천연의 요새였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여포는 괴로운 마음을 술로 달랩니다.
"술...술을 가져와라."
"이미 많이 취하였습니다.장군."
"내가 이끼짓 술 몆잔에 취했다고?
난 안취했어. 술 더가져와."
"고급 양주는 이미 동나고 말았습니다.
하루 10병씩 들이부어대니 남아있는 양주가 없습니다."
"그럼 소주라도 가져와라."
성문을 굳게 닫고 성안에 꼭꼭 숨어서 그렇게 폭음을 일삼죠.
그러다 어느날 우연히 거울에 비친 자기의 몰골을 보게됩니다.
내 몰골이 많이 상한건 모두 이 술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부하들에게 금주령을 내립니다.
옛 속담에 ....
<미친년이 얌전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소 미친년이 날씨만 흐려도 벌거벗고 뛰어다니다
어느 날 갑자기 얌전을 내어 부뚜막 위에 공손히 앉아있는 모습을 생각해보세요
여포가 금주령을 내리는것은 벌거벗고 뛰어다니던 미친년이 ....
갑자기 부뚜막위에 공손히 앉아 얌전내는 모습과 똑 같은 이치 입니다
"내가 먆이 마셔봐서 아는데...
음주는 무조건 몸에 해롭다.
오늘부터 음주자는 참수한다."
이 금주령이 엄청난 비극을 불러옵니다.
아무래도 여포가 위태 위태한데....
잘 견디어 낼까요?
0060ㅡ여포는 금주령 때문에 후성을 매질하다
여포가 싸울 생각을 않고 하비성안에 틀어 박히자...
조조의 대군도 어떻게 손써불 방법이 없습니다.
"과연 하비성은 난공 불락의 요새구나.
저걸 깨트릴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
"제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곽가....말해봐라. 무슨 방법이 있느냐?"
"승상...곧 우기가 닥쳐 많은 비가 쏟아질것입니다.
저 하비성 둘레에 연못을 파 해자를 둘러놓았는데...
그 해자는 기수와 사수의 물이 흘러드는것입니다."
{참고로 해자(垓字)란 아래 사진처럼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을 뜻합니다.}
"그래서 우린 미리 기수와 사수에 둑을 쌓아 물을 가두어 둡시다.
그러다 비가 많은 물이 고이면....
둑을 터서 한꺼번에 흘려보내는것입니다.
그러면 하비성은 단번에 물에 잠기고 말것입니다.
그때 우리 군사들이 땟목을 타고 성안으로 들어가 여포를 사로잡는것입니다."
"곽가...굳...굳...아이디어다.
오늘 부터 당장 기수와 사수의 물길을 막아라."
조조의 병사들은 기수와 사수의 상류에서 은밀히 토목공사를 시작합니다.
이때....
여포의 진영에서는 금주령 때문에 누구든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있지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여포의 장수 후성에게서 일이 벌어졌습니다.
후성의 생일날 부하들이 축하하러 집에 모여들었습니다.
"장군님...생일 축하합니다."
"어...여러 장수들 고맙소.
오늘 돼지고기를 삶고 흑산홍어를 준비했는데 묵은지에 싸서 먹어 봅시다."
"아 이른바 3합을 준비하셨군요.
감사히 먹겠습니다."
"아이고 여기 씨암닭도 삶으셨군요.
닭다리가 입에 슬슬 녹습니다.
하..하..하...하..."
"그런데 딱 한가지 빠진게 있군요."
"글쎄요...그게 없으니 음식맛이 제대로 나질 않네요.
카..아...딱...한잔이면 되는데...."
"마누라가 담궈둔 매실주가 2말이나 되는데...
여포장군의 금주령 때문에 마실수가 있어야지."
"여포장군도 술이라면 사족을 못쓰는데...
요즘 건강관리 때문에 절제하는거 아니요?"
"내가 술 댓병을 들고가 여장군께 상납하고 허락을 받아 오겠소."
후성이 좋은 마음으로 술 5병을 들고 여포를 찾아갔습니다.
"주공....여기 홍어 삼합과 매실주 5병을 가져왔습니다.
오늘은 딱 한잔만 하시지요.
오늘 제 생일인데....주공께서 허락하시면 저도 부하들과 한잔만 하려고 합니다."
여포는 갑자기 얼굴이 벌개지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합니디.
"내가 술은 백해무익하다고 그렇게 타 일렀건만..
그대는 어찌하여 내 충고를 무시하는가?"
그러더니 갑자기 얼굴이 벌개지며 소리를 지릅니다.
여봐라...이 놈을 끌어내 당장 목을 베라.
곁에 있던 송헌과 위속 두 장수가 기겁을 하여 여포를 말리죠.
"주공...주공...안됩니다.
후성은 우리 장수들 중 <베스트 10>에 드는 사람인데 죽이다니요?
고정하시고 용서하시지요."
{참고로 여포 휘하의 8대 장수는
1.장료 2.장패 3.학맹 4.조성 5.성렴. 6.위속
7.송헌 8. 후성 입니다.}
"좋다. 두 장수의 체면을 봐서 죽이지는 않겠지만...
그대신 백대를 맞아라."
그리고는 상의를 벗기고 채찍으로 매질을 시작합니다.
철썩...철썩...딱...딱...
으..으아악...
"술...술이 그렇게 해롭거늘 마시려 했느냐?"
100대의 매질을 당한 후성은 등가죽이 벗겨져 피를 철철 흘립니다.
곁에서 보던 송헌과 위속이 딱한 마음으로 후성을 등에 업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홍어 3합에 한잔 하려고 후성을 기다리던 부하 장수들이 기겁을 합니다.
"장군...장군...이게 무슨꼴입니까?
누가 왜 이렇게 장군님께 몹쓸짓을 했습니까?"
"모두들 물러들 가게.
내가 맞은 등은 전혀 아프지 않아.
그러나 난 가슴이 찢어지네."
"송헌...위속...두분 덕분에 나는 오늘 참수는 면했소.
감사드리오.
그러나 내 가슴이 찢어지는 이유는...
저런 짐승같은 놈을 주군으로 모시고 있는 내 처지가 불쌍해서요.
여포는 제 마누라 초선과 첩들만 아끼지 우리 장수들은 발가락 사이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소."
송헌과 위속이 맞장구를 칩니다.
"우리 저런 막된 인간 밑에서 헛 고생하지 말고 차라리 도망칩시다."
"아니요...차라리 여포를 사로잡아 조조에게 바치는게 어떻소?"
"좋소이다. 기회가 되면 저 짐승같은 여포를 사로잡아 조조에게 투항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