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명경 유정아
과일들이 무르익고
모든 것들이 열매 맺는
가을
지그시 눈을 감고
가슴을 열어
세월을 더듬어 본다
흘러가는 인생
우리도 나이드니
모든게 익어가는
가을이 되네
생선뼈
명경 유정아
생선뼈를 보면
앙상하게 야위우신
어머니가 생각난다
맛있는 도톰한 살은
자식에게 발라주고
뼈에 붙어있는 것만
드시던 어머니
자식을 위해
희생으로 사셨던
바보같이 따뜻하고
포근한 어머니
멸치
명경 유정아
우리가족 식탁에 오른 멸치
푸른 바다에 있을 때는
무리지어 삶을 살고
군무를 추는 모습은
장관을 이루고
그믈망에 같혀
자유를 잃고
모두 함께 죽어서
뜨거운 물에 삶아지고
뜨거운 태양아래 말려져
우리가족 식탁을 장식한다
영양도 좋고 맛도 좋아
건강과 행복을 전해주는
누구나 좋아하는 영양제인
멸치
낙엽
명경 유정아
시간에 밀려
힘없이 떨어지는
곱디고운 단풍
가을여행 떠날 채비를 한다
울긋불긋 물들인
오묘하고 고운 무지게 빛
낙엽
찬바람에 떨어져
바스락 거리며
거리에 나뒹굴면
쓰레기 되는 낙엽
편지
명경 유정아
삶의 모습을
순박하고 아름답게
그렸던 지난날의 편지
쉬는 날이면 오지않는
우체부를 기다리며
아쉬워 했던 시간들
지금은 사라졌지만
군대갔던 동생
여고시절 절친
그리운 부모님이 생각나는
따뜻한 그 시절 손편지
첫댓글 시인님 소중한 작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