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
제1회 한국수필가협회 세미나 한국수필60년대이후전성기맞아
입력 : 1982-06-30 20:28:03
제1회 한국수필가협회 세미나
한국수필60년대이후전성기맞아
지나친확산 문학성퇴락
재정립위해 생명의리듬 갖춰야
수필문학의 재정립을위한 한국수필가협회 제1회 한국수필세미나가「한국수필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1982년 6월 26·27일양일간 속리산관광호텔에서 열렸다. 문예진흥원,문인협회가 후원한 이세미나에서는
고대 김진만교수가「영국의에세이」,
동국대 리병주교수는「고전문학상의 수필문학」
경희대 서정범교수는「무교와 수필문학」,
서울대구인환교수는「본격수필의헝성과 그 양상」을 각각발표했다.
이번 세이나는 본격수필이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수필문단의 자각및 반성과함께 범수필문단차원으로는 처음 열리는 모임이어서 의미가깊다.
60년대이후 우리나라의수필은 그 전성기를 구가해왔고 70년대말에 이르러는 가장많은 득자층을 확보했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와 수필이 대중속에 지나치게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수필을 쓰게되고 자비출판등 수필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러한 수필의 확산이 수필의 문학성을 퇴락시키고있어 본격수필의 모델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비판이 높다.
이번 수필가협회 세미나서 발표된 주제들로는수필이 문학인가,문학으으로서의 수필은 어떤것이어야 하는가를 과거와현재를 더듬어 모색하고있다.
이날 발표된 내용들의공통점은 수필또는 에세이가 모두 문학의 범주에 들수는없다는 이다.격조높은 문장,즉 언어구사의 예술성이 갖추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도 수필을 쓰는 사람의창작 바탕과 생명력있는리듬이 필요하다는 것등이었다.
「영국의 에세이」를 발표한 김진만 교수는 베이컨에서 비롯된 에세이의 정의를 수필문학과 논설,수상,여행기 비공식적인 문예비평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보고있다.소설 회곡,시의 세장르이외에 버릴수 없는 잡다한 산문 작품들을 통틀어 에세이라 칭한다는것이다. 따라서 우리가말하는 수필문학은 에세이중의 한 분야로 에세이자체는 아니다. 좁은의미의 에세이인 수필문학은영국의 경우 몽테뉴|카울리|찰스·램으로 이어지는 산문 문학의 전통을 말한다. 베이컨류의에세이는 전후 맥락이없는명상록으로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논리정연한토론과 경구들이지만 몽테뉴의 수필문학 계보는주로 자기자신의 이야기를 그린다. 몽테뉴와램처럼 완전히 개인적인이야기도 아니면서 베이컨처럼 완전히 객관적이 지도않은 또 한 계보는 18세기의 존슨,골드스미스등 모럴리스트들이다. 물론 이들은 19세기의찰스·램으로 넘어가는과도기였다.
20세기의 영국에서는 특히 많은 양태의 에세이가 쓰여져 왔는데 그가운데에도 베이컨과 몽테뉴의 전통이 아울러 이어져 오고 있다. 영국의 경우 수필이 문학인가 아닌가는 중요한것 같지않다. 다만 영국에서 배울점이 있다면 수필을 쓴 사람들이 에세이스트이기 이전에 창작인 또는 인문사회 자연 과학의 학구인 이었으며 저마다 격조높은 문장가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전문적인 직업,수준높은 학식,문학에대한 경험과 조예를 가진사람만이 수필을 쓰는게영국인들의 상식이다. 또한가지 수필이 그 주제와 내용으로 저울질되는것이니 만큼 수필문학이라해서 다 문학의 범주에 낄수는 없다고 김진만교수는 말하고있다.
동국대의 리병주교수는「고전문학상의 수필문학」이라는 주제를 발표하연서 형식보다는 내용으로본 수필문학을 가려내고있다.
『삶의 실존을 밝히고 자연의 신비를 다잡아 스스 로의 감홍을 적되 구석구석 변칙을 두드리는재치의 문학』이 수필이라고 전제한 리교수는 우리 고전문학들 가운데는내용면에서 수필이 많다고 설명한다.
경희대의 서정범교수는우리수필의 뿌리를 전통적인 무에서 찾고있다. 생명은 곧 리듬이며 생명리듬의 에너지는 사랑이라고 전제한 그는 무당이 되는 이유가 흔히 사랑의 결핍임을 들어 무는 사랑,생염의 리듬을보완해주는 또하나의 리듬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수필이 문학으로서의생명을 갖기 위해서는 이리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구인환교수는「본격수필의 형성과 그양상」이라는 주제발표에서우리의 본격수필은 고전수필의 기행적성격과 서구수필의 개성적시각의이원적근저에서 출발한다고말한다. 즉 송강의 관동별곡등 고전수필의 기행적 전통과 생활주변통찰또는 수상적수필의 두경향이 30년대에 이르러 본격수필로 정착,상충 병립해왔다는 이야기다. 이돌은 40년대의 방황기를거쳐 전후문학시대이후 현대수필에 이르렀다. 30년대의 본격수필은 크게 몽테뉴형의 개인적수필과 베이컨류의 사회적수필의 유형을 형성했는데 해방이후 현대수필로 정착하면서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있다.
우선 저자의 다양성과함께 수필형식의 다양화가 그것인데 형식의 규제를 벗어나 소설의 서사성,서술이나 시의삽입극적효과와 복합구성등다양한 기법이 채용되고있다는 것이다. 또 수필의문학성 확산으로 인한문학성저하,수필인의 증대와 발표무대의 확대로수필장르자체가 동요하고있는것도 그 한현상이라고설명했다. <정성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