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줄어드는 가스자격증 원인과 대책은
양성교육 확대로 입지 위축…활용범위 넓혀야
박귀철 park@gasnews.com
경제성장과 더불어 산업체와 가정에서 쓰는 가스가 더욱 다양해졌으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스사용과 시설에는 가스안전이 강조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여러 가지 자격제도를 마련, 가스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가스산업의 성장과는 반대로 가스관련 국가자격증소지자에 대한 평가와 대우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에는 이러한 국가자격증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책은 무엇인지 짚어보도록 하겠다.
자격취득 까다롭고 대우는 미흡 지원자 급감
기술력이 산업발전 뒷받침…처우개선 절실
자격증소지자 8만명, 양성교육이수자 15만명
가스자격증의 종류
현행 가스자격증에는 △가스기능사 △가스산업기사 △가스기사 △가스기능장 △가스기술사 등 5종이 있다.
가스자격증 배출현황
지난 74년부터 2005년 말까지 가스관련 국가기술자격증을 교부받은 자는 총 8만0855명이다. 이중
△가스기능사가 5만7553명(75~05년)
△가스산업기사 1만6730명(75~05년)
△가스기사 5767명(75년~05년)
△가스기능장 629명(74~05년)
△가스기술사 176명(83~05년)이다.
92년 이후 연도별 합격자를 보면 가스기능사의 경우 IMF기간인 98년과 99년 3053명(여:136명)과 4692명(여:204), 가스산업기사도 2011명(여:62)과 1092명(여:23명)이 각각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다른 연도보다 훨씬 많은 자격증 소지자가 배출되었다. 이 가운데 여성 자격증 소지자는 가스기능사 3942명, 가스산업기사 385명, 가스기사 105명, 가스기능장 3명 등 모두 4435(75~04년)명이다.
그러나 가스자격증 소지자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스기능사의 경우 94년(1292명)부터 99년(4692명)까지 꾸준하게 늘어났으나 2000년(2214명)부터 감소세로 전환되어 2003년에는 1174명으로 떨어졌다. 또한 가스산업기사도 94년(650명)부터 98년(2011명)까지 배출인력이 증가하다 2000년에는 1000명 이하로 떨어져 2004년에는 244명만이 합격했다.
이처럼 가스자격증 소지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 가스업계 현실이다. 이러한 추세는 현재의 제도 및 분위기로 보아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자격증 취득 지원자 왜 줄어드나
가스자격증을 취득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사설학원에 등록, 3개월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 합격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압가스사설학원은 90년 초반까지 주야 반으로 운영할 정도로 수강생들이 몰렸으나 90년 중반부터 가스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울러 직업전문학교나 대학의 가스관련학과에도 지원생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가스분야에 대한 희망자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실시하는 양성교육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979년부터 시작한 양성교육은 현재 일반시설안전관리자에서부터 온수보일러시공관리자까지 13개 과정에서 매년 1만여명 이상의 이수자를 배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배출된 양성교육이수자는 약 15만명으로 가스자격증 소지자보다 2배 정도 많이 배출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가스분야에서의 국가기술자격증은 없어질지도 모른다.
사설학원이나 직업전문학교에서는 3개월에서 1년 과정에 걸쳐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양성교육은 4일에서 최대 18일의 교육만으로도 이수증을 취득,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국가자격증제도는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90년 중반 정부의 IT산업에 대한 중점 지원정책으로 가스를 많이 사용하는 기간산업이 침체한 것도 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 외 각 가스관련 기업체에서 가스유자격자에 대한 처우개선이 뒤따르지 않은 것도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즘 일선 사설학원을 찾는 가스기능사 수강생들은 20대에서 40대까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고 대부분 40대 후반에서 60대까지로 현재 직장을 다니거나 정년 퇴직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정년 퇴직 후 안전관리자라는 자리라도 구함으로써 노후를 준비하는 수단으로 가스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가스자격증은 아파트나 대형건물의 보일러자격증 보조 자격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다.
가스산업기사나 가스기사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의 수요도 급감한지 오래다.
해결책은 없나
많은 일선의 가스인들은 가스분야는 무엇보다도 이론과 기술이 겸비되어야만 하는 특수한 분야로 전문 가스인을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가스기능사와 가스산업기사, 가스기사, 가스기능장, 가스기술사 등 각각의 기능인은 자기의 역할에 맞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고법이나 액법, 도법시행령에서 국가기술자격자나 양성교육 이수자의 선임기준이 차이가 별로 없다.
가스도매사업분야 외 일반 도시가스사업의 안전관리책임자는 가스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을 가진자로 하지만 안전관리원은 가스기능사와 안전관리자양성교육이수자와 동등한 자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고법과 액법, 도법시행령에서는 가스도매사업(도법)의 안전관리책임자로 가스기술사 등 외에는 어디에서도 가스기사 이상의 책임자를 선임하도록 하지 않고 있으며 안전관리책임자가 가스기능사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안전관리원은 가스기능사 또는 안전관리양성교육이수자로 되어 있어 가스자격증 소지자의 설 곳은 좁다.
많은 가스인들은 국가자격증소지자와 양성교육이수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즉 자격증 소지자는 기초적인 이론이 바탕이 되어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양성교육이수자는 일부분야의 전문성에는 앞설 수 있으나 기초학문에서 떨어져 전반적인 가스산업발전에는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가스충전소 등 일정량의 가스를 공급하는 업소들은 최소한 가스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를 안전관리책임자로 선임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격증 소지자의 선임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경제성장에 따른 가스수요급증으로 자격증 수요가 부족할 때 양성교육이수자가 수요를 대체하는 등 일조 했다고 하지만 이제는 국가기술자격자와 비교해 양성교육이수자의 배출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가스는 특수한 분야임을 명심하고 각 기업체나 정부에서는 유능한 가스기능인을 양성하고 대우하는 풍토조성에 앞장서야 하겠다. 가스는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한국산업인력공단 박한상 연구원
가스안전확보위해 시험 난이도 중요
좋은 문제 만들기 위해 정보수집 앞장
“가스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기 때문에 가스시험의 난이도를 너무 낮지 않게 출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문제를 계속해서 연구해야만 수험생들의 실력배양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스산업기사와 가스기사, 가스기능장 분야에 대한 국가기술자격시험 출제관리 담당자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박한상 연구원(39세)은 가스기사나 산업기사의 난이도가 높아 대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고전할 분야라고 설명한다.
박한상 연구원은 새로운 문제발굴을 위해 가스업계의 정보 수집에 소홀함이 없다. 따라서 그는 한국가스안전공사나 한국가스공사, 도시가스사 등의 세미나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 일정을 사전에 파악, 직접 참여함으로써 관련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좋은 내용의 시험문제 제작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예를 들어 PE융착기준 등 시험일 기준으로 근래에 개정된 가스관련법의 내용을 집중 파악하는 것도 수험생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다.
추천이나 공문, 직접 조사를 거쳐 출제위원의 명단을 확보하고 출제의뢰를 거쳐 문제를 접수 후 외부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문제은행에 입고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한사람이 200여명의 출제위원을 섭외 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매년 새로운 문제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거쳐 입고된 문제중 시대에 맞지 않거나 가치가 낮은 문제는 일부 수정 또는 폐기함으로써 수험생들의 혼돈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문제 출제와 관련하여 문제 자체가 틀린 경우 수험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 대부분 맞게 처리해주고 있다는 박 연구원은 현행 3회 실시하는 시험횟수가 적정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스자격증 소지자 감소원인이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양성교육과 관련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각기 할 일이 있으므로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다만 중요한 것은 안전수칙 준수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그는 “가스는 확실한 이론의 토대 위에 기술을 익혀야 완벽하고 안전한 시설확보, 철저한 안전관리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기술자격의 중요성이 크다”며 가스담담 출제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최선의 노력으로 가스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문제제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2006년 01월 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