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여서 가버린 송광사 - 1편
점심이었다네.
“먼저 가라잉” 이라는 무진당 보살의 구수한 목소리와 함께 관법 거사가 오셨다.
“당신의 와이프께서 우리끼리 가라고 합니다.” 라고 내가 말하자 관법거사께서 말씀하시길
“니 친구냐!!!!?” 그리고 인상을 찌푸리며 스토리는 시작된다.
오후 두시
우리 관법거사가 집으로 오신 뒤에 소리보살님께 전화해보라 하시더니, 대답은 바로 “지금 정류장이외다.” 허걱 하신 관법거사는 정진회 동복을 입고 부랴부랴 가시더니 이젠 손님 없는 택쉬를 타고 가신다. 천원 지폐 몇 장을 건네려고 관법거사께서 지갑을 꺼내시는데, 육교가 있는 곳에서 어떤 아저씨가 “왁!” 하고 소리를 외치시니 웃기기도 하고 놀랐다.
정류장이라고 해서 휴게소를 상상했건만 이것은..... 뭐랄까 고속도로 한복판에 그냥 대피소 하나 세워놓은 거잖아!!!
아담하고 학원 버스를 연상케 하는 우리 관광버스(뭐 일단..)안에는 와일드하게 운전을 하실 거 같은 운전기사 아저씨와 우리 카페 회원들이 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탄 나는 임시 좌석(머리 받침대가 없어서 사고가 날 시에는 목 디스크가 날 확률 높음)에 앉아 자지도 못하고 그냥 경치나 보려고 있었다.
내가 “두어 시간 걸린다고 하셨슴메?”라고 무착거사님께 여쭤보니.....
아~ 그 대답은.......
“허 이거 미안하네!!!? 그 시간의 2배 정도 걸린다.”
!!!!!!!!!!!!!!!!!!!!!!!!!!!!!!!!!!!!!
내 이럴줄 알았수다.
문자가 왔다. 이름은 방세정. ㅋㅋㅋㅋ 오해하지는 마시옹
(그대로)내용: 캬캬캬캬캬 난 게임한다 뭐햄? 아직도 도착 안했어?
이 방여사와 계속 문자를 주고 받으며 나는 시간을 보냈다네.
지루한 시간을 보내다가 나에게 행복한 시간이 다가왔다.
휴 게 소
내릴 때 약간 사악한(엉?)미소를 지으며 화장실로 파팍 달려간다. 안은 대부분 깨끗했다. 세수를 해 보니 모든 중생들의 흔적이 얼굴에 남아있었다.
밖으로 나오니 만난 법현거사曰. ‘오웅 빠르네?’ ←(난 또 누군가 했지...)
우리 김명민씨와 함께 휴게소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이구동성과 음료수를 사고 나와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맥반석오징어를 사 가지고 잠시 카페회원 몇 명이서 작전회의를 하다가 탑승.
소리님이 군침을 흘리시지만 절에 가는데 어떻게 먹냐며 허벅지를 꾹 꾹 누르시며 참으시는 저 인내심!!!!
마침내 내 다리에 놓아두었던 이구동성을 개봉하시는 소리님~!
나도 오징어를 다 먹고 이구동성까지 다 바닥나 버리자, 내가 ‘어디에 버려용?’하고 소리보살께 여쭈었다.
그러자 ‘뒤로 보내, 뒤로 ㅋㅋㅋㅋ 문제없으니깐.’ 그러나 그 발언은 비닐봉지를 가지고 계신 청풍님께 껍데기를 드리자 갑자기 ‘아이고 이게 호박이 넝쿨까지 들어왔네’ 하는 표정으로 집으시더니 없다는 것을 아시고 “좀 들어있는 걸 줘봐요!”라는 그 외침. 새겨듣겠습니당.
그런데 예정에도 없던 휴게소를 다시 간다? 나는 오징어 하나 더 먹을려나 싶어서 관법거사를 깨우고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니 경주거사님이 '차가 동글이 만큼 많이 먹는다’라고 하시길래 차 안은 웃음바다가 되어 버렸다.
와일드한 운전의 기사님 탑승 후 다시 송광사로 가던 도중 저 멀리 보이는 풍경은 내 핸드폰을 열어 사진을 찍게 했으니!!! 흔들리는 차 안에서 흔들림없이 사진을 찍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몇장 건져냈으니.... 바로 이것이다!!(사진 더 많이 있으니 보실 분들은 신청하시고 핸드폰 바탕화면에 넣으시고 싶으신 분은 제가 제작해 드립니다.)
톨게이트가 보인다. 이제 다 왔나 싶더니 아직도 25km....... 아악!!!!!!!!!!!!!!!!!!!!!!
이리 덜컹 저리 덜컹 송광사 입구를 들어와 보니 왠 자동문.....이 아닌 전자문. 이제 절도 디지털 시대에 맞춰 발전한다는 것이 참 웃기다.
절로 들어가는 도중,,,, 법현님 찍혔소이다.
일단 절에 도착하고 보니 저녁 공양시간. 묵언이라는 안구에 습기차는 문구가 붙어있는 곳에서 살벌한 눈치를 견디며 저녁을 먹는데..... 고추장 안가져왔네? 다시 가보니 ‘웬 놈이야?’라는 눈빛의 사람들의 시선을 보니 참으로 뭐랄까 머쓱했다.
저녁 식사를 다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도반님들 말씀 “어우 동글이 설거지 실력 나오네!!?”
..............
할말 없소이다!
설거지도 끝나고 대웅보전에 들어가서 요기조기 보이는 극락세계 주민(음...부처님도 포함)들께 절을 드리고 나왔다. 스님이 저만치 멀리서 북을 칠 준비를 하신다. 저 눈부신 머리를 보라......
비록 경비원 아저씨께 걸렸지만 살~짝 동영상을 찍었다.
관법거사의 말씀. ‘왜 파워풀한 스님이 안나오는지 참 답답하네.’ 하시며 결국 저만치 가신다.
우리 금강카페 파파라치 전원이 찍다가 결국은 제압당한다. 내가 법현님께 전수한 비법.
‘핸드폰으로 촬영할 때는 전화하는 척 하면서 카메라를 목표물로 향해주고 촬영하는 센스. MUST HAVE 센 스!’
그리고 저녁예불이 시작되어 나도 들어가 예불좀 하려고 하니.... 저만치 앞에 절하시는 분에게서 청정하지 않은 발....냄새가 풍긴다. 분명히 발목 위로는 흰색인데 그 밑으로는 회색인 양말.... 아! 씻지 않으시는구나! 결국 나와서 관음전에 가서 절을 하고 나왔다. 저기 홍일거사와 김명민씨 뒤에 관음전이 있네.
T자모양의 해우소에 가보니 남자 화장실은 불이 켜지지 않고 여자 화장실만 불이 켜져있었다. 양성평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때였다.
그리고 나와서 바위에 앉아 대웅보전 안에서 하는 예불 소리를 듣고 있을 때 경비원 아저씨께서 다가오시더니 물으셨다.
“너 나이가 몇 살이냐?”
“14살이고 중 1입니당” 라고 내가 말하자 그 아저씨는 피식 웃으며 카라멜 사탕을 네 개정도 건네주시고는 해우소로 가버리셨다.
그 때 홍일거사께서 오시더니 ‘받고 모른체하면 안되지’라고 말씀하셔서 나는할 수 없이 두 개를 건네 드렸다. (속이 쓰렸다.)
저녁 예불이 끝나고 모든 도반들은 다 차로 짐을 가지러 갔다. 짐을 꺼내고 어린이 법당으로 가서 손님용 해우소와 세면장을 소개해주시고 8시까지 법회에 참석하시라는 말씀!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들어가서 스님의 법문을 들읍시다.
깨달을 각에 눈 안이라는 각안 스님의 말씀 중에 내가 가장 감명 깊게 들은 것
‘남이 배고프다고 해서 내가 밥을 먹으면 나만 배부르고 그 사람은 배부르지 않다.’
아! 대단하도다!
그런데 아까 들어오면서 보았던 그 꺼진 등불, 중앙일보에 실렸다는 그 등불! 그것이 우리를 위해 불이 켜져 있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후다닥 뛰어가서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며 등불을 잘 찍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뒤에서 찰칵찰칵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나를 안습으로 만드는 두사람이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 유저 윤거사와 법현거사 이 두분! 내 핸드폰은 100만 화소밖에 안되는데 두분의 디지털 카메라는 그것을 뛰어넘고 있었다. 돈을 모으면 언젠가는 화질 좋은 디지털 카메라와 와이브로 접이식 컴퓨터를 사서 깜짝 놀라게 만들 것이다!!!!
자~ 다시 돌아가니 한쪽에서는 참선을 하고 한쪽에서는 염불과 절을 하신다고 하넹!!!?
(사진 보실 분들 신청하시고 폰 바탕화면으로 편집도 해드립니다.)
참선하는 방에서 이불을 가져오라고 하시는 우리 관법거사. 그래서 낑낑대며 옮겼다.
일단 방에 들어가서 보니 류크가 떠억 하니 안에서 mp3를 듣고 있었다.
방에 앉아서 자자니 모기가 너무 많은데다가 심지어 롱다리가 6개나 되는 벌레가 세 마리나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내 머릿속에 하나 떠오른 생각! 2편을 기대해 주세용!
자 그럼 나는 2편을 쓰기 전에 캐논 변주곡 하나를 들어볼까? 내가 찍은 사진 볼 사람 과연 누가 있을지...
-2007. 5. 31. 목요일 9:00 동글이가 1편을 마치며-
이미 집에서 너무 많이 먹은 모기.....
내이름 바꿔라,,,,,,,,,,,
호이호이 감귤 패스 플리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에도 올거징? 충북 진천에 허준이 머무른 마을 주변에 있는 곳이라니깐 와서 만나면 바꿀것이라네 ㅋㅋㅋ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이 비록 낚았지만 결과는 대만족이군요. 동글씨 . 내일은 인천 송도 유원지에 갈까용?^^* 동글 거사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을텐데... 이 번은 거리도 가까우니까 당연히......ㅋㅋㅋ
동글님~~이 글을 찾아 들어왔다가 자유게시판과 초중고방을 한참을 찾았나이다. 감히~??!! 이곳에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나이다. 그때 그 감질나는 글을 쬐금 읽다 말아서리..좀이쑤시지 않겠쏘!...그런데 완전 대박이삼..."극락세계 주민들~" ㅋㅋㅋ
어쩜 이리도 섬세하십니까? 멋지게 찍은 사진도 기다리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