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새싹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
생글작은도서관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공간이 있다. 바로 쌍문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생글작은도서관이 그 주인공. 생글작은도서관은 ‘지역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이 바탕이 되어 시작되었다. 2007년에 개관해 쌍문1동의 2호점 작은도서관으로 제법 역사가 깊은 생글작은도서관은 오늘도 아이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보이지 않는 손’
지역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책임지는 생글작은도서관은 2007년 개관해 올해 개관 13주년을 맞은 도봉구 작은도서관의 큰 형님이다. 쌍문 1동에 시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복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같이 공부하면서 생글작은도서관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작은도서관이 아이들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보이지 않는 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도서관 건립이 결정되었다.
생글작은도서관이 오랜 시간 주민들의 든든한 책 친구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열성적인 운영위원들 덕택이다. 시민운동과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운영위원들은 작은도서관 건립을 위해 뜻을 모았다. 함께 도서관 장소를 구하고, 내부에 페인트칠을 하고 책을 모았다. 그리고 후원회원을 모았다. 작은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마을공동체에 중요성을 펼치며 운영위원들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현재는 많이 줄어든 수치지만 약 110명의 후원회원들이 도서관을 든든하게 지원해주고 있다.
운영위원들은 한 달에 2번씩 모여 사안을 논의하고, 도서관의 크고 작은 일들은 나눈다. 운영위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은 생글작은도서관은 도봉구 내 작은도서관 중에서 운영평가 점수가 가장 높은 도서관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했다.
생글작은도서관 면적은 약 79 ㎡ (24평), 열람석 30석으로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운영위원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알찬 서가가 돋보인다. 도서관 바로 앞에 위치한 쌍문초등학교의 권장도서도 구비하고 있는데 방학 시즌이 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장 인기많은 도서가 된다.
도서관의 장서는 어린이가 주로 이용하는 도서관 답게 어린이,청소년 도서가 80%로 주를 이루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직업에 관련된 도서, 만화책 등을 고루 구비하고 있다. 성인 도서는 최근에 집중하기 시작한 장서로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약 10,000권의 도서가 빼곡이 꽂힌 책장은 한국십진분류법(KDC)가 아닌 알록달록한 띠가 책을 두르고 있다. 한국십진분류법(KDC)이 낯선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그림동화, 사회, 문화, 청소년 등으로 이해하기 쉽게 분류해 색띠로 분류해둔 것이다. 생글작은도서관만의 방식은 이용자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고, 오배가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서가 내 분실 책이 줄어든다.
생글작은도서관 내부는 햇빛이 잘 들어와 아늑한 느낌을 준다. 오전 시간엔 학부모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소모임 장소로 쓰인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엄마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를 찾고, 교류하며 또다른 네트워크를 만든다.
오후가 되면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책을 읽고, 친구들과 간식을 나눠먹는다. 학교가 끝나고 학원에 가기 전 정거장처럼 쉬었다 가는 공간인 생글작은도서관은 아이들 그리고 주민들의 생활친화적 독서공간으로 쌍문동의 독서문화를 견인하고 있다.
책과 놀이로 만들어가는 생글 세상
생글작은도서관의 일주일은 바삐 흘러간다. 아이와 학부모들이 모두 만족할만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이 매일 다양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도서관을 장식하는 요일별 프로그램은 이용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먼저 월요일에는 그림책을 읽고 보드게임을 즐기는 초등학교 대상 프로그램 ‘그림책과 보드게임’과 책을 읽고 관련된 놀이를 하는 ‘책으로 놀자’가 운영된다. 이외에도 격주로 목요일에 만나 동화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활동을하는 ‘책탐험’, 셋째주 목요일에 만나 쳔연재료로 천연 화장품을 만드는 성인 대상 프로그램 ‘천연화장품 만들기’ , ‘낭독모임’ 등이 운영되고 있다.
눈여겨봐야할 프로그램은 또 있다. 매년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과학교실’이다. 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에서 주관하는 ‘문화가있는날’ 사업에 선정되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과학 강좌도 듣고 매년 과학 관련 견학을 간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더 넓은 세상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쌓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국립과천 과학관을 갔다왔다. 처음 보는 친구들과 서로 친해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가 기억에 남는 체험은 억울하게 죽은 아씨, 돌쇠, 노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밝히고 DNA를 이용한 수사체험이 기억에 남으면서도 재미있었다. 이 체험 덕분에 경찰이라는 꿈이 커진 것 같다. 다음에도 이런 체험이 있다면 또 신청하고 싶다. - 국립과천과학관 견학기 송보미 학생 |
생글작은도서관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다. 엄마와 언니를 따라 어릴 때부터 도서관에 온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어 책 읽어주기 등의 재능기를 하는 등 다양한 이용자들이 선생님이 되어 도서관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도서관과 1박2일 캠프. 부모강좌, 찰흙놀이, 벼룩시장, 그림책작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등 생활밀착형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삶의 녹아들며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함께 크는 작은도서관
2007년 개관해 13년간 오랜시간 주민들의 곁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자발적으로 열성 넘치게 도서관 운영을 도맡아주는 운영위원, 오랜 시간 꾸준히 후원해주는 후원회원들, 여러 방법으로 재능 기부를 해주는 자원봉사자들, 매일 같이 들려 열심히 책을 읽고 또 빌려가는 아이들과 주민들까지 이 모두가 생글작은도서관의 지금을 있게한 힘이자 원동력이다.
자체적인 후원금과 구와 시의 지원금으로 인해 현재 안정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지만 고민은 존재한다. 바로 새로운 후원회원의 부재이다. 후원회원이라함은 결국 운영위원이거나 또는 운영위원의 지인이 대부분이다. 10년 넘게 운영해오면서 150명 정도로 시작한 후원회원이 줄고있음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도봉구의 역사가 깊은 작은도서관으로서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작은도서관 모델을 갖추고자 운영위원들은 노력하고 있다.
이외의 어려운 점도 존재한다. 생글작은도서관은 쌍문초등학교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데 이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때가 있다.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이나 돌봄 학교를 진행하다보니 도서관 이용률이 조금 줄어든 것이다. 이에 생글작은도서관은 도서관이라는 역할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작은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고, 그 대안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
오랜 시간 지역주민들의 곁에서 지역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온 생글작은도서관. 앞으로도 이용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돌봄이 필요한 친구들을 찾고, 알맞은 도움을 주며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첫댓글 생글작은도서관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