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을 오르다
몇 년전부터 나의 버켓리스트가 제주도 368개 오름을 다 올라 보는 것이 되었다.
처음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기 시작하여 몇 번의 등정과 돈내코, 어리목, 영실로 오르는 한라산 코스를 몇 번 돌아 본 후 다랑쉬, 따라비오름 등을 올라보니 한라산 등정보다 쉽고 올라 보면 각각의 색다른 묘미가 있는 오름에 반하게 된 것 같다.
제주 오름은 대부분 20~3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크고 작은 오름으로 각 오름마다 저 마다의 매력을 감춰두었다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오름자에게 후하게 보여주고, 정상에 오르면 감동을 더 해 주며 수많은 선물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시원하고 향긋한 바람, 탁 트인 제주의 넓은 들판, 옹기종기 솟아 있는 수많은 주변 오름, 한가로이 노니는 소떼, 말떼등 길섶의 너부러진 들꽃과 들풀........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 좋은 사람이 생각나고, 온갖 머뭄의 핑계거리가 생겨 쉬이 내려오기가 힘들다.
오름을 표현하길
어떤 오름은 숲길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어떤 오름은 전망이 너무 멋져서,
어떤 오름은 굼부리가 너무 신기해서,
어떤 오름은 등성이 능선길이 너무 고와서
어떤 오름은 바람이 너무나 시원하고 좋아서,
어떤 오름은 노을이 너무 예뻐서,
어떤 오름은 너무너무 앙증맞고 사랑스러워서 등등으로 표현을 한다
그리하야 2020년 5월 25일 오름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였다.
준비는 5월 20일자로 새로 신청한 차량이 두달 반만에 나오면서 베리와 동행을 하며 차박을 할 수 있어 일주일을 처음 경험 삼아 시작을 한다.
며칠에 걸쳐 차박용품 및 식단, 의류, 차에서 잘 침낭등 모든 것을 준비하면서 무엇이 빠지고 넘쳐 나느지는 생각할 여유가 없다. 무엇이든 조금이라더 더 준비하여야 해야할 것같은 마음 뿐이다.
25일 15:00시 완도에서 제주로 가는 배편을 예약하고 당일 새벽 6시 일어나 완도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완도 도착하니 오후 1시쯤으로 완도에서 점심을 하고 배에 탑승하기 전 베리를 산책 시키며 완도여객선 터미널 안팍을 찍어 본다.
제주를 향하는 배편은 제주까지 1:30분이 걸리는 한일 블루나래와 2:40분이 걸리는 실버클라우드가 있으나 블루나래 선적이 몇십대 안되어 일찍 예약을 해야 선적할 수 있어 출발 며칠전에 예약하다 보니 선적에 여유가 있는 실버 클라우드로 제주를 향한다.
첫째 하루를 오는 시간으로 허비하고 첫 째날 차박을 함덕해수욕장에서 하였다. 제주에서의 첫 식사는 함덕해수욕장 캥핑장에서 바다를 보며 앞으로의 고생과 함께 할 짝지, 베리와 함께 오름시작의 출발식을 포장 회와 소주로 가름한다.
이틀째 시작 첫 오름은 함덕 해수욕장옆 서우봉을 오른다
"놀멍 쉬멍 줏엉갑서"라는 제주말 표지판이 반겨주는 탐방로로 조금만 오르면 함덕 해수욕장의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조금 더 오르면 둘레길과 정상 산책로로 오르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정상 산책길 오른 쪽으로 진지동굴 표시가 있는 산책길을 오르다 중간 진지 동굴을 경유하여 서모봉으로 오른다. 서모봉 정상 뷰는 동쪽으로 는 잘 보이나 함덕 해변 방면은 보이지 않아 조금 답답한 편이다. 서모봉을 지나 서모봉 둘레 2길로 가다 보면 망오름길이 보이고 왼쪽 북촌 방면으로 돌다 보면 낙조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함덕 해수욕장과 양귀비 밭을 만날수 있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함덕해변에 조망은 무어라 말할수 없는 아기자기한 맛을 보여준다. 낙조 전망대를 조금 지나 오른쪽으로 망오름을 오른다. 망오름 정상에서 만나는 조망은 오름을 시작한 이유를 보여주는듯이 탁트인 조망과 시원함을 보여준다. 이후 둘레 2길을 따라 내려오면 함덕해수욕장으로 내려오게 되어 있는 작으면서도 아름다운 오름이다.
두번째 오름은 손지오름, 또는 손자봉이다.
이곳은 입구 표시가 없어 몇번을 찾아 헤메다 도로에서 성산 10킬로 미터 표지기 옆 길로 오름길이 있다. 오름 길도 표시가 잘 안되어 있어 큰길을 따라 걷다 보니 갑자기 길이 없어져 다시 뒤돌아 나와 오름 입구 에서 조금 지나 오른쪽 풀밭 길로 어슴프리 길이 나있어 길을 찾아 올라야 했으나 정상에 오른 순간 상상해 보지 못한 경치가 눈앞 에 펼쳐지니 그저 넋 놓고 쳐다보게 된다. 크고 작으 세 개의 봉우리가 앙증맞은 굼부리를 품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데, 고운 능선이 어여뿐 한 송이 꽃을 보는 것 같다.
세번째 오름은 용눈이 오름을 오른다.
이곳은 제주 오름중 손꼽히는 오름으로 제주 오름을 오르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다녀가는 오름이다.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보니 접근성과 주차장, 화장실, 매점까지 갖추어진 곳으로 편안한 풀밭길을 돌아 오르다 보면 자유로이 풀을 뜯는 말들을 만나며 말 농장을 지나 우측 부드러운 능선을 오르다 보면 전망이 탁뜨인 분화구의 모습과 주변 오밀조밀한 오름들을 조망할 수 있다. 분화구 모양이 마치 용이 누었던 자리 같다고 하여 용눈이 라고 불렀는데, 서있는 위치가 달라질 때마다 중앙의 굼부리 모양이 모습이 조금씩 달라 보이므로 용이 누운자리를 추측해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네번째 오름이다.
이곳은 오름의 여왕이라고 하는 다랑쉬 오름 앞에 있는 아끈다랑쉬 오름으로 아끈이라는 말은 버금가는 것, 둘째라는 의미로 쓰인단다. 이곳은 다랑쉬오름의 유명세에 가려 있으며 개인 소유의 오름이라 탐방로 상태가 많이 훼손이 되어 오르는 시간은 짧으나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 능선에 오르면 모든 것을 씻어주는 한 그루의 나무가 반겨준다. 오름중에 이런식으로 반겨주는 나무가 있는 곳은 오직 이곳 뿐일것 같다. 능선에서 우측으로 분화구를 돌아보는 길은 편안하고 가을 억새가 필때면 한 없이 아름다운 둘레길이 될 것 같다
다섯번째 오름이다.
제주도를 찾아 오름을 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처음 시작하는 곳이 이곳 다랑쉬 오름이다. 그만큼 오름의 대표적인 곳으로 오름 정상부위 분화구와 살랑 불어오는 바람은 모든 시름을 잃게 만드는 그런 오름이다. 정상 부위에 서면 푹 팬 분화구와 수려한 전망을 두루 맛 볼수 있고 오름의 매력에 푹 빠질수 있는 오름이지만 능선까지 오르는 길은 경사가 만만치 않으나 애둘러 이루어진 탐방길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어느새 능선에 오르고 굼부리 둘레길을 30여분 돌며 주변을 보다 보면 오르던 모든 시름이 눈 같이 녹아 내릴 만큼 시원한 조망을 가지고 있다.
산봉우리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글게 보여 달랑쉬, 월량봉이라 불렸고, 지금은 다랑쉬 오름이라 부르는데 참 예쁜이름이다.
둘째날 마지막 오름은 여섯번째 두산봉을 오른다.
올레길 1코스에 위치한 두산봉 이곳은 몇해전 제주 올레길 1코스를 돌아볼때 올라던 곳으로 몇개의 오름을 하루에 오르다 보니 짧은 코스로 올라 간다. 원래 시흥초등학교에서 시작되는 올레길을 따라 들어서면 어마어마한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덩치 큰 산으로 보이나 좌측으로 돌아 오르다 보면 생각 만큼 험하지는 않고 오솔길 처럼 편안하고 정겨운 길로 이어져 있다. 하지만 오늘은 하산지점에서 반대로 두산봉을 오른다. 오름 중간에 위치한 오름길은 편안길로 약 15분 정도만 오르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정상에서 보이는 성산쪽 조망은 오늘의 대미를 장식하듯이 보여 준다.
하루에 몇개의 오름을 따라 오르다 보니 베리도 지친모양이다. 내려 오는 길에 풀섶에 앉아 쉬고 싶어한다.
둘째 날 숙박지는 함덕에서 김녕해수욕장으로 이동하여 차박을 한다.
이곳은 차박과 캥핑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곳으로 아직 해수욕장 개장 전이라 그런지 개수대와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화장실은 주변 구좌읍 운동장 화장실을 이용하여야 하며 씻으려면 김녕 해수사우나가 주변에 위치하여 있다.
제주에 와서 좋은 점은 물 값과 목욕비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목욕비는 5,000원이며 시설은 새로 만들어 지었는지 깨끗하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