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월산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있던 채운님 차로 어둠에 젖어있는 추령으로 올라가 백년찻집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가야금소리를 들으며 마련해준 막걸리와 먹거리들을 배낭에 잔뜩 나눠넣고 산으로 들어간다.
시멘트참호들을 지나고 랜턴빛에 나타나는 현란한 진달래들을 보며 가파르게 봉우리로 올라서면 백년찻집의 화려한 불빛이 내려다 보이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땀을 말려준다.
휘엉차게 떠오른 보름달을 바라보며 헬기장이 있는 497봉을 넘고 백두산 갈림길은 어디인지도 모르게 지나쳐 역시 헬기장이 있는 507봉으로 올라가니 마루금에서 3km 떨어져 있는 백두산과 추령의 불빛이 보인다.
안부에서 왼쪽으로 꺽어 가파른 능선 따라 헬기장에 무덤 한기가 있고 삼각점이 놓여있는 494.2봉을 넘어 앞에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함월산을 바라보며 사거리안부로 떨어져 내려간다.
간간이 붙어있는 운토종주 표지기들을 보며 조망 없는 공터에 작은 정상판이 걸려있는 함월산(584m)을 오르고 우회길과 만나 552봉 정상 전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내려간다.
▲ 추령
▲ 백년다원
▲ 보름달
▲ 494.2봉 정상
▲ 함월산 정상
- 작은함월산
왼쪽의 습지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지나서 약간은 흐릿해진 산길을 타고 포항시계 능선으로 붙어 591.4봉으로 올라가면 삼각점(불국사435/1985재설)이 놓여있고 낮에는 조망이 좋을듯 해 문득 볼 것 없는 야간산행에 회의가 든다.
반질반질해진 산길로 뚝 떨어지며 왼쪽으로 절벽 같은 사태지역들을 조심스레 통과해 기림사 갈림길을 지나고 어둠속에 작은함월산의 암벽을 바라보며 줄줄이 나타나는 봉우리들을 넘는다.
안부에서 가파른 산길 따라 넓은 헬기장을 만나고 역시 헬기장이 있는 482봉으로 올라가니 교교한 어둠속에 멀리 추령의 불빛들이 아련하게 보이고 지나온 능선이 실루엣으로 나타난다.
정상을 내려가다 삼거리에서 마루금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꺽어져 헬기장이 있는 474봉을 지나 전망 트이는 암릉들을 넘어서 작은함월산(466m)으로 올라가면 소나무 밑에 양북산악회에서 세운 작은 정상석 하나가 반겨준다.
갈림길로 돌아와 헬기장이 있는 441봉을 넘고, 조금씩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는 바위전망대들을 만나 급하게 고도를 낮추며 미끄러운 낙엽길을 지나서 임도로 떨어져 내려간다.
임도를 따라가다 빙 둘러진 국립공원 경계의 철망을 피해 오천과 양북을 잇는 14번 국도상의 성황재로 내려가니 고개 밑 어디엔가 있을 휴게소도 안보이고 그저 적막하기만 하다.
▲ 작은함월산 정상
▲ 성황재
- 만리성
능선으로 바로 들어가 녹슨 철조망을 넘어 묵은 임도를 만나고 바람 잔잔한 숲속에 앉아 막걸리와 복분자주를 곁들여 라면과 우동을 든든히 끓여먹고 한기에 몸을 떨며 몸을 일으킨다.
서낭당 흔적이 남아있는 안부를 지나고 사태지역들을 통과해 399봉 오르기 전에 왼쪽으로 꺽어 403봉으로 올라가면 환한 햇빛을 받으며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들이 모습을 나타낸다.
송전탑들을 지나고 왼쪽에서 오는 반질반질한 길과 만나 연등들이 놓여있는 삼거리를 지나 능선으로 올라가니 앞에 절의 요사채가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보인다.
'문무대왕로' 안내판을 만나서 절벽쪽으로는 철난간에 밧줄이 쳐져있는 넓직한 군사도로 따라 좌우로 길이 흐릿한 안부인 만리성재를 지나고 427.0봉으로 올라가면 삼각점(불국사307/2007재설)이 있고 '만리성'이라 쓰인 작은 오석이 서있으며 갈 능선이 잘 보인다.
신록 우거진 행군로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길이 있는 삼거리를 지나서 나무계단들을 지나 민둥봉으로 올라가니 조망이 트여서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묘봉산이 가깝게 보인다.
산서사격장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를 지나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가다 능선에서 벗어나 있는 362.5봉으로 올라가면 멋진 바위 옆 공터에 '묘봉산' 오석이 서있고 한켠에 납작한 폐삼각점이 놓여있다.
▲ 서낭당안부
▲ 사태지역
▲ 행군로
▲ 만리성재
▲ 427.0봉 정상
▲ 427.0봉에서 바라본,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전망대에서 바라본 427.0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토함산에서 이어온 마루금
▲ 전망대에서 바라본 묘봉산
▲ 묘봉산 정상
- 세계원재
계속 이어지는 해병대원들의 행군로를 마냥 따라가다 284봉에서 반대인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봉들을 넘으니 왼쪽 지능선으로 정자 하나가 마주 보인다.
따사한 봄햇살을 맞으며 곳곳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산벚꽃나무들을 지나 우회로를 버리고 삼봉산(290.3m)으로 올라가면 정상판이 걸려있고 큼지막한 삼각점이 보이지만 조망은 가려있다.
다시 넓직한 행군로와 만나 숲속의 탱크 한대를 보면서 군훈련장을 지나 929번 지방도로상의 세계원재로 내려가니 정천주유소는 있지만 휴게소는 보이지 않아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려던 꿈은 깨지고 만다.
한켠의 수도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시금치밭들이 있는 마을길로 들어가 야생고라니농장을 지나서 마을을 오른쪽으로 빙 돌아 흐릿한 능선을 헤쳐가다 오른쪽에서 오는 넓은 비포장도로와 만난다.
진흙에 탱크자국이 마구 찍혀있는 도로를 따라가다 왼쪽 능선으로 붙어 가파른 산길을 지나 118봉을 오르고 힘에 겨워 나무 밑에 앉아 이것저것 간식을 먹어둔다.
앞에 있는 둔덕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가족묘들을 지나고 마루금에서 떨어져 있는 228.9봉으로 올라가면 송림속 공터에 삼각점(불국사419/1995재설)이 반겨주지만 조망은 트이지 않는다.
▲ 삼봉산 전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삼봉산 정상
▲ 탱크
▲ 훈련장에서 바라본, 세계원재 넘어서 이어지는 마루금
▲ 세계원재
▲ 고라니농장
▲ 228.9봉 정상
- 조항산
시멘트도로를 만나서 차 한대가 서있는 안부를 지나고 넓은 도로를 올라가니 조항산의 절벽들이 멋진 모습을 보이고, 짓푸른 영일만이 시원하게 펼쳐져 가슴이 트이며, 비학지맥의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오래전 근무했던 부대의 마크가 반가운 통신소를 지나 조항산(245.0m) 정상판을 지나서 시설물의 철망을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다 정상 쯤에서 왼쪽으로 급하게 꺽어 내려간다.
표지기들이 붙어있는 흐릿한 산길 따라 안부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붙어 암릉들이 멋있는 161봉을 지나고 무성한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202봉으로 올라가면 통신탑이 서있다.
바람 서늘한 석축에 앉아 다시 라면을 끓이고 족발에 막걸리와 북분자주를 얼큰하게 마신 후 흐릿한 산길을 내려가 폐가를 지나서 31번국도상의 희날재를 육교로 건넌다.
도로를 건너 백산공원묘지로 들어가 수도가 놓여있는 관리소를 지나고 화사한 꽃으로 단장한 망자들의 묘들을 보면서 봄마중 나온 아주머니들을 여럿 지나친다.
안부에서 가파른 산길 따라 산불초소가 서있는 금오산(230.4m)으로 올라가니 삼각점(불국사425/1995복구)이 있고 조망이 확 트여 토함산에서 이어온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 임도에서 바라본 조항산
▲ 조항산 오르며 바라본 영일만
▲ 조항산 오르며 바라본 비학지맥의 산줄기
▲ 조항산 정상판
▲ 희날재
▲ 뒤돌아본 조항산과 통신탑이 있는 202봉
▲ 공원묘지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공원묘지에서 바라본, 이어지는 산줄기
▲ 공원묘지에서 바라본 영일만
▲ 금오산 정상
- 공개산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가다 다시 임도와 만나서 '호미곶13.8km' 안내판을 지나고 마루금상의 212봉을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 서낭당터가 남아있는 윷판재 안부로 올라선다.
안부에서 가시덤불들을 뚫고 길없는 능선을 잠시 헤치다 도로로 내려가 도로를 따라가며 무덤가에서 능선으로 붙으면 흐릿한 산길이 이어진다.
땀을 흘리며 가파른 산길을 타고 213봉으로 올라 마루금에서 왼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공개산(213.8m)으로 올라가니 글씨 없는 오래돤 삼각점과 작은 정상판만이 반겨준다.
갈림길로 돌아와 뚝 떨어져 내려가 다시 임도를 만나고 산자락을 온통 얼룩덜룩하게 물들이고 있는 산벚꽃들을 보며 연신 행락 나온 가족들을 만난다.
조금씩 남아있는 마루금에 간간이 붙어있는 표지기들을 무시하고 마냥 넓직한 임도를 따라가며 오른쪽으로 성벽들이 남아있는 낮은 산자락을 지나친다.
발바닥 아프게 임도를 걸어가다 멀리서부터 산불초소가 보이던 189봉으로 올라가면 초소에 '명월산' 정상판이 걸려있고 멀리 토함산부터 이어온 산줄기가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 호미곶 이정판
▲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공개산 정상
▲ 임도
▲ 성터가 있는 마루금
▲ 임도에서 바라본 명월산
▲ 명월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호미곶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다 계곡으로 빠지는 것 같아 돌아와 지루한 임도를 한동안 걸어가 '호미곶5.4km' 이정판이 서있는 삼거리에서 직진해 잠시 후 왼쪽의 좁은 임도로 방향을 바꾼다.
갈림길에서 남은 족발에 독한 당귀주를 마시고 기운을 내어 180.6봉으로 올라가 삼각점(대보301/2004복구)을 확인하고 흐릿한 능선길 따라 다시 임도로 내려선다.
푹신푹신한 숲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마루금 옆의 벌목된 둔덕으로 올라가니 앞에 시설물들이 있는 고금산이 정면으로 보이고 드디어 발아래로 호미곶 바닷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철망으로 꽁꽁 둘러쳐진 고금산(122m) 정상 앞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서 지뢰경고판들을 지나고 구멍난 철판으로 철조망들이 쳐져있는 지계곡들을 건너 마을 시멘트도로로 내려간다.
925번 지방도로를 건너고 호미곶 해맞이광장으로 들어가 바다와 육지에 하나씩 서있는 상생의손을 열심히 바라보며 우리나라 동쪽끝 산줄기의 답사를 마치고 승강장에서 옷을 갈아 입은 후 구룡포 나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첫댓글1983년 직장다닐 때 우리아내는 그때 호미곶 옆 대동배에서 직장생활했었지요.... 비가 많이라도오면 하루에 5번있는 버스도 끊겨 대동배에서 대보까지 걸어다니고그랬는데,,, 그때 대동배에서 제일 많이 잡혀 가격이 제일 싼 것이 전어여서 대동배 놀러가면 전어회는 실컷 먹었습니다. 산행기를 보니 그때가 새롭네요...... 잘 읽고 갑니다.....
첫댓글 1983년 직장다닐 때 우리아내는 그때 호미곶 옆 대동배에서 직장생활했었지요....
비가 많이라도오면 하루에 5번있는 버스도 끊겨 대동배에서 대보까지 걸어다니고그랬는데,,,
그때 대동배에서 제일 많이 잡혀 가격이 제일 싼 것이 전어여서 대동배 놀러가면 전어회는 실컷 먹었습니다.
산행기를 보니 그때가 새롭네요...... 잘 읽고 갑니다.....
초록색 잔치 하는것 같네요.눈이 행복합니다..다리 안 아프세요.대단 하십니다..
그쪽 지역은 완연한 봄입니다. 덕분에 눈 호강하고 즐감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산 사진들을 잘보고 갑니다.얼마 안된 시간들이 지났을 뿐인데,봄옷으로 치장한 산들이 아주 예쁘네요.많이 수고하셨습니다.
캐이님 하고 한방에 시원하게 끊어 버렸네요. ^^ 귀국하니 꽃들도 많이 피었는데 날씨는 차가워졌네요
ㅋ 엄청 걸으셧네요... 끝마무리 멋지게 하셨습니다 채운님이 지원을 해주셨는가봐요....... 멋진 채운님..
사진이 아주 좋습니다.
11시부터 밤새 걸으셨네요. 졸렵지 않으시나요?
전에 불수도북할때 새벽에 어찌나 졸렵던지 이런 건 제 체질에 안맞는구나 생각했었지요. ^^..
첫밤은 괜찮고 둘째밤이 제일 괴롭지요.
저는 화욜수욜까지고 빌빌
미뤄놨던 금오지맥 빨리 하십시다. 날 더워지기 전에...
산행을 함께 하지는 못 하여도 이렇게 가까이 오셔서 다시 뵈니까 아주 반가웠어요^^
졸업 많이 축하드립니다^^ 다음날 새벽 산행이 아니었더라면 호미곶에서 축하를 드렸을텐데 아쉬웠어요~
언젠가 내연을 오시게 되면 또 뵐게요^^
피곤하실텐데도 호의를 베풀어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챙겨주신 먹거리 덕분에 배 골지않고 잘 끝냈습니다...^^ 서울 근처로 산행 오시면 함 연락주세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수고했어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