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몰입하여 역겨운 세상을 잠시나마 잊어버리는 순간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상, 솔직히 가만 숨만 쉬어도 골이 자주나고, 기쁘지 않은걸 기쁜척 하는 것도 위선된 삶이다.
버스를 타고 내가 심어두었던 먹거리들을 만나려 갔다. 버스안 약간의 지루한 시간, 그 흐르는 시간이란게 언제부터인가 나에겐 별 의미가 없는 것이 되어졌다.
노년의 무엇인가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중압감, 어차피 삶은 나의 의지가 아니기에 자포자기를 하는듯 견디어 나간다.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목적지 근처에 내려 밭으로 향했다. 아직은 4월말, 봄은 언제까지일까? 어느새 날씨가 무더워질 기세다. 영국시인 엘리엇의 그 잔인한 4월이 이제 막 끝나가는데 말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푸르럼이다. 우선 이 산촌 터줏대감에게 미리 말해 두었던 거름 10포대를 나의 구역으로 옮겼다. 한포대의 무게는 20kg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것들이 농촌 노인들이 들기에는 힘겨워 포대 무게를 낮추어 주면 좋겠다 여론을 많이 펼쳤다. 그러나 나의 생각일뿐 주류의 기득권자들이 효율성을 따진다면 할말이 없다.
가죽나무 중 가지에서 눈이 나는 것들은 보기좋게 새순을 피웠다. 그러나 가지의 세력이 약한 나무는 뿌리주변에서 새움이 트다보니 시간이 더 걸린다. 아무튼 100%의 생존을 기대해 보아야겠다.
옥수수는 거의 다 생존에 성공하여 키가 훌쩍 자랐다. 심은지가 제법 되어 많은 수분이 필요한 시기인데 공급이 여의치 않다.
내일 모레쯤 비가 내릴 것같아 보이는데 요즘 일기예보란 것도 과학문명의 기댄 마음에 비하면 좀 믿음이 가질 않는다. 살아오며 그런 아쉬움 있을때마다 적벽대전 제갈량의 바람과 구름 부르는 법을 배우고 싶단 농담을 자주했었다.
옥수수는 키는 컸다만 잎줄기가 노란 느낌이 든다. 미리 밑거름을 주지 못하고 급하게 옮겨 심었으니 영양분이 부족할게 뻔하다. 사실 나의 형편상 옥수수 수확에는 큰 의미를 가지지 않았으니 어떻게 할지 좀 더 고려를 해보아야겠다.
가죽나무와 옥수수를 심은 곳에 잡초를 매었다. 한마디로 밭농사란 잡초와의 전쟁이다. 멀칭을 단단히 하거나 농약살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농사를 포기해야 한다.
그나마 괭이질을 하니 이마에 땀이 흐른다. 다음 주쯤 오려다 하루라도 덜 더운때 온다고 오늘 온 것이다.
그래도 잡초를 뽑고, 자라는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라기를 기대하는 마음에 몰입되니 마음에 아무런 걱정이 없다. 이게 행복이었구나!
비록 육체적으론 힘이 조금 들지만, 마음을 쏟고 정성을 다하는 기쁨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의 순간일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삶엔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왜 생업엔 관심을 기우리는지, 어머니께서 먼곳으로 빨리 떠나시고 싶다던 말씀의 진의와 나의 푸념이 뭐가 다를까? 우습다.
밭언덕에 묏미나리와 개똥쑥이 군락을 이루어 가고 있었다. 효능이 좋으니 내년 봄쯤 옮겨심기를 해보아야겠다.
[개똥쑥]
개똥쑥(Artemisia annua, sweet wormwood)은 국화과 쑥속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자 약초이다. 한약재에선 청호(菁蒿), 황화호(黃花蒿)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약용으로 많이 쓰였고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바질처럼 멀리까지 진한 향이 퍼지며 손으로 뜯어서 비벼 보면 특유의 상큼한 냄새가 난다.
[묏미나리]
묏미나리의 효능은 맛은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다고 하고, 혈압을 내려주는 작용이 있으며, 황달 부인병,두통, 구토완화,심장병,류마티스,신경통, 식등증진등의 효능이 있다.
어린순은 부드러우며 아삭하여 나물로 먹기 좋다. 생으로 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