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라이딩 후기 ]
1. 일 정
첫째날 : 2015년 10.25 가평 출발 - 추곡약수 도착 ( 약 70키로미터 라이딩)
* 대중교통 이동 : 미금역에서 전철로 왕십리, 상봉역에서 갈아타고 가평역하차
* 가평역 - 북면 - 집다리골휴양림 - 춘천 - 배후령 - 추곡약수(1박)
둘째날 : 2015년 10.26 추곡약수 - 속초 도착 (약 108키로미터 라이딩)
* 추곡약수 - 소양강옛길 - 양구 - 광치령 - 원통 - 미시령 - 속초
* 대중교통 이용 : 속초 - 성남터미널 도착(2시간 30분)
백화점에서 알바하는 아들이
일요일과 월요일에 시간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친구들과 라이딩을 떠난다고
똥꼬에 바람이 들었었는데
더위를 먹기가 두려웠는지 여름 라이딩을 접었다.
이 좋은 계절에 같이 갈 사람이 없는지
자전거 타러가자니 선듯 따라온다.
잘 되었다.
그 동안 함께 할 시간도 없었는데
많은 시간 함께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기로 다짐하고 속초로 목적지를 삼는다.
미금역에서 7시 30분 전철을 타고 왕십리, 상봉, 가평에 도착했다.
9시가 넘어서 가평역에 내리니
사람들이 많다
무슨 축제를 하나보다
가을 단풍구경을 왔다보다
아침을 챙겨먹지 못한 아들을 위해 김밥집을 찾는다.
한줄씩 먹고 한줄은 간식삼아 배낭에 각자 넣는다.
출발을 하려니 바람이 부족하다고 펌프를 꺼내서 바람을 넣더니
잘 안되는지 어찌어찌 하다가 그만 튜브 꼭지가 부러져 버려 바람이 픽 하고 샌다.
아주 시작 부터 김새는 소리가 났다.
그 동안 여러 해를 자전거 타며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정말 황당하다.
예비 타이어를 가져왔냐 물으니 없단다. 허걱(당황)
빨리 사이즈를 확인하고 자전거를 몰아서 시내 자전거 샵을 찾았다.
혹시 몰라서 2개를 사가지고 부랴 부랴 돌아오니
그늘로 피신해서 휴대폰만 뒤적이고 있다.
뒷타이어를 풀러서 교환을 하고 바람을 넣으려니
웬지 가슴 답답하다
펌프를 아들에게 주고 바람을 넣으라니 열심히 넣는다.
이러저러해서 출발한 시간이 거의 10시 30분이 넘었다 에공
이러다 속초를 언제 간다니
재작년 춘천280코스의 도로부분인 집다리골을 지나 호반에 도시로 열심히 달려가자
경찰이 앞을 막는다.
웬일인가 싶어서 물어보니 오늘이 글쎄 춘천마라톤대회하는 날이 란다.
다행히 늦게 도착해서 거의 선수들이 반환점인 신매대교를 지나서 패잔병과 흡사한 마라토너들만 지나간다.
아주 전의를 상실한 꼴찌들 아들왈 "아빠 좀비들 같아요" ??
그런 것 같구나
신북리에 도착해서 식당을 찾았다
2시가 넘었으니 배가 고팠을...
마침 홍게 무한리필 집이 보였다
수족관에 살아있는 게를 속초에 공수해 싱싱하고 바로 쪄서 먹으면
살도 꽉차고 맛있다고 했다.
1인당 25,000냥
그래도 무한리필인데 엄청 맛있다. 헉~~
송년라이딩을 여기로 잡을까 생각이 들기도
허겁지겁 먹다 보니
게딱지 밥까지 다 먹었다
출발하려니 3시
언제 가냐싶다
배후령을 넘고
추곡터널을 지나서
날이 저물어간다.
추국약수터에 도착하여 물을 먹고
물통에 담고 아무리 민박집을 노크해봐도
묵묵부답 묵어갈 집이 없다.
스님한분이 물 뜨러 오시면서
가로등이 켜진 산속의 집을 가르키며
자기가 예약해 놓은 밥집인데
민박도 한다고 했다. 얼른 올라가서 물어보니
집이 허름하다고 2만원만 받는다.
방은 겨우 2평 남짓 두사람이 누우면 땡.
아들과 꼭 껴안고 자게 생겼다.
화장실이랑 샤워장도 밖에 있단다.
그러나 아쉬운데로
어쩔 수 없이 묵기로
밥생각이 없다고 하는데도
인심 좋으신 아주머니는 약수물로 한 밥과 나물반찬, 버섯, 고등어구이까지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먹으라고 하신다
아들은 안 먹는다고 해서
너무 맛있어서 나만 두그릇을 먹었다.(그래서 살이 찌는거 같은 생각이 든다)
방으로 돌아와 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전거를 타게 된 동기를 물어보니
젊은 이들 사이에 인기있는 웹툰에 픽시자전거 타는 이야기가 있어서
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웃었다
5시에 도착해서 씻고 먹고 이야기 했는데도 7시
내일을 위해 불을 끄고 일찍 잠이들었다.
한참을 자다가 깨어 일어나 보니 12시
아들도 일어나 함께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잠들어 5시 기상
재래식 화장실을 피해
공동화장실에서 큰것을 해결한 뒤
포얀 새벽공기를 가르며 소양강 옛길을 달린다.
호수같이 넓은 소양호와 차가 없는 탁트인 옛길을 달리다보니
신바람이 나는지 신나게 달린다.
그것도 잠시 이젠 배가 고프시단다
어제 저녁도 안 먹고 건빵 몇조각 먹은 걸로 허기를 채우지 못하고
간식으로 먹으려던 과자 몇개로 달래가며
양구를 향한다.
조금 있으니 또 투덜거린다.
자전거 바퀴가 브레이크와 마찰이 된다고 해서 손 봐주고
이젠 배낭이 아닌 한쪽으로 매는 가방이 돌아가서 못타겠다고 투덜대고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토로한다
어찌어찌해서 양구에 도착했다.
아침에 일찍 도착하니
닭갈비가 먹고 싶다는데 문은 연 집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칼국수 한그릇씩 먹고
배낭을 사러 양구 시내를 이잡듯 돌아다니다가
겨우 한개 남은 라이딩 배낭을 식사하시는 주인장을 불러다가 샀다
그 후론 불만이 없을 줄 알았더니
잠바를 넣을 곳이 없어서 먼저있던 가방과 뒤에 매달았더니
무겁다는 둥 낑낑 거린다.
동면으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21사단 백두산 부대 앞을 지나다보니 앞바퀴도 바람이 없다.
그래서 자전거가 잘 안 나가니 징징 대어 생각이나 바람을 넣으라했더니
징징거림이 잠시 줄어들었다.
그래도 잘 쫒아온다.
광치삼거리 좌회전해서 원통으로 가는 길
광치령은 넘을 곳이 못된다.
큰 트럭과 차량이 엄청나게 지나다녀 위험하고
터널도 맘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원통까지 다운은 환상적이다.
거의 10키로미터 이상을 내리막의 연속
드됴 원통에 도착
아직 이른 시간으로 점심 준비가 안되어 군대리아가서
햄버거 세트메뉴를 먹었다.
아들이 콜라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가끔 초상권을 주장하며 사진찍기를 거부하는 흉약한 눔
음식이 나오기전 앞바퀴 바람이 빠져있는 걸 보고
앞바퀴 튜브도 교체하기로 결정
빠른 시간내에 교체를 한다 결국 앞뒤바퀴 둘다 교환 에공
원통에서 백담사쪽으로 가는 길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서
계곡물과 경치를 보며 한 없이 노닥거리며 달린다.
설악생수쯤 와서 변속이 안 된다고
칭얼대서 변속조절 나사를 팽팽하게 해 주었다.
앞 드레일러에 조정이 잘 안된다.
하지만 백담사까지 가자고 꼬득여 가게 앞까지 와서
아이스크림과 물 한통을 먹고
렌치로 와이어를 줄을 당겨주었더니 변속이 된다
그런데 이번엔 아래쪽으로 안내려감
하여간 저렴한 변속기의 단점이라고 생각됨
아니면 와이어가 속에서 꼬이며 걸려있는 느낌이 듬
그래서 자꾸 타보고 변속을 해보라하니
어떨땐 된다고 해서 그대로 끌고 미시령을 넘어감
나는 지쳐서 헉헉 대는데
아주 신나서 앞서 올라가더니
잠시 서 있는게 보여 물어보니 쥐가 날려고 한다고 걷고 있다.
어찌 무리해서 탄다 싶다 했더니 그렇게 심하지는 않은지
마지막 언덕을 박차고 올라가 정상에 우뚝 섰다
반대 쪽에서 올라온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주어
그나마 유일하게 두사람이 함께 있는 사진이 남게 되었다.
그 동안 사진 찍기를 그렇게 싫어하던 녀석이
이젠 함께 감격스런 사진을 찍을 줄이야
서둘러 미시령을 다운하는데 앞에 공사를 한다.
단풍철이라 그런지 차들이 제법 오르락 내리락 한다
펜션들이 있는 곳에 내려오는데
경찰들이 신호등 마다 서 있다.
거리엔 적십자 기가 게양되어 있고...
아마도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문에 그런 것이다란 추측이 든다.
그 덕분일까 ?
속초터미널까지 4개의 신호등을 한번에 통과했다.
4시 20분 도착
성남가는 차량을 물어보니 4시 40분에 있다고 했다
속초에 와서 맛난 것도 먹지 못하고
그냥 갈 수 없어서 다음 차 6시20분 차를 예매했다
그리고 자전거를 끌고 속초관광시장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는데
그 흔한 만석 닭강정은 안 드시겠다는 아드님 땜에
오징어 순대와 아바이 순대, 그리고 새우 강정을 시켜서 먹었다.
계산을 하면서 새우강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개씩 먹고 싸달라고 했는데
원산지가 베트남으로 적혀 있어서 ^^;
뭔가 아쉬움이 남는 바람에
생선구이를 먹기위해
유명한 88구이 집을 물어물어 찾아가서
생선 모듬구이를 먹었다.
여기는 메뉴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내 온다.
1인당 12,000냥
생선의 종류만도 고등어, 꽁치, 임연수, 도루묵알배기, 양미리, 연어 , 오징어
그리고 또 몇가지 이름 모르는거 많다.
구어주고 나누어주는대로 먹으면 오캐이
배가 부른데도 맛있고 고소한 게 정말 또 오고 싶은 곳이다.
그리하여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두대 싣고
성남으로 고고씽
미시령터널을 빠져나오자
비가 억수로 내림
서울에도 비가 내렸다는 소식이 들리고
날씨가 이렇게 도와 주었구나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옆에 아들 놈은 세상 모르고 잔다.
피곤했겠지.....
언제 한번 아들과 라이딩 해 볼까 꿈꾸어 왔는데
난 소원을 이루었다. 후기 끝.
첫댓글 좋습니다.
나도 언제간 이렇게 해야하는데..^^
속초까지 동행한 아들이 대단합니다...
갈려고해도 가지를 않으니까요...
라이딩하면서 맛난거사먹이며 달래가며 부러운라이딩 축하드려요...
생선구이 먹고싶네
아드님이 대단해요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좋은 추억을 만드셨습니다. 아이들은 어느덧 훌쩍 커버리고 마는 세월,
자식을 바라보는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흘러간 시간이 생각나는 후기였습니다.
오랜만에 들어와 즐감했네요...
저도 춘마있던 25일 아침8시 춘천역에서출발 배후령,청평사,소양옛길,해산령 춘천으로 라이딩했습니다.
아들과의 좋은추억 오래오래 간직하시길~~^^
아들참든든하게잘자랐겟습니다.4년이나지났으니행복하게자전거잘타세요. 2020년경자년 흰색쥐띠해 복많이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