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는 것일까요? 단 한마디로 말할 것 같으면 마음의 밭도 가꾸고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마음의 더러움을 두 가지 어떤 대상을 비교해서 설명하십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을 통해서 배출되는 과정과 마음입니다. 근데 좀 흥미롭게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더러움이라고 말할 것 같으면 몸에서 나가는 것, 큰일 보고서 나가는 것은 더러운 상태인데 그걸 더럽니 안 더럽니 하는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냥 과정과 결과만 말씀하십니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 하는 고민을 해 보신 분 계십니까? 그냥 단순히 이 사실만을 언급하시기 위해 복음사가의 눈으로 이 사실을 기록했다고만 본다면 복음의 가치가 너무 무가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이 미묘한 뉘앙스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묵상해봤습니다.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그런 사실까지는 실제 언급을 하시지 않으셨지만 이 말씀의 행간 속에 숨은 의미를 우리가 그걸 이해하라고 마치 숙제로 남겨주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럼 그 숙제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답은 오히려 간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든다면 사람 몸에서 나가는 것은 불결한 것은 맞지만 그건 그 자체로서 만약 정화를 하면 가령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정화조를 통해 또 큰 시설로 옮겨져 분해처리해서 인공적으로 깨끗하게 분리 처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복음은 2000년 전 상황에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해도 그냥 자연 속으로 돌려보내 자연 속에서 또 유기물로 변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내용을 묵상글에서 하려고 하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이 내용을 좀 생각해야 오늘 복음의 묵상이 좀 더 명확하게 진지한 묵상이 될 것 같아 불가피하긴 합니다. 이와는 달리 우리 마음 바탕에서 나오는 오물 같은 것은 상기 내용처럼 어떻게 정화가 되는 게 아니고 외적으로 악영향만을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분변은 밭에서 사용하면 비료 같은 걸로도 쓰이니 유용한 점도 있으니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나오는 것까지만 분량으로 끊어집니다. 우리는 여기서 좀 더 다른 것까지도 묵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이 결론적인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걸 통해서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서 이런 게 나오지 않을 수 있을지 그런 걸 고민해보는 게 복음을 묵상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최근에 생활묵상으로 ‘보이지 않는 영혼의 때’라는 화두를 가지고 묵상한 게 있었습니다. 이 묵상 주제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어떻게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 일부를 오늘 복음과 매치해서 잠시 언급하고자 합니다.
사실 사람은 신앙인의 관점에서 보면 그나마 신앙인이라는 최소한의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래도 잘은 안 되지만 신앙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그래도 신앙인답게 살려고 노력을 하긴 합니다. 이와 같은 노력의 내용도 다양할 것입니다. 아마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에 마음이라는 게 눈에 보이면 그나마 좀 더 불결하면 청소를 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청결하게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래도 청결하게 할 소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문제는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게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서도 할 수 없을 수도 있고 또 안다고 한들 그렇게 했을 때랑 하지 않았을 때랑 외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물에 큰 차이를 느낄 수가 없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까지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당연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방치를 해도 잘 모릅니다. 근데 문제는 내 영혼이 이 세상에서 언제까지나 내 육체랑 같이 항상 공존할 수 있는가 하는 게 문제입니다. 만약 공존만 할 수 있다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하느님이 주신 생명의 시간이 다 소진되게 되면 결국 하느님께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바로 우리가 이런 결과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평소 우리의 영혼을 잘 청소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은 단순히 이 세상에서 범죄를 저질러서 어떤 자유를 박탈당하는 그런 수준에서 죗값을 치르는 게 아니고 영혼이 구원이 되느냐, 마느냐 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이 세상에서 좀 더 현실적으로 실감하게 된다면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불결한 것들이 조금이나마 우리의 영혼에 있다면 이런 것들을 청소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청소할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게 아닐 것입니다. 미루는 병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보면 결국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실례를 하나 들며 오늘 복음묵상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냉장고 청소를 한 번이라도 해 보신 분은 아실 것입니다. 아주 살림의 고수가 아니라면 생각보다 냉장고 청소를 하지 않으면 몰라서 유통기간이 지난 음식이라든지 또 정리정돈이 돼 있지 않으면 뒤에 있는 음식은 손이 잘 가지 않기 때문에 어쩌다보면 어떤 음식이 있었는지 심지어는 모르고 지나칠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나 나중에 정리를 한다고 생각해서 검은 봉지에 어떤 걸 넣어놓고 시간이 지나서 보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걸 모르고 지나치다보면 그럴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우리의 영혼도 냉장고 정리처럼 이렇게 하지 않으면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이런 게 바로 영혼이 부패해서 나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결론입니다. 우리의 영혼에서 오늘 복음에서와 같은 게 나오지 않게 하려면 평소에 우리가 어떻게 하면 나오지 않게 할까 하는 노력을 우리는 계속해야만이 나중에 우리가 하느님을 만날 때 기쁘게 만날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두려움에 떨며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