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로
늘 쓰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새해 첫 편지여서 그런지 꽤나 신경이 쓰입니다. 편지라는 글도 어떤 느낌이나 생각이 들어와서 나오는 것인데, 들어오는 생각이라는 것이 고통이나 슬픔이 전부인 것 같은 요즈음입니다. 계엄 내란 사태, 항공기 사고의 참사, 탄핵만 되면 걷힐 것 같았던 어둠이 안개처럼 오리무중입니다.
용산 관저라는 울타리 안에서 버티고 있는 윤석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그 옛날 보았던 어느 장면이 생각납니다. 개장수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게거품 물고 개소리 쳐 질러대다가 제 발이 아니고 질질 개목줄에 끌려가던 누렇고 덩치 큰 황구.
여기저기 분토와 탄식, 한숨만 가득한 날들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늘 제가 자주 쓰는 주제이기도 합니다만, 노래 이야기를 새해 첫 번째 편지로 써봅니다. ‘행복의 나라로’- 한대수 선생이 1974년 그의 나이 18살 때 쓴 곡입니다. “장막을 걷어라/ 나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더 보자....”로 시작하는 노래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로 마칩니다. 요즘 매일 듣고 또 듣습니다. 이 말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나라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야만과 독재와 무법의 시대가 이렇게 오래 질기게 남아있는 나라. 백골단이 등장하고 갈등은 정치, 계층, 세대, 성별로 더욱 극심해졌습니다. 정치는 실종되고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숨 쉬는 것 조차 힘이 드는 요즈음 ‘행복의 나라로’를 자주 듣습니다. 50년이 지났지만, 이 나라는 여전히 독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때, 노래가 주는 위로와 힘이 여전히 진하고 울림이 깊습니다.
한대수 선생은 어느 인터뷰에서 극심한 고통 가운데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 속에서 노래들이 나왔다고, 그중의 하나가 ‘행복의 나라로’였다고 했습니다. 노래는 고통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 아마 여러분도 공감하시겠지요. 이 노래 아시는 분은 다시 들어보시고 잘 모르시는 분은 찾아서 한번 들어보시지요. 듣다 보면 행복의 나라로 잠시나마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대수 말고도 많은 가수들이 불렀습니다만, 가장 최근에 영화 ‘행복의 나라’ 엔딩곡인 ‘김마스타’가 부른 버전 추천합니다.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가시길 빌면서 마칩니다.
첫댓글 장막을 걷어라 !! 행복의 나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