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 한반도로 접근 중 ”
노란 비옷의 기자가 날려갈 듯 속보를 전한다
흔들리는 카메라는 비구름의 속살을 파고들고
태극기는 찢어질 듯 펄럭인다
거칠게 밀려드는 파도에도
의연히 버티고 선
우리 땅 남쪽 끝자락 기지 氣志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주작 朱雀 의 심장은 멈추지 않는다
부서지는 포말조차도 부끄러워
바다에 몸을 숨긴 신부는 , 이제
인류 생존을 위한
미래의 희망이 되고
검은 진주를 품은
어머니의 대지 大池 가 된다
설문대할망 잠 깨어
치마끈 다시 동여매는 그날
전설은 과학으로 이어지고
은둔의 섬은 도약의 첨단이 되리라
[수상 소감 ]
이어도가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으로 이어지길
2024 년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다 . 연일 무더위와 열대야 지속 일수가 신기록을 경신해 나가던 즈음 나는 태풍이 오길 기다렸다 . 8 월의 열기를 식혀주기를 기대하면서 .
사실 내가 태풍을 기다린 것은 이어도문학상 공모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
태풍이 한반도 남단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를 통과하는 것을 이미지화하여 쓴 시 ‘2024 년 여름 , 이어도 ’가 실제 태풍이 온다면 더 현실성이 더해질 것 같다는 욕심이 있었다 .
그렇게 태풍 ‘종다리 ’가 열대저압부로 소멸하는 끝자락 비가 내리는 날 , 뜻밖의 수상 소식을 듣게 되었다 . 날씨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나약한 나 자신에 부끄러웠고 , 그럼에도 좋은 평가를 해 준 이어도문학회와 심사위원님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
무엇보다도 이번 수상의 기쁨과 영광을 함께 글공부하는 방송대 국어국문학과 강원지역 동아리 「임시정부 (臨時情敷 )」 학우들에게 돌리고 싶다 . 「임시정부 (臨時情敷 )」 동아리는 어렵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매주 화상을 통하여 각자의 글을 쓰고 , 서로 평을 해 주며 ‘뜻을 펼 때 ’를 기다리며 노력하고 있다 . 시적인 감성도 부족하고 , 글 쓰는 능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내가 이런 기회를 얻은 것은 함께 하는 학우들의 지도 편달과 격려 덕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
저에게 은상의 영광을 주신 이어도문학회와 심사위원 ,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우리 땅 이어도가 전설이 아닌 과학으로 , 해양과학기지 (基地 )가 아닌 기지 (氣志 )로 대한민국의 미래에 큰 희망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